<div> </div> <div>어제 새벽. 와짱 스킨을 먹고 활짝 웃으면서, 교환권으로 사용가능한 가구들을 살펴보던 때였다.</div> <div> </div> <div>'이게 뭐지..?'</div> <div> </div> <div>3성 이하의 가구들이 전부 0으로 표시되는 게 아닌가.</div> <div> </div> <div>호기심에 한개를 사봤다. 교환권이 줄어들지 않았다.</div> <div> </div> <div>'버근가?' 하며 두어개를 더 사보았다.</div> <div> </div> <div>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새벽부터 각 커뮤니티는 혼란에 휩싸였다.</div> <div> </div> <div>교환권 오류로 인한 사탕대란의 시발점이었다. </div> <div> </div> <div>몇백개나 사탕으로 바꿔먹은 악용자들이 속출했고, 선량한 유저들은 그들의 처벌을 바라고 있었으나</div> <div> </div> <div>그 사이에는 내가 있었다.</div> <div> </div> <div>내가 미쳤지, 를 반복해보았자 소용없는 짓이었다.</div> <div> </div> <div>일단 첫 공지에는 수정부터 들어갔으며, 처벌은 후에 공지된다고 한다.</div> <div> </div> <div>'영정? 회수? 백섭?' 모든 상황을 대입해보아도 나에게 좋을 것이 없었다.</div> <div> </div> <div>순간 눈에 아른거리는 것이 와쟝의 스킨이었다.</div> <div> </div> <div>난 이 스킨만을 노리며 구매토큰을 질렀고, 운 좋게도 일찍 뽑게 되었으나 순간의 실수로 이것을 놓칠 수 밖에 없었으니까.</div> <div> </div> <div>다시 뽑아본들 나올리가 없다. 설령 지른다 해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div> <div> </div> <div>마음이 불편한 탓일까, 유난히 더웠다. 에어컨을 켜야 하나, 하고 몇 번을 일어났다가 다시 누웠다.</div> <div> </div> <div>세수를 하고 찬물을 마셔도 뜨거움이 가시질 않는다.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들끓고있다. 그래, 이 느낌은 억울함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각이었지만 반갑지는 않았다.</div> <div> </div> <div>다시 핸드폰을 킨다. 하릴없이 소녀전선을 킨 후 숙소에 들어가본다.</div> <div> </div> <div>제작을 한번 더 해본다. </div> <div> </div> <div>"아이디!! 다블..."</div> <div> </div> <div>'에이 시벌...'</div> <div> </div> <div>결국 핸드폰을 구석에 던져버린 후 억지로 잠을 청했다.</div> <div> </div> <div> </div> <div>해가 중천에나 뜨고 햇살이 내 얼굴에 직접 내리쬔다.</div> <div> </div> <div>신경질적으로 눈을 뜨고, 화들짝 놀라서 핸드폰부터 집는다.</div> <div> </div> <div>공지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안도와 걱정이 섞인 한숨부터 나왔다.</div> <div> </div> <div>한참을 멍하게 있는데, 알람이 울린다. 다시 핸드폰을 쳐다보지만, 폭염주의보랜다.</div> <div> </div> <div>체념한 줄 알았건만, 내 마음과 달리 다시 소전에 접속한다. 곧 처벌이 내려지겠지만 그래도 거지런과 제작을 돌려본다.</div> <div> </div> <div>'내가 이걸 왜 하고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딱히 다른 할 일도 없었기에 습관적으로 전투를 시작한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얼마 후 공지가 올라왔다. 처벌에 관한 내용이다.</div> <div> </div> <div>가구와 선물의 몰수. 나름대로 합당한, 오히려 조금 부족한 처사가 아닐까 싶었다.</div> <div> </div> <div>반응들은 제각각이었다. 선량한 유저들이 그들에게 비웃으며 조롱할 때, 난 같이 놀리지도, 맘놓고 체념하지도 못하였다.</div> <div> </div> <div>마음을 가다듬으려 애썻다. 최대한 머리를 써보았다.</div> <div> </div> <div>이미 선물한 스킨은 회수되지 못할 테지만, 정작 나에겐 와쨩이 없었다.</div> <div> </div> <div>부랴부랴 모든 보석을 자원에 투자하고 제작을 돌려본다. 쾌속제조권이 없어? 인형제조권이 없어? 확인 할 시간조차 나에겐 사치였다. 무조건 사야했다.</div> <div> </div> <div>모신나강 SVD 춘전이 등등, 많은 rf이 나왔지만 제작시간 4:50은 없었다.</div> <div> </div> <div>키보드를 한 번 내리쳤다. 아픈건 내 손이었다. 눈물이 나올 것 같았지만 참아야했다.</div> <div> </div> <div>결국 자원이 바닥이 날 때 까지 제작을 돌리는 수 밖에 없었다. 희망은 이것 뿐이었으니까.</div> <div> </div> <div> </div> <div>다시 한번 숙소에 들어가본다.</div> <div> </div> <div>마음이 완전히 정리되었다. 이것들이 없어진다면 난 더 이상 이 게임에 정을 붙이지 못하리라.</div> <div> </div> <div>하나하나 아끼던 캐릭터들의 마지막 모습을 찍어본다.</div> <div> </div> <div>춘전이, 리엔필드, 흥국이 등등... 그들의 기본일러스트와 스킨, 부상일러를 각각 스샷으로 남겨본다.</div> <div> </div> <div>숙소의 마지막 모습도 찍어본다.</div> <div> </div> <div>참으로 많이 질렀나보다. 얼마 안 쓴 줄 알았는데.</div> <div> </div> <div>헛웃음이 나왔다. 그간 한달여의 시간은 무엇이었단 말인가.</div> <div> </div> <div>순전히 나의 실수로 인해 이들이 사라진다는 것에 대해 분노가 치밀었다. 내 멍청함에 대한 분노, 날 비웃는듯한 그들의 조롱과, 악용한 유저들과 도매금으로 취급한 그들을 향한 분노를, 마음속에 차곡차곡 갈무리해보았다.</div> <div> </div> <div>결론은, 어찌 되었건 이제 돌이킬 수 없으리라. 물론 마음 한 쪽에는 못 다 버린 희망이라는 게 있지만, 세상은 결코 이 희망이라는 녀석의 바람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div> <div> </div> <div>다시 한번 창고에 들어가 정리해본다.</div> <div> </div> <div>IDW...? 얘 어제 나오고 처리를 안했구나.</div> <div> </div> <div>마치 IDW의 모습과 내 모습이 겹쳐보였다.</div> <div> </div> <div>사형수의 기분이 이랬을까. 체념과 생존에대한 갈등, 곧 죽을 걸 알지만 무언가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div> <div> </div> <div>마침내 우편으로 보상이 도착했다. 누군가는 이 보상으로 기분이 좋아졌으리라, 하지만 나에게는 마치 최후통첩 같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 소규모로 구매한 유저들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글을 보았다.</div> <div> </div> <div>마치 새 삶을 얻은 기분이었다. 상방곡에서 죽다 살아난 중달의 기분이 이랬을까.</div> <div> </div> <div>혹시나 하는 마음에 각 커뮤니티를 둘러보았다. </div> <div> </div> <div> </div> <div>살았다.</div> <div> </div> <div>그래, 살았다. 라는 안도감에 다리가 풀릴 뻔 했다.</div> <div> </div> <div>마음속에 있던 뜨거움이 가라앉았다. 조각조각나서 허공에 흩뿌려지는 느낌이었다.</div> <div> </div> <div>오늘은 참으로 덥고 긴 하루였다. 그래 참으로 더웠던 하루였다.</div> <div> </div> <div>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제작을 눌러본다.</div> <div> </div> <div>4:10</div> <div> </div> <div>이런 시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람은 새 삶을 얻으면 새롭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난 글쎄? 라는 의문부터 떠오른다.</div> <div> </div> <div>짧게는 십수년, 수십년간 살아온 버릇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고쳐지기는 어려울 것이다.</div> <div> </div> <div>어느새 '이래도 되겠지' 하는 안일함이 마음을 지배하고, 결국에는 예전 자신과 똑같은 사람으로 변하는 것이다. - 예를들면 군대에 다녀온 사람이라던지-</div> <div> </div> <div>앞으로 내 소전 삶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div> <div> </div> <div>언제나 제조를 돌리고, 절망하고, 거지런을 뛰고, 야간전 대비용 제대를 키우겠지.</div> <div> </div> <div>그래도 아마, 그래 아마도 당분간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며 플레이할 것이다.</div>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2/1387354376Xy3fnx6zrB3f.png" alt="1387354376Xy3fnx6zrB3f.pn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09/1380201973iNoQFyNMmL84JOuj8aCixuzaVD8S.jpg" alt="1380201973iNoQFyNMmL84JOuj8aCixuzaVD8S.j"><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b848133e9db96a2a1e73deb86e22f34c.jpg" alt="b848133e9db96a2a1e73deb86e22f34c.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0691942LlDg3HJHmdZoBm21R.jpg" alt="1380691942LlDg3HJHmdZoBm21R.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1814714kJf353eJr8Pohft.png" alt="1381814714kJf353eJr8Pohft.pn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0/1383123862222.jpg" alt="1383123862222.jpg"><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311/1383296299157.png" alt="1383296299157.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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