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말출 휴가 나가기까지 벌써 4일밖에 안 남았네요.</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물론 지금은 전역하신 군필자 여러분들께서 보시기엔 이제야 어깨 위에 묻어있는 디지털도 채 털어내지 못한</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아직도 예비군도 안 끝난 솜털로밖에 안보이겠지만,</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어쩌겠습니까. 전 지금 제가 말출 휴가를 나갈 예정이라는게 너무 기쁜걸요!</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그래서, 군부대에서 썼던 글들을 조금 올려볼까 합니다. ㅎㅎ</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이제 막 펜대 잡아보겠다고 설치는 서투른 글이긴 하지만 잘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br></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텅 빈 허공을 채우기 위해<br>제 자신을 실오라기 풀어헤치듯 퍼지는 담배연기를 보고 있노라니<br>뭔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br>죄송합니다.</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helvetica, arial, sans-serif;color:#1d2129;font-size:14px;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허공을 향해 풀어헤쳐진 저 실오라기.<br>머나먼 발치에서 그 존재를 파악하노라면<br>제법 향긋한 그 냄새에 이끌리지만<br>가까이 접근하면 그것의 독한 기운에 뒷걸음질 치게 된다.<br>아닙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우습지 않은가?<br>그것의 장점이라 생각했던 것에 끌려 가까이 다가왔더니<br>되려 그것이 단점이 되어 뒷걸음질 치게 되는 그것이.<br>잘못 했습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래서 담배연기는 제법 사람과 같다.<br>어떤 사람의 매력에 끌려 그 사람에게 다가서면<br>그 사람의 단점에 질려 뒷걸음질 치게 되고<br>무엇보다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지만<br>마냥 사람에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br>잘 못들었습니다?<br>아닙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것에 의존하게 한다는 점에 있어선<br>사람으로 하여금 홀로설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다.<br>사람은 다른 무언가에 기댈 줄 아는 생명이다.<br>하지만, 그와 동시에 홀로설 줄도 알아야 하는 생명이다.<br>아닙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제목「너 지금 나 얘기하는데 어디 쳐다보냐고.」</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line-height:19.32px;">어렸을 적, 나는 눈을 좋아했다.<br>새파란 하늘이 흐려지고<br>이윽고 새하얀 눈뭉치로 흐린 하늘을 채우길 원했다.</p> <p style="margin:6px 0px;line-height:19.32px;">부드러운, 하지만 너무도 차가운<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아름다운 장점과 괴로운 단점을 갖춘 눈이 하늘에서 내리면<br>그것이 바닥에 가득 쌓여 그 부드러움으로 세상을 감싸길 원했다.</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부드러움에 대한 결핍으로 인한 집착 탓이었을까.<br>아니면 그저 한 때에 그칠 즐거움이기 때문이었을까?<br>바닥에 눈이 가득 쌓이면, 때론 바닥에 나 홀로 드러누워 보기도 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아무도 없는 곳에서 코트에 달린 후드를 쓰고 바닥에 누우면<br>차가운 한기마저 잊을 부드러움이 나를 맞이하고<br>이내 땅에게 안긴 듯한 착각마저 든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렇게 땅에 안겼던 나는 이렇게 중얼거렸던 것으로 기억한다.<br>언제나<br>겨울이 오면 눈이 가득 쌓여줬으면 좋겠다고.<br>그렇게 말이다.<br>에라이 니미 썅지랄같은 새끼야</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제목: "눈을 쓸라니까, 왜 자꾸 얼을 타 얼을."<br>"죄송합니다. 바로 쓸겠습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line-height:19.32px;">왕관의 가치는 그것을 구성하는 물질이 만들어내지 않는다.<br>왕관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그것을 쓴 사람을 드높인다는 점에 있다.<br>놀랍지 않은가?<br>잘 생각해보면, 그것은 그저 잘 만든 공예품에 불과하다.<br>금, 혹은 은을 녹여 거푸집에 붓고.<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그것을 다듬고 보석으로 장식하여 아름답게 꾸민<br>머리 위에 쓴다는 점에서 모자와 무척이나 비슷한<br>그저 보통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비싼 공예품 말이다.</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그리고, 그 값비싼 공예품, 왕관을 머리에 쓴 자는 육체적 노동으로부터, 불편함으로 부터, 그리고 굶주림으로부터 해방된다.<br>하지만, 그렇다 하여 그것이 해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br>육체적 노동이 채웠어야 할 그의 자리엔<br>그의 안락함과 배부름에 뒤따르는 책임이라는 것이 새롭게 자리잡게 되니까.</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렇다.<br>왕관의 가치는 그 책임으로부터 나온다.<br>왕관에 책임이 빠진다면, 그것은 완장만도 못한 공예품이 될 뿐이다.<br>따라서 책임의 무게는 그만큼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br>책임의 무게가 바로 왕관의 무게.<br>따라서, 우리는 누구라도 보이지 않는 왕관을 짊어질 수 있다.<br>그것을 짊어지고 말고는 선택 여하의 문제일 뿐.</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러니까, 사이트 가방에는 그만한 책임의 무게가 있다 이거지. 잘 알았으면 불만 꺼내지 말고 그냥 가자."<br>"양심이 있으면 싸포 메십쇼. 어디 사람이 그런 말을 함부로 해."」</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line-height:19.32px;">제법 보기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새빨갛게 물든 단풍에<br>그리고, 결국엔 떨어져 바닥을 수 놓은 단풍에<br>어째선지 허망하다는 느낌만이 들었다.<br>그러다 떨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듯한 깨끗한 단풍 하나가<br>문득 눈에 밟혀 길가에 멈춰서 멀뚱히 바라보니<span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font-family:inherit;"><br>어쩐지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주우려던 중<br>나의 행동이 참 보잘것 없게 느껴져<br>입맛만 다시고서 기약없는 재회를 나 홀로 약속하고서<br>허망하게 아름다운 낙엽을 뒤로했네.<br>하지만 그럼에도 뭔가 아쉬워 고개를 돌려 그것을 다시 바라보는 이유는<br>나도 모르겠네.<br>언젠가 다시 볼 수 있지 않나, 그런 다시 한번 생각해도 말이 안되는 망설임을 한껏 담아놓은 나의 바람 때문인지.<br>아니면 한낱 낙엽 따위에도 쉽게 기울어버리는 나의 무가치한 미련 때문인지.</span></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제목「"그렇다고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시발."<br>"입 다물고 낙엽 빨리 쓸어. 언제까지 여기서 찬 바람 맞고 있을래?"<br>"예, 알겠습니다. 빨리 쓸겠습니다."」</p>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br></p> <p style="margin:0px 0px 6px;line-height:19.32px;">대한민국의 어느 평범한 가정집. 「김 올해로 나이가 열 일곱 되는 소녀」(17. 여고생)가 자신의 집에 들어선다.</p> <p style="margin:6px 0px;line-height:19.32px;">"오라버니. 집에 계십니까?"<br>"무슨 일로 이리 시끄럽게 오라비를 찾느냐?"</p> <div class="text_exposed_show" style="display:inline;line-height:19.32px;"> <p style="margin:0px 0px 6px;font-family:inherit;">남자의 이름은 「김 죠스타. 죠셉 죠스타. 죠죠라고 불러줘.」(20. 감자크로켓). 보다시피 갓 여고생이 된 소녀의 오빠 되는 사람이다.<br>아무튼 남자의 물음에 소녀는 공손히 답하였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오라버니. 송구하지만 저에게 약간의 금전을 쥐여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지금 저의 급우와 급한 약조가 있어 만나봐야 하거늘, 안타깝게도 저에게 지금 돈이 없습니다. 만일 제게 돈을 빌려주신다면…."<br>"어림없는 소리 말거라. 이 오라비는 돈이 궁한 사람이니라."<br>"…그러실 줄 알았나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소녀는 예상했다는 듯,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USB 메모리를 꺼내든다.<br>뜬금 없는 소녀의 행동에 남자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것이 무엇이냐?"<br>"오라버니의 소중한 전자계집의 새 집입니다."<br>"무어라?!"</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자신의 여동생의 말을 듣자마자 남자는 부리나케 자신의 컴퓨터로 달려갔다. 그리고 남자의 소중한 폴더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공허한 자신의 폴더를 확인한 남자는 분노에 찬 표정으로 자신의 여동생에게 물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이 여우처럼 요사스럽고 잔망스러운 것…! 감히 오라비를 겁박하는 것이냐?"<br>"겁박하는 것이 아닙니다."<br>"헛소리! 이것이 나를 겁박하는 것이 아니면 무엇이더냐? 돌려 말하지 말고 그것을 내놓거라!"<br>"…금전을 조금만 주시겠습니까? 그리하면 이들은 다시 오라버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남자는 자신의 지갑에서 오늘밤 자신의 계정에 투자할 예정이었던 금전 25000원을 무겁게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 전자계집들은 구하기 힘든 희귀자료였으니 말이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호호호~. 감사히 잘 사용하겠나이다, 오라버니!"<br>"육시를 낼 것! 내 이번 일을 잊지 않을 것이야!"<br>"할 수 있거든 해보십시오! 그 저장 매체의 용량이 얼마인지 보이지 않으십니까?"</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 말에 남자는 USB 메모리의 겉면에 적힌 용량을 읽을 수 있었다. 4 GB. 남자의 소중한 전자계집은 아직 완전히 그의 곁에 돌아오지 않았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이…! 이이!!"<br>"잘 알겠거든 어여쁜 동생에게 줄 금전을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호호호호!"</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리곤 남자의 여동생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남자는 분하고 또 분하여 자리에 주저앉아 바닥을 쾅쾅 울리며 울분을 표출했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이 나쁜 것! 더러운 것! 거열형에 처해도 속이 시원하지 못할 치사한 것! 어찌 감히 제 오라비의 것을 건드리고, 그것으로 겁박을 할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아, 답답하다! 너무도 분하고 억울하여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이 답답함을 주체할 수 없다!"<br>"그 주둥아리를 다물어라, 이놈! 아파트에 네놈만 사느냐?"<br>"그쪽이야 말로 그 입 닥치시오!"<br>"아니 이놈이? 목소리만 들어도 딱 젊은 놈이라는 티가 나는 놈이 어찌 웃어른에게 말본새를 그따위로 할 수 있단 말인가? 동방예의지국 조선이라는 말도 옛 말이로다! 한심하고 또 한심하여 한숨을 내쉬지 않을 수 없다!"<br>"그쪽은 자신의 친지에게 전자계집을 잃어본 적이 없소? 있다면 제발 그 입을 다물어 주시오! 부탁이오!"</p> <p style="margin:6px 0px;font-family:inherit;">그 말에 아랫집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떨구더라.</p></div></div></div></div></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