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 <p>에피소드1 -입소대대-</p> <p>2006년 4월 나는 특기병으로 지원하여 논산으로 입대를 했다. </p> <p>날씨가 좋은 4월에 입대를 하면 훈련받기도 편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지원했는데</p> <p>어마어마하게 많은 인원들을 보면서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게 아니라는걸 실감했다.</p> <p>입소대대라는 3일간 임시로 머무르는 곳이 있었는데 입고온 옷을 집에 보내고 편지도 쓰고 군용품등을 지급받는 그런 곳이었다.</p> <p>생활관은 크게 불편한건 없었던거 같았는데 처음으로 행동에 통제를 받게 되니 참 힘들었던 것 같다.</p> <p>특히나 전우조활동이라는게 있는데 어딜갈때마다 셋이서 뭉쳐다니는 것과 취침전, 취침후 30분인가(?) 화장실도 못가게 이동병력 없는거.. </p> <p>그게 가장 짜증이 났다.</p> <p>하필 그 시간에 소변이 굉장히 급한 적이 있었는데 어느새 친해진 동기들과 얘기를 하다보니 나와 동기 2명이 급하다고 했다.</p> <p>조교한테 얘기했는데 절대 이동병력 없다는 말만 돌아왔다.</p> <p>생활관이 2층이었는데 창문열고 셋이서 그냥 오줌을 쌋다. 이미 어두워진 하늘밑에 멀리서 반짝이는 건물을 보면서 싸는데</p> <p>그 순간만큼은 내가 지금 사회에 있다고 느낄만큼 잠시 착각을 할 정도로 황홀했다.</p> <p>문제는 세면장이었다. 세면대와 쭈그려 앉아서 일 보는 구형 수세식좌변기가 세면장이라는 곳에 같이 있었다.</p> <p>세면장에 북적북적한 사람들틈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바닥에 물이 흥건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물이 배수구로 </p> <p>빠지질 않고 계속 차오르는 것이었다. 물은 어느새 복숭아뼈까지 차올랐는데 얕은 개울에 발을 담그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p> <p>물론 흙탕물개울이지만 말이다. 그러던중, 원효대사 해골물이라고 했던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p> <p>화장실좌변기가 생각이 났다. 분명 좌변기는 발목보다 낮았다.</p> <p>그럼 이물이 흙탕물이 아니라...똥물 일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분명 지금 똥을 싸는 전우들은 나보다 훨씬 심각 할 것이다.</p> <p>어쩌면 엉덩이와 물이 닿았을 것이다. 수중에서 싸는 것도 색다름 경험이겠지...</p> <p>X됐다. 사회에서 이렇게 더러운 적이 있었던가..?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얼른 발을 씻고 싶어서 한 쪽 발을 올리고 씻어도 다시 내리면 무용지물..</p> <p>새삼느꼈다. 군대가 더럽고 비위생적이고 시설이 후지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입대한터라 효과는 굉장했다.</p> <p>과연이로다...발목에서 찰랑찰랑거리는 똥물에 발을 담그고 이런저런 생각으로 거울을 보는데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p> <p>그날 밤 생활관에 누워 이틀간 있었던 일을 생각했다. 이제 이틀 지났는데 2년을 버틸 수 있을까? </p> <p>악몽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고 기도하면서 잠이 들었다.</p> <p>그날 생활관에는 그윽한 밤꽃향기와 은은한 똥내음이 가득했다고 한다.</p> <p><br></p> <p>-끝-</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p><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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