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모름지기 군대란 곳은 갖가지 인간군상들이 모인 집합체이다.</div> <div> </div> <div>팔도각지의 사람들과 수많은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에서는 민간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는 한다.</div> <div> </div> <div>이글은 이러한 환경에 놓여있던 나의 2년여간의 경험중에서 액기스만을 뽑아내어 적어보는 글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때는 원더걸스가 가요계의 정상을 차지하며 모든 걸그룹을 압살하던 그시절...</div> <div> </div> <div>그소녀들이 몇년뒤에는 섹고에게 혹독하게 착취당할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우리는 언제나 내무반 티비앞에 옹기종기 모여서</div> <div> </div> <div>소녀들의 몸짓 손짓 눈짓에 세뇌되어 텔미텔미 라는 말만 반복하는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있을때였다.</div> <div> </div> <div>화장실에선 군번줄짤랑이는 소리와 보급된 휴지가 왜인지 모르게 빨리 떨어지는것을 암묵적으로 묵인하던 추억의 시절....</div> <div> </div> <div>예비군 훈련을 진행하던 부대에서 지내던 나는 언제나 피로한 신체와 턱끝까지 멋드러지게 뻗어내려온 다크서클을 자랑하던 이등병이었다.</div> <div> </div> <div>아침마다 면도를 할때 턱끝까지 내려온 다크서클을 계속 면도기로 밀면서 '이놈의 수염은 깍아도 깍아도 자라나는게 짜증난다!!!'라며</div> <div> </div> <div>정신나간 모습으로 하루 이틀을 버티고 있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건이 있던 날은 예비군 훈련 일정대신 RCT라는 대규모 훈련이 행해지던 날이었다.</div> <div> </div> <div>연대규모의 훈련은 입대후 처음이었기에 바싹 긴장한 나에게 선임들은 머리셋달린 켈베로스와 같은 흉광을 뿜어내며 훈련의 성실성과</div> <div> </div> <div>동작의 빠릿함을 강요했고, 이내 그들의 구강에서 튀어나온 아밀라아제는 염기성이 아니라 산성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시무시한 이미지를</div> <div> </div> <div>뇌리에 각인시켰다.</div> <div> </div> <div>바짝 얼어버린채 꼭두새벽부터 울려퍼진 사이렌 소리에 혼비백산 하여 일어난 나는....나보다 더얼어버려서 화염방사기로 지져도 녹아버리지 않을것</div> <div> </div> <div>같은 후임 이등병들을 다독이며 군장 싸기에 여념이 없었다.</div> <div> </div> <div>내무실은 이미 군화발소리와 고성이 난무했다. 강아지와 쌍시옷 발음을 제외하고는 도저히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들의 향연 이었다.</div> <div> </div> <div>입대했을때부터 나는 21년을 살아온 내이름이 아닌 개xx 씨xxx등으로 불렸기에 전혀 거리낌은 없었다.</div> <div> </div> <div>그냥 내이름이 바뀌었구나 라고 한탄하면서 집에 가면 선산에 무릎꿇고 용서를 빌어야겠다고 생각이 들뿐이었다.(나쁜놈들...)</div> <div> </div> <div>쇠는 달굴수록 단단해지고 욕은 들을수록 싫다. 절대 익숙해지는 법이 없는 것이 욕인 것을 이 2년동안 깨우치게 된 가장 큰 교훈이었다.</div> <div> </div> <div>그래도 시간은 흘렀다. 귀에 온갖 쌍욕을 박아넣고는 시간내에 간신히 군장결속과 내무반소개(소계인가요?)를 마무리 할수 있었다.</div> <div> </div> <div>어설프게 결속된 군장은 간신히 그형태와 기능을 유지한 사상누각의 상황이었다. </div> <div> </div> <div>우르르 몰려나가서 연병장에 도열하자 마자 식은땀이 흘렀다. 숨막히는 정적 그리고 울려퍼지는 전장소음과 사이렌소리....</div> <div> </div> <div>그렇게 나의 첫 대규모 전술 훈련이 시작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지긋지긋한 산타기와 대항군과의 술래잡기를 마치고 진지구축요령등 전시간 필요한 훈련내용들을 숙지하고 막사로 복귀할때는</div> <div> </div> <div>해가 늬엿늬엿 서산을 넘어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온 막사지만, 그누구도 반기는 이는 없었다.</div> <div> </div> <div>행군</div> <div> </div> <div>이빌어먹을 것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div> <div> </div> <div>도저히 이훈련만은 이해를 할수가 없는 훈련이었다.</div> <div> </div> <div>말그대로 그냥 걷는다는 것 자체가 가져다주는 스트레스와 신체적 고통은 이등병인 나에게는 너무나 가혹했다.</div> <div> </div> <div>고참들은 복귀후 내무반에 던져놓은 군장들에서 물건을 하나둘씩 탈착하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병장들은 흡사 과음한 다음날 우리아버지처럼 모든것을 게워내듯 군장을 깔끔하게 비워내고 커다란 말통을 빈상태로 우겨넣었다.</div> <div> </div> <div>우리아버지도 그러시고 나면 물이라도 드시거나 콩나물국이라도 드시는데 이 상도덕 없는 놈들은 빈 군장을 달랑달랑 한손으로 들어보이며 우리에게</div> <div> </div> <div>미소를 지어보냈다.그것은 가질수도 없고 누릴수도 없어서 더욱더 가슴에 사무치는 사치중에 사치였고, 그웃음은 우리를 명백히 비웃는</div> <div> </div> <div>권위자의 썩어빠진 표상이었다.</div> <div> </div> <div>상병들은 병장들에게 물어가면서 눈치를 보며 반함 야삽 전투화를 빼내고 속옷종류를 빼내고 있었다.</div> <div> </div> <div>빌어먹을 우리 일이등병은 그딴건 없었다. 우리의 군장은 푸드파이터의 위장이었다.</div> <div> </div> <div>내위장은 우주다!!라는 초난강의 드라마 대사처럼 무슨 블랙홀 처럼 끊임없이 물자들이 들어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방독면 가방이라고 예외일쏘냐!!!</div> <div> </div> <div>고참들의 방독면 가방은 윌리웡카의 촤컬릿 공장처럼 달콤하고 열량 넘치는 간식들의 꿀이 흘렀고, 하급자인 우리는 퀘퀘한 침냄새가 넘치는</div> <div> </div> <div>반쯤은 썩어빠진 방독면이 들어있었다.</div> <div> </div> <div>자신의 군장결속을 마친 우리 일이등병들이 다음 일과를 대기 하고 있을때 유난히 중대장 전령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div> <div> </div> <div>내무반 한쪽에 비치된 갖가지 재활용비닐과 쓰레기봉투 커다란 파란 봉투등을 바닥에 1열로 늘어 놓고는 아주 심각한 기분에 젖어있는듯</div> <div> </div> <div>고민에 빠진 모습이었다.</div> <div> </div> <div>"분대장님?중대장님 군장결속 하려 내려가려는데 뭐가 좋겠습니까??"</div> <div> </div> <div>그당시 분대장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저승차사 혹은 염라대왕 같은 고급영령과도 같은 존재였다.</div> <div> </div> <div>일이등병의 혼을 빨아먹을듯한 심연의 눈동자와 거침없이 연기를 내뿜는 기관차의 굴뚝과도 같이 폭언을 뿜어내는 아가리</div> <div> </div> <div>어떻게든 갈구기 위하여 자그마한것 하나 놓치지 않고 들으려는 엘프의 귀, 화가나면 스팀이 뿜어져나오듯 크게 씨익씨익 소리를 내며 울리는</div> <div> </div> <div>미노타우루스의 코....그야말로 키메라요, 인체연성에 실패한 괴물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라는 평가였다.</div> <div> </div> <div>"음....아무래도 검은 큰봉지가 좀더 질기니까 그거를 2개 겹치기로 하자!!"</div> <div> </div> <div>당최 알수없는 대화였다. 군장을 싸는데 왜 비닐봉지하나에 저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도저히 알수가 없는 대화였다.</div> <div> </div> <div>그러나 그 의문증은 의외로 쉽게 풀리게 되었다.</div> <div> </div> <div>눈앞에서 중대장 전령병이 봉지2개를 겹쳐서 공중에 펄럭거려 공기를 넣는게 아닌가??</div> <div> </div> <div>그리고는 자신의 군장에 가져다대고는 크기를 비교하며 조금씩 바람을 빼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곧 커다란 비닐봉지의 바람이 빠지며 군장의 크기만큼 줄어들자 매우 만족한 입가는 호선을 그렸고, 손은 호쾌하게 허공을 갈랐다.</div> <div> </div> <div>매끈하게 묶어진 비닐봉지를 스카치테이프로 몇번 휘휘감더니 중대장 전령은 아이엠 그라운드게임의 캡틴큐 처럼 우리에게 손가락과 눈인사를</div> <div> </div> <div>찡긋 하며 내무반 밖으로 사라졌다.</div> <div> </div> <div>수초가 흘렀을까, 그모습을 보던 일이등병의 눈동자가 공허롭게 흔들리게 시작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동시에 모두들 "아아........!!!" 하는 장탄식을 내뱉었다.</div> <div> </div> <div>그렇다.</div> <div> </div> <div>그것은 중대장의 행군군장에 결속될 단 하나의 비밀병기였다.</div> <div> </div> <div>전신에 모공에서 식은땀이 삐져나올만큼 당황스러웠다.</div> <div> </div> <div>심지어 하늘이 노래지는 기분과 함께 눈앞에 별빛이 번쩍거리는 느낌과 함께 뇌리를 관통하는 한줄기 벼락이 내리쳤다.</div> <div> </div> <div>이것이다. 이것이 정점에 선 권력자의 힘이구나.</div> <div> </div> <div>이것이 이 썩어빠진 군대에서, 계급으로 나뉘어지고 통제되는 비정한 이곳에서, 유일하게 다른이들과 다르게 누릴수 있는 극상의 특권이란것을</div> <div> </div> <div>깨달았을때 우리 일이등병의 몸도 달아올랐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렇게 아찔하게 나락으로 떨어지던 정신은 염라대왕같은 분대장에 의해 다시 지상으로 송환 되었고, 우리는 현실을 직시한채....</div> <div> </div> <div>걸었다....</div> <div> </div> <div>한시간...두시간...세시간....</div> <div> </div> <div>입에서는 이미 물로는 축여질수 없는 진득한 단내와 갈증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고, 발바닥은 신라의충신 박제상처럼 맨발로 베어진 갈대밭을 걷는다면</div> <div> </div> <div>필시 이런 느낌이었을꺼라고 짐작될 정도로 불타오르듯 화끈거리고 있었다.</div> <div> </div> <div>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한모금 빨아재끼는 담배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다.</div> <div> </div> <div>가로등빛이라도 있는 길가에서 전병력이 앉아서 방탄헬멧을 벗고 담배를 필때 하늘을 바라보면 어슴푸레한 가로등불빛 사이로 병사들의 머리에서 </div> <div> </div> <div>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이 담배연기와 합쳐져서 이른새벽 안개낀 저수지길을 보는 것마냥 장관이었다.</div> <div> </div> <div>겨울이 초입으로 다가오는 날이었지만 모든 병사들의 몸은 더운 기운으로 가득했고 숨결또한 뜨겁게 토해내졌다.</div> <div> </div> <div>예외도 있었다.</div> <div> </div> <div>조금은 여유로워 보이는 권력자와 그권력자 아래에서 횡포를 휘두르는 2인자들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다.</div> <div> </div> <div>방독면가방에서 꺼내어진 달콤한 간식들로 만찬을 즐기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나는 왜 은나라를 망하게한 달기가 만들었다는 주지육림이 떠올랐던 걸까?</div> <div> </div> <div>수통에서는 맹물이 아닌 이온음료가 쏟아졌고 m60부수기재 가방에선 초코바가 흔들려 떨어졌으며, 전투조끼의 공간에는 잘말려진 육포와</div> <div> </div> <div>새콤달콤등의 과육 가득한 간식들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div> <div> </div> <div>순간 내머릿속엔 나도...나도 언젠가는 저러한 모든것을 누리리라!!! 나혼자 누리지않고 모두와 평등하게 나누며 누리리라!! 라는</div> <div> </div> <div>홍길동같은 마인드가 솟아나기 시작했지만, 다시 일어나 걷기 시작하자 그딴것은 안중에도 없고 그냥 빨리 이행군이 끝나 막사에서 편히 쉬고</div> <div> </div> <div>싶다는 생각뿐이었다.(행군이 끝나고 쉴수있다고 생각한게 오산이었다는것을 몰랐다 ㅋㅋㅋㅋ)</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시간은 흘러 행군은 종장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div> <div> </div> <div>당번병을 동행한 대대장님은 본디 특전사 출신이셔서 그런지 훈련에 대한 열망이 무척 강하셨다.</div> <div> </div> <div>좋게 말해 열망이지 말그대로 병이었다 훈련병!!!</div> <div> </div> <div>시시한 훈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기자신을 혹사시키는 극마조 같은 대대장을 볼때마다 간부들은 피곤하다고 느꼇고 병사들 몇몇은 멋지다고,</div> <div> </div> <div>우리가 따라야할 지휘관의 표상이라고 느꼈다.</div> <div> </div> <div>그날도 우리 대대장님은 군장을 메고 계셨다.</div> <div> </div> <div>그렇다. 대한민국 육군 중령 대대장이 군장을 메고 같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다른 대대장들은 군장은 커녕 허리에찬 권총마져도 버거운지 지휘관차량에 몇번씩이나 승하차를 해댔는데, 우리대대장님에게 그런 모습따위는</div> <div> </div> <div>안중에도 없는지 묵묵히 당번병을 옆에 끼고 시작과 다름없는 페이스로 척척 행군을 진행하고 계셨다고 당번병이 말해주었다.</div> <div> </div> <div>그러던중 중대전령의 손길이 벼락같이 등에맨 p77의 수화기로 향했다.</div> <div> </div> <div>"당소 모래집...............................................입감했다는구나...."</div> <div> </div> <div>무언가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div> <div> </div> <div>그리고 이내 열려진 중대전령의 입이 중대전체를 휘감고 중대장과 분대장의 눈을 심봉사 눈뜨게 하듯 번쩍 띄이게 했다.</div> <div> </div> <div>"대대장님께서 xx중대가 선봉에 서라고 하십니다."</div> <div> </div> <div>기이한 공기가 주변을 잠식했다.</div> <div> </div> <div>대대선봉으로 행군을 이끌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div> <div> </div> <div>평소 장기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중대장의 눈빛이 먼저 빛났다.</div> <div> </div> <div>그뒤로 권력자의 눈빛을 캐치한 분대장의 눈빛이 탐욕에 물들며 무언가를 열망하듯 타오르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그들은 당당하게 "xx중대 지금당장 선두로 가자!!" 라며 병사들을 이끌고 행군행렬의 맨앞을 향해 전투적으로 전진하였고, 곧 군장을 맨 대대장님의</div> <div> </div> <div>뒷모습과 당번병의 뒷모습을 마주할수 있었다.</div> <div> </div> <div>종장으로 치닫은 행군속에서 갑자기 속보로 행렬 앞까지 이동하게 되자 일이등병들 사이에서 낮은 신음이 터져나왔지만, 분대장의 싸늘한 눈길에</div> <div> </div> <div>입술을 깨물고 앞을 향해 달려올수 밖에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대대장님께서는 마지막 휴식후 막사로 통하는 행군의 끝부분에서 갑자기 입을 여셨다.</div> <div> </div> <div>"xx중대장!! 이제 고지가얼마 남지 않았는데!! 우리 서로 번갈아가며 서로의 군장을 떠맡는게 어떻겠는가?"</div> <div> </div> <div>여러분들은 사람의 얼굴이 어디까지 하얗게 질리는가를 봤는지 모르겠지만...나는 봤다....흡사 시체처럼 핏기하나 없이 가신 새하얗게 탈색된 </div> <div> </div> <div>중대장의 얼굴을 볼수 있었다.</div> <div> </div> <div>처음엔 의아했다. 군인정신 투철한 대대장의 맘에 들고 싶어하는 중대장의 모습에서 너무 나도 이질적인 기운이 느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div> <div> </div> <div>하지만 금새 우리는 이해했다.</div> <div> </div> <div>중대장의 군장의 상태를.......</div> <div> </div> <div>너풀거리던 두장의검은 비닐봉지와 스카치테이프로 점칠된 저 군장속의 추악한 내용물이 기억난 것이다.</div> <div> </div> <div>"아...아닙니다 대대장님!!제가 어찌!!! 저만 들겠습니다!!!! 제군장을 어찌 대대장님께 드리겠습니까!!!!"</div> <div> </div> <div>안쓰러워서 눈물이 터져나올뻔 했다. 실제로 내뒤에 걷고있던 후임 이등병 녀석은 부들부들 떨며 겁에 질려있다가 두려움의 눈물을 참지 못하고</div> <div> </div> <div>숨죽여 눈물을 흘렸다고 나에게 나중에 고백했다.</div> <div> </div> <div>중대장 군장을 결속했던 중대장 전령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다.</div> <div> </div> <div>로봇이라도 된것 마냥 직각으로 보행하는 모습이 기름칠이 덜된 모쿠진을 보는듯 삐걱거림이 느껴졌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처음엔 중대장이 대대장님의 군장을 가슴에 품었다.</div> <div> </div> <div>대대장님의 흡족한 미소와 상반된 중대장의 표정은 그야말로 지옥불에 떨어진 범죄자와 같았다.</div> <div> </div> <div>행군내내 남들보다 10배는 덜 흘렸던 땀을 고작 2킬로미터구간만에 남들보다 100배는 더 쏟아내는듯 중대장의 땀구멍은 쉬지않고 일했다.</div> <div> </div> <div>기특한 녀석들...중대장의 몸은 노폐물이 잘빠져서 아주 상쾌한 상태가 되었을거다.</div> <div> </div> <div>물론 정신은 안그랬겠지만....</div> <div> </div> <div>찰나와같은...하지만 영겁의시간과도 맞먹는 시간이 지났을때 대대장님의 손이 중대장의 품에 안긴 자신의 군장으로 뻗어졌다.</div> <div> </div> <div>그때부터 중대장의 양손은 눈에 띄게 격렬하게 부들거리며 떨기 시작했고, 뒤를 따르는 중대원들인 우리 병사들 조차도 소리없는 절규를 내뱉었다.</div> <div> </div> <div>"자!이제 내차례네 xx중대장 어서 군장을!!"</div> <div> </div> <div>아아....내님은 갔습니다.....막강하던 내님은 가버렸습니다...(지옥으로...)</div> <div> </div> <div>한번 입술을 꽉 물어재끼고 중대장은 죽어버린 동태눈깔과 새하얗게 탈색된 낯빛으로 등뒤의 군장을 조심스럽게 풀어 가슴앞으로 모아들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중대장의 양손에서 대대장님의 가슴으로....그의 군장이 안겨졌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는 그날....지옥을 두눈으로 목도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