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참고로 저희 할아버지는 31년생이시고 53년에 전쟁이 끝나고 입대하셨다고 합니다.</span></div> <div><br></div> <div>전 할아버지가 일제시대도 경험하시고 6.25도 경험하신 분이다 보니 옛날이야기 해달라고 그때는 어땠냐고 그런 걸 많이 여쭤봤었습니다.</div> <div><br></div> <div>기억나는 것들만 추려서 좀 적어봅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1.할아버지 어릴 때 이야기</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어렸을 때 애들하고 산에가서 노는데 친구 하나가 뭘 주워왔답니다. 매끈하게 생겼는데 이리 저리 던져도 뭐 깨지지도 않고 신기한거 있다고 친구들 보여준다고 다 불러모았답니다.</span></div> <div><br></div> <div>이거 깨보자고 친구들이 모여서 빙 둘러 앉아가지고 돌로 내려치고 있는데 사촌형님이 자기를 찾으러 오셨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러다가 애들이 하고 있는 걸 보고는 깜짝 놀라가지고 못하게 하는데 애들이 말을 듣지 않으니까 자기 팔만 붙잡고 이리 오라고 끌고 가셨답니다.</div> <div><br></div> <div>할아버지 본인은 나도 저거 보고 싶은데 끌고 간다고 당시 사촌형님을 원망하면서 안간다고 하면서 질질 끌려가고 있었답니다.</div> <div><br></div> <div>그러다가 꽝 소리가 나고 붕 떠서 날아갔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천만다행히 자신은 사촌형님 덕분에 살았는데 친구들은 그 자리에서 다 돌아가셨고 그 친구들 부모님들께 자기만 살아왔다고 원망도 많이 들으셨답니다.</div> <div><br></div> <div>이 얘기 해주실 때 할아버지 표정이 참 잊혀지질 않습니다. 안타깝고 후회되고 슬픈 그런 표정이셨습니다.</div> <div><br></div> <div><br></div> <div>2.군대 이야기</div> <div><br></div> <div>전쟁 끝나고 군대를 갔는데 참 없는게 많고 제대로 된 게 없었답니다. 심지어 막사도 부족해서 병사들이 돈 있는 애들은 돈 모아서 부대 밖에 방 잡고 모여서 자기도 하고 연병장에 텐트치고 자기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div> <div><br></div> <div>먹는 것도 별로여서 국이라고 주는 게 된장 좀 풀어서 주는데 맹물이나 다름 없었고 밥도 부족해서 요만큼씩만 줬다고 합니다.</div> <div><br></div> <div>밥먹는 얘기하다가 쌀이 부족한게 높은 놈들이 다 빼먹어서 그런 거라고 하시면서 직접 경험한 얘기도 해주셨습니다.</div> <div><br></div> <div>본인은 보급 관련된 일을 하셨었는데 부대에 쌀이나 기름이 새로 들어오면 밤에 대대장?(<-정확히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납니다.)이 몰래 불러가지고 다른 차에다 옮겨 싣게 했었답니다.</div> <div><br></div> <div>처음엔 뭔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빼돌리는 거였고 어차피 저놈들이 빼돌리는거 나는 뭣도 모르고 공범된건데 뭐 쌀을 받든 돈을 받든 할걸 싶으셨답니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여러 번 해주신 얘기가 심지어 병장 놈 발 씻을 물까지 떠다 바쳤다고 합니다. 대야에 물 떠다가 갖다주는데 한 번은 이놈이 물 차다고 걷어차서 물 엎고 넘어지기도 하셨답니다. 많이 자존심 상하고 화가나셨던 일인지 이 얘기는 여러 번 하기도 하시고 할 때마다 씩씩 대십니다.</div> <div>할아버지 표현을 빌려 보자면 "내가 그래도 밖에서 대학교까지 다니다가 왔는데 중학교도 못나온 놈이 앉어가지고 욕을 하는데 나 원 참.. 어휴"</div> <div><br></div> <div>어쩌다가 정식 휴가가 아니라 중대장이었나가 그냥 내보내 줬답니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유도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기억이 잘 안납니다) 근데 돌아오라고 한 날짜가 됐는데도 가기 싫어가지고 그냥 집에 있고 복귀를 안했었답니다. 며칠 더 있도록 그냥 안갔었는데 그 간부가 데리러 와서 벌 안받게 해줄테니까 그냥 가자고 해서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정식 휴가가 아니라서 내보내 준 자기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두서없이 적어봤는데 옛날엔</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이랬구나 하고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들은 얘기가 많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게 많네요. 사실 더 까먹기 전에 적어놓고 싶어서 써봤습니다. ㅎ</span></div> <div><br></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