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안녕하세요!십몇년간 눈팅만 하는 눈팅유저에요</div> <div> </div> <div>회원가입하고도 별로 쓴 글이 없네요</div> <div> </div> <div>제가 밀게를 자주 보곤 하는데 갑자기 생각난 군생활 썰이 있어서 저도 쓰고자 합니다</div> <div> </div> <div>때는 2011년 포항</div> <div> </div> <div>전 해병1사단 33대대에 근무했던 한 상병이었고</div> <div> </div> <div>그 당시에 저희 대대장님은 홍XX 중령(그 당시에)셨습니다</div> <div> </div> <div>아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해병1사단에 큰 사단연병장이 있는데요(진짜 엄청큼 몇만명이 들어와도 될 정도)</div> <div> </div> <div>1사단에는 기타 예하부대까지 해서 60개 정도의 대대가 있답니다(저도 들은거임 확실치는 모르겠음)</div> <div> </div> <div>그 대대들이 모여서 대대끼리 무적도,태권도 품새 확인 및 기마전을 붙는거에요 약 400명 vs 400명이요..엄청난 장관이죠(그 대대내에 병,간부 총동원)</div> <div> </div> <div>이기는 부대 대대장은 사단장에게 뭐 칭찬도 받을 것이고 이기는데 일조한 병사는 포상도 받으니 이길려고 안간 힘을 쓰는데..</div> <div> </div> <div>지는 부대는 대대장이 쪽 팔리니 주중 내내 기마전 연습에 </div> <div> </div> <div>내리 갈굼까지..그러니 엄청 스트레스였죠 어떻게든 이기려고...</div> <div> </div> <div>나중에 누가 인권관리위원회에 아버지가 일해서 찔러가지고 높은 사람들이 유희목적으로 병사들 데려가 이상한거 시키고 구경한다</div> <div> </div> <div>이래서 폐지되고 경고먹고 어쨌다는데..</div> <div> </div> <div>아무튼, 이건 딴 얘기고</div> <div> </div> <div>근데 저희 대대가 두개 중대가 다른 지역으로 파견 가 있어서 다른 연대에서 인원을 끌어다 하곤 했는데</div> <div> </div> <div>기존 대대병력에 다른 인원들이 껴 들어왔으니 열심히 하겠습니까?자기네 대대도 아닌데 잘 해봤자 포상따는 것도 아니고 대충 해버리니..</div> <div> </div> <div>두개 중대가 파견 가 있는 동안 엄청나게 깨진거에요 약 한달동안...</div> <div> </div> <div>기마전을 보통 금요일날 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div> <div> </div> <div>어느날 금요일날 깨지고 와서는 대대 연병장으로 복귀해서 대대장님 하시는 말씀이</div> <div> </div> <div>주말간 연등(10시 취침시간 이후로도 자유롭게 티비를 보거나 쉬는 시간을 갖는 것)통제,px통제,그리고 병장들은 부대내 후임들 이빨 안 보이게 </div> <div> </div> <div>잘 간수할 것!솔직히 오신 지도 몇 달 안 돼신 분인데다가 그런 말까지 들으니 대대장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죠</div> <div> </div> <div>뭐 나중에 심한 것 같다 싶으셨는지 연등금지는 풀어주셨지만..</div> <div> </div> <div>그 후에 파견 간 중대들이 복귀해서 이제 대대병력이 완전 편재가 이루어진 순간!</div> <div> </div> <div>대대장님이 기다렸다는 듯 기마전 경기 전에 대대 전병력을 모두 소집하셨습니다</div> <div> </div> <div>"이제 우리 파견 갔던 인원들이 모두 복귀해서 대대 인원이 완벽히 모였다.그 동안은 다른 부대 인원들을 빌려서 해서 대충 했기에 지기만 했는데</div> <div> </div> <div>이제 완벽하게 33대대 힘을 보여주도록 하자!"</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해보니 대대장님은 진짜 자존심 걸고 하신 듯..새로 대대장 맡고 하시는데 계속 지니 얼마나 열받았겠어요?</div> <div> </div> <div>아무튼!그날 기마전은 3선 2승제로 제 기억에 두판 먼저 다 이기고 승리를 거머 쥐었습니다!</div> <div> </div> <div>정말 거짓말 같이 저희 대대가 기마전을 사단 전체에서 3~4위안에는 무조건 들다가 두개 중대 파견가고 계속 지더니 다시 인원들이 다 제대로 모이니까</div> <div> </div> <div>또 거짓말같이 금방 이겨버리더라구요</div> <div> </div> <div>아무튼 대대복귀하자마자 사열대에 마치 일본군 쳐부수러 가는 이순신처럼 겁나 늠름하게 대대장님이 대뜸 사가제창을 지시하는 겁니다</div> <div> </div> <div>'사가란 군가같이 정식으로 국방부나 군부대내에서 정해진 노래가 아닌 병사들이 임의로 욕이나 맘대로 개사하거나 음을 붙인 노래를 의미합니다</div> <div> </div> <div>해병대의 경우는 욕이 들어가거나 상스러운 노래가 많기도 하고 군 병영내 부조리나 군기침착을 유도한다고 해서 금지 시키는 이유가 많습니다'</div> <div> </div> <div>사가라니?</div> <div> </div> <div>그렇게 군대내에서 군가만 부르라고 하더니 왠 사가?</div> <div> </div> <div>사가 부르면 영창 보낸다고 뭐라 하더니?(참고로 그당시에 사단장님께서 정식 군가제외하고 딴거 부르면 군기교육 보내버린다고 으름장 놓음 사단전체에)</div> <div> </div> <div>하는 순간!</div> <div> </div> <div>"반동중에 군가 한다 군가는!...소양강 처녀!군가시작 하나,둘,셋,넷!'</div> <div> </div> <div>그러더니 진짜 부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div> <div> </div> <div>근데 그 상황이 너무 웃겨서 다들 부르면서 낄낄 웃었습니다.대대장님이 가요를 부르라는 것도 웃겼고..이겨서 즐겁기도 했고..</div> <div> </div> <div>근데 그 다음에 다 부르고 하시는 말씀이</div> <div> </div> <div>"내가 여기 33대대에 오고 나서 우리 부대원들이랑 처음으로 이렇게 좋은 날을 만끽해본다!</div> <div> </div> <div>처음으로 우리 부대원들이랑 이렇게 웃어보는 것 같다.</div> <div> </div> <div>만약에 말야 우리 33대원들이랑 같이 놀고 같이 즐기는 축제같은 자리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다면</div> <div> </div> <div>무조건 그 때는 33대대 인원 전체 중에서 내가 제일 먼저 부른다,알았나?분명히 말했다 내가 제일 먼저 부르겠다</div> <div> </div> <div>33대대는 잘 기억해놨다가 훗날 그런 경우가 오면 꼭 대대장 먼저 노래를 시키도록"</div> <div> </div> <div>그렇게 웃고 약속을 하다가 몇달이 지났습니다</div> <div> </div> <div>그 당시가 아마 7월?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div> <div> </div> <div>약 3~4개월 후</div> <div> </div> <div>제가 5호봉때 알을 달고 상말이 돼서 사단내에 모든 연대별로 돌아가면서 위문공연을 하는 주가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연예인은 아니고 각 대대에서 장기자랑을 해서 제일 잘 하는 사람들과 그리고 민간 단체에서 무명가수?같은 사람들이 와서 섹시하게 춤도 추고</div> <div> </div> <div>노래도 불러주는?그런 날이었는데</div> <div> </div> <div>연대 연병장에 모두 모여서 대기하다가 연대장님이 입장하시고 잘들 즐겨라 하는 말씀과 함께</div> <div> </div> <div>와~이제 노는 순간!</div> <div> </div> <div>갑자기 우리대대 맨 앞열에서 누가 날다람쥐처럼 연대 사열대로 튀어나가는 겁니다</div> <div> </div> <div>근데 보니까 우리 대대장님?</div> <div> </div> <div>어?</div> <div> </div> <div>하는 순간</div> <div> </div> <div>연대장님께 벼락같이 경례를 하더니..</div> <div> </div> <div>"33대대장 중령 홍XX입니다.제가 다름이 아니라 저희 33대대 부대원들한테 언제가 다 같이 이렇게 축제를 즐기는 자리가 있다면</div> <div> </div> <div>제가 제일 먼저 노래를 부르겠다고 저희 부대원들에게 약속한 바가 있습니다"</div> <div> </div> <div>이 때 </div> <div> </div> <div>아!맞다!그 때 그 약속이구나</div> <div> </div> <div>라고 생각한 순간</div> <div> </div> <div>"제가 오늘 그 약속을 지키러 나왔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대 총원 모두 모이신 자리에서 제가 33대대 대표로 노래 한 곡 뽑겠습니다"</div> <div> </div> <div>그리고!</div> <div> </div> <div>그 때 기마전 이겼을 때!</div> <div> </div> <div>불렀던 그 노래를!</div> <div> </div> <div>소양강 처녀를!</div> <div> </div> <div>다시 부르는데!</div> <div> </div> <div>대박 소리밖에 안 나왔습니다</div> <div> </div> <div>신기하기도 했고..아무튼 즐거웠습니다 ㅋㅋ</div> <div> </div> <div>다른 대대분들도 즐거워 하시더군요</div> <div> </div> <div>짬이차서 이제 후임들은 냅두고 뒤에서 멀찌감치 선임들이랑 보면서 노는데</div> <div> </div> <div>'우왘ㅋㅋ우리 대대장님 멋있다 ㅋㅋㅋㅋ'</div> <div> </div> <div>이 생각만 들더라구요</div> <div> </div> <div>아무튼 그 날 잘 놀고 그 이후에는 대대장님에 대한 기억이 별로 없네요</div> <div> </div> <div>몇 안 나는 군생활관련 기억중에 </div> <div> </div> <div>꽤 짜릿 했던 것 같습니다</div> <div> </div> <div>두서 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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