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먼저 글을 쓰기전 밤낮으로 국민을 위해 군에서 고생하고 있는 장병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div> <div> </div> <div>1996년 10월 2일 102보충대에 입소.</div> <div> </div> <div>최강산악요원육성이라는 간판을 달고있던 2사단훈련소에서 6주훈련받고 32연대로 전입...</div> <div> </div> <div>자대에 배치받고보니 소대인원 절반이 상근이라 제 위로 고참들이 줄줄이 1년근무하고 다 전입을 가더군요.</div> <div> </div> <div>제 바로위 현역고침이 저랑 10개월차이가 났을정도였으니까요. (일병달고보니 소대절반이 후임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그덕에 후임병들이 3주에 2명씩 몇달동안 들어오더군요.</div> <div> </div> <div>그 현역고참이 제대하고 소대왕고생활만 근 1년가까이했습니다. </div> <div> </div> <div>(그 고참 겨울에 다른소대 고참이랑 주먹다짐 후 영창갔다가 자대복귀하고 행보관님의 배려로 연대썰매장에 파견나가버려서...)</div> <div> </div> <div>사건의 발단은 소대별축구리그에서 발생하였습니다.</div> <div> </div> <div>당시 5분대기소대로 전투복입고 취침,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비상으로 인한 대기, 5대기교육훈련등으로 소대가 피폐해져있을때</div> <div> </div> <div>다른 중대와 경기가 있는 관계로 연대에 보고한 후 허락받고 소대리그에 참여했습니다.</div> <div> </div> <div>소대리그는 대대장님이 대대에 있는 소대가 리그전을 통해 1위를 하면 1위확정과 동시에 전원포상휴가를 주겠다며 시행한 </div> <div> </div> <div>거의 축제나 다름없었습니다.</div> <div> </div> <div>일과가 끝나면 대진표에 있는 다른중대소대와 경기를 치루고, 대대장님께서 직접 사열대에서 관전을 하는 등 당시 큰 행사중에 하나였을 정도였으니까요.</div> <div> </div> <div>다들 목숨걸고 리그에 매달렸습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전원포상휴가라는 당근이 있었기 때문이였죠.</div> <div> </div> <div>그날 단독군장을 연병장 한쪽에 가지런히 놓고 다른소대와 경기를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당시 저희 소대가 승승장구하고 있어서 모두가 저희소대의 우승을 예상할 정도였으니까요.(그날 붙은 팀도 우승후보 중 하나였습니다.)</div> <div> </div> <div>밤에 비상이 걸리고, 출동했다 온 탓인지 그날따라 몸놀림들이 무거웠습니다.</div> <div> </div> <div>결국 컨디션 난조로 2-1로 지고 말았습니다.</div> <div> </div> <div>경기가 끝나고나서 저희 소대는 단독군장을 모아놨던 계단으로 모였고, 거의 2시간 가까이 뛰고 온터라 목이 몹시 마른 상황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그런데 소대장이 그날 경기에 졌다고, 일장연설을 하기 시작한것이였습니다.(울 소대장 서울대 영문과 ROTC출신. 자대온건 저보다 늦게왔스니다.소위로.)</div> <div> </div> <div>목은 마르고, 입안이 텁텁하고, 너무 뛰어서 그런지 마른침이 자꾸 고이는것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사건은 그 마른침에서부터 시작된것이였습니다.ㅠ</div> <div> </div> <div>소대장은 소대원들 줄세워놓고 정신력이 부족했다라고하며 열을 내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분대장이라 맨앞에 위치한 저는 마른침을 뱉기 시작했습니다. 퉤퉤퉤~~ 하면서...</div> <div> </div> <div>몇번 뱉고나니 저쪽에서 누군가가 저를 부르는 것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중대장님이였습니다...젠장....</div> <div> </div> <div>제가 소대장이 예기하고 있는데 앞자리에 서서 침을 퉤퉤하고 있으니 소대장한테 반항하는걸로 보였는지 중대장님 앞에 도착하자마자 </div> <div> </div> <div>엎드려뻗쳐를 시키기 시작하는 것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면서 너는 니 분대원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욕하고, 때리고 할거 아니냐면서 막뭐라 하시더군요.</div> <div> </div> <div>때마침 지나가던 보급계원한테 곡갱이자루를 가져오라 시키며 저에게 계속 뭐라뭐라 하는것이였습니다.</div> <div> </div> <div>소대에서 왕고라는 놈이 소대원들 다 모인자리에서 침을 뱉으면서 소대장무시하는 행동을 하고있냐? 니가 그러고도 분대장이냐...</div> <div> </div> <div>보급계원이 곡갱이자루를 가져오자 저를 툭툭치면서 니가 한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건줄 아느냐...라며 막 뭐라했습니다.</div> <div> </div> <div>그러다 저도 모르게 빵터져서 웃을뻔했습니다. </div> <div> </div> <div>막 뭐라하던 중대장님이 저에게 </div> <div> </div> <div><strong><font>"최분대장은 내일까지 부모님 모시고와라." </font></strong></div> <div> </div> <div>라고 하시는겁니다. 무슨 고딩도 아니고...ㅠㅠ</div> <div> </div> <div>부모님 모시고와, 부모님 모시고와, 부모님 모시고와.....라니...</div> <div> </div> <div>저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꾹참으며 큰소리로 외쳤습니다.</div> <div> </div> <div><font><strong>"잘못했습니다."</strong> </font>라고...</div> <div> </div> <div>부모님을 모셔오라니....주말도 아니고 그것도 평일에....</div> <div> </div> <div>잘못했다고 하니 조금 누그러 들었는지 저에게 그러더군요.</div> <div> </div> <div>"아침까지 반성문 100장 써와."</div> <div> </div> <div>아....썩을.... 고딩때도 안써봤던 반성문을, 그것도 군대서 무려 100장씩이나 쓰게될줄 꿈에도 몰랐습니다.</div> <div> </div> <div>저녁먹고 오자마자 휴게실에 쳐박혀서 반성문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5대기라 단독군장을 한채로...</div> <div> </div> <div>첫장부터 뭘 적어야할지 고민하다 오늘 있었던 제 잘못에 대해 적었습니다. (실제로 소대장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마른침이 자꾸나와 숨쉬기 힘들어서 뱉은거였는데..ㅠ)</div> <div> </div> <div>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몇장 나오더군요. 글씨도 이쁘게 또박또박 적었습니다.</div> <div> </div> <div>한 서너장 쓰고보니 더이상 쓸 말이 없어지기 시작하는 것이였습니다. 순간 고민하다 에라모르겠다 싶어서 적은걸 다시 복사해 쓰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열몇장 복사하고나니 똑같은걸 더 쓰면 안될거 같아서 고민했습니다. 100장은 커녕 30장도 못 쓰게 생겼다싶었습니다.</div> <div> </div> <div>고민고민하다 복무신조와 애국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글씨는 점점 커지고 있고, 또박또박적던 글씨는 점점 괴발개발로 변해갔고,</div> <div> </div> <div>장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었지만 또 똑같은것만 쓸수가 없어서 다른걸 쓰기, 아니 복사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바로 휴게실에 있던 군에서 볼수있는 정훈서적들을 복사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새벽한시쯤인가 연대에서 언넘이 비상걸어 5대기 출동했다가 점검받고 돌아와서 다시 복사하기 시작했습니다.</div> <div> </div> <div>기상시간이 가까워오니 100장을 가까스로 채울수 있었습니다.</div> <div> </div> <div>중대장님은 중대장실에 있는 간의침대에서 취침중이였기에 중대인사병에게 반성문을 주고 소대로 돌아왔습니다.</div> <div> </div> <div>괜스리 책 배낀것때문에 뭐라하지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아침을 먹고 인사병에게 물어보니 중대장님 드렸는데 중대장님께서</div> <div> </div> <div>" 뭐 이거 안봐도 되겠지?" </div> <div> </div> <div>라고하며 보지도 않고 그냥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더군요.</div> <div> </div> <div>밤새 고생한 보람도 날라간것 같은 기분도 들고, 책 배껴쓴거 안걸려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ㅎ</div> <div> </div> <div>그날 잠도 한숨못잔 저는 하루종일 꾸벅거리며 버티다 그날밤 아주 꿀잠을 잤더랬습니다.ㅎ</div> <div> </div> <div>초중고 다니면서 반성문 한장 안써봤던 제가 군대에서 학창시절 써본적 없는 반성문을 원없이 써봤답니다.</div> <div> </div> <div> </div>
적고보니 별로 재미가 없긴하네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우리 국군장병 여러분~!!!
모두 몸 건강히 제대하길 바랄께요~^^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10/23 02:38:27 116.34.***.151 노오올부
209994[2] 2014/10/23 03:22:45 1.230.***.232 콩자반
108982[3] 2014/10/23 03:55:25 61.78.***.233 군대가고싶다
280102[4] 2014/10/23 05:17:41 125.183.***.23 ArmyAnt
115918[5] 2014/10/23 07:40:25 182.227.***.71 건빵쥔뚱땡이
211085[6] 2014/10/23 08:37:55 58.141.***.207 분실물
233976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