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난 2006년 6월 군번이다.</div> <div> </div> <div>25사 신병교육대에서 있었던 일이다.</div> <div> </div> <div>여름이라서 그런건지.. 워낙 산골짜기라서 그런건지.. 훈련소는 허구헌날 단수가 됐었다.</div> <div> </div> <div>제일 불편했던 건 제대로 씻지 못한 것도 아니고, 물을 마음 껏 마시지 못했던 것도 아니고, </div> <div> </div> <div>바로 똥을 마음껏 누지 못했던 게 가장 불편했었다.</div> <div> </div> <div>단수가 예상되면 각 소대장들이 내무실별 조교한테 단수시간에 대변금지시키라고 명령하달이 내려온다.</div> <div> </div> <div>그럼 조교는 훈련병들에게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단수가 예정이니 그 시간에는 대변을 금지시켰다.</div> <div> </div> <div>시간은 정확히 기억이 안나나 밤중에 단수가 예정이니 대변을 누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왔다.</div> <div> </div> <div>그리고 다음 날 아침, 사건은 발생했다.</div> <div> </div> <div>누가 간 밤에 화장실 한 칸을 모두 똥칠을 해놓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div> <div> </div> <div>중대장, 소대장, 조교들은 이것은 분명 대변을 보지 말라는 말에 불만을 품고 </div> <div> </div> <div>훈련병들 중 한 명이 저지른 쿠데타와 같은 사건이라고 받아들였고, 훈련병들을 내무실에 가둬놓고</div> <div> </div> <div>범인 색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갖은 회유와 협박을 통해 범인의 심리상태를 조아들어갔고</div> <div> </div> <div>끝끝내 나오지 않자 자수하면 문제삼지 않겠으니 자수할 생각이 있으면 몰래 행정반으로 오라고 한 것이다.</div> <div> </div> <div>그리고 점심시간...조교가 들어오더니 범인은 자수했고, 어떻게 된 일인지 자초지종을 설명해줬다.</div> <div> </div> <div>단수시간이 한 3시간 정도라고 공지를 했는데 한 훈련병이 단수가 거의 끝날 시기에 화장실에 들러 똥을 눴다고 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똥을 눈 다음에 물을 내리는데 단수가 되었다가 수도에 물이 차올라서 그런지 에어가 차서</div> <div> </div> <div>물이 푸왁!!퍽!!퍽!!푸왁!!! 미친듯한 압력으로 나오면서 좌변기에 담겨있던 똥들이 온 사방팔방으로 튀게 되었다고 얘기했다.</div> <div> </div> <div>우리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다들 쿠흡!풉!흣!!으힝!갖은 소리와 함께 겨우겨우 웃음을 참았고,</div> <div> </div> <div>조교는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니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고, 당사자도 많이 당황하고, 부끄러웠을테니 누군지 알려고 하는 사람은</div> <div> </div> <div>죽을 줄 알라고 하는 엄포가 내려왔다.</div> <div> </div> <div>하지만 훈련병들 사이에서는 그게 누굴까에 대한 토론으로 시간 어떻게 가는지 몰랐다.</div> <div> </div> <div>하지만 그게 누군지 알게 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div> <div> </div> <div>그 날 저녁 훈련을 마치고, 샤워하고, 올 여름은 유난히 더 더운 거 같다고 짜증내면서 동기들과 내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느 한 훈련병이 동계 활동복을 입고 내무실에 우두커니 앉아있었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