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베오베까지 보내준 분들 감사드립니다. <div>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7020&s_no=117020&page=3</div> <div>그냥 10년 넘게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푼 것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동조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네요.</div> <div>보답이라고 하긴 뭐한데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다른 글을 올리는 것 뿐입니다.</div> <div>이번 글은 전편이 병장때의 이야기라면 따끈한 신교대 훈련병일 때의 일입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99년 봄에 기다리던 입대 영장을 받았습니다.</div> <div>딱 받자마자 열어보니 응? 102보충대? 여긴 어디여?? 춘천이라고 되어있네? 아싸 후방이다~</div> <div>라고 바보냄새 풍기며 어머니한테 말씀 드렸습니다. 춘천이라는데 여기 경상도에요 전라도에요?</div> <div>어머니 : 춘천이 뭔 후방이여.. 강원도지..</div> <div>헐... 고딩때 보던 지리 교과서 펼처서 확인해 보니 춘천은 강원도였습니다.</div> <div><br /></div> <div>아무튼 입대하기 전날 밤이 되니 걍 아무 생각도 없었고 잠이 너무 안와서 맥주 한캔을 먹고 새벽 2시쯤 잤지요.</div> <div>춘천에 있는 102보충대에서는 각 사단 훈련소로 보내기 전에 각종 주사(파상풍 등)를 맞고 피검사와 엑스레이 등 간단한 신체 검사를 합니다.</div> <div>근데 검사한 다음날 간부가 절 따로 부르는 것이었습니다.</div> <div>피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와서 정밀 검사를 받는다고 하더군요.</div> <div>그동안 몸에 문제가 있었던 적이 한번도 없었던지라 읭? 읭? 거리면서도 속으로는 아 집에 갈수도 있나?? 하는 희망도 있기는 했습니다.</div> <div><br /></div> <div>버스를 타고 원주까지 가서 원주병원에 갔지요.</div> <div>거기 군의관이 저한테 묻더군요. "너 입대 전날 술 많이먹었지?" 라고..</div> <div>진짜로 맥주 한캔이 전부였기에 그렇게 대답을 했습니다.</div> <div>절 요리 조리 뜯어보던 군의관이 알았다 나가봐라 그러더군요. (참고로 소도둑처럼 생김.. 180cm에 85kg 별명이 30대 후반이었음)</div> <div>뭐 훈련병이 아는게 있습니까... 나가라면 나가야지..</div> <div><br /></div> <div>그렇게 원주 병원에서 볼일을 마치고 다시 102보충대로 돌아왔습니다.</div> <div>아무런 조치나 뭐 그런 것 전혀 없이 보충대 생활을 끝내고 뺑뺑이 결과 21사단으로 당첨~</div> <div>제가 10월 5일 군번인데 21사단 신교대는 레알.... 수천마리의 까마귀가 울부짖고 있는 지옥도의 풍경이었지요.</div> <div>그렇게 신교대에 도착해서 짐 풀고 맞고 설고 듣고 맞고 잠자다가 구르고...</div> <div>3일인가 지난 일요일에 갑자기 신교대 군의관님이 절 부르시더라구요.</div> <div><br /></div> <div>군의관 : 야.. 너 진짜 입대할때 술 안먹었냐?</div> <div>나 : 레알 진심 맥주 한잔 먹슴돠.</div> <div>군의관 : 휴.... 너 어쩌다 여기까지 왔냐?</div> <div>나 : ㅇㅇ????/???</div> <div><br /></div> <div>군의관이 보여준 표에 보니 제 간기능 수치가 279라고 써있었습니다. (gpt였던 것 같아요)</div> <div>군의관 : 이거 45 이하가 정상인데 지금 니 상태는 완전 비정상에 간에 뭔가 문제가 있는겨.. 근데 원래 이 상태면 102보에서 7급 때려서 재검 후 다시 입대를 해야하는건데 너 어쩌다 여까지 온거냐구.</div> <div>군의관 : 일단 너 여기까지 넘어오면 완전 군인이 된거라서 집에 못가.. 일단 담주 화욜날 외진 있으니까 그때까지 의무대에서 먹고 자고 해라. 너 훈련하면 안됨.</div> <div>알고보니 원주병원 군의관이 절 '알콜성 급성 간염'으로 판정했더군요 ㅋㅋㅋㅋ</div> <div>그래 내가 술 잘먹게 생기긴 했다.. 참나...ㅋ</div> <div><br /></div> <div>헐... 내가 아프다는 것보다도 집에 갈 수 있었는데 못갔다는게 더 서럽더군요.. </div> <div>근데 내가 신교대 의무대에서 잠을 자던 그 일요일이 이정현이 가수로 데뷔하던 날이었습니다.</div> <div>다들 아시는 그 '와' 데뷔 무대였지요. 헐~ 쩐다~ 이러면서 본 기억이 선명하네요.</div> <div><br /></div> <div>암튼 각설하고 이번에도 철정 병원으로 갔습니다.</div> <div>당연히 바로 입원했지요.</div> <div>간쪽에 문제있는 환자들은 식사가 다른 사람들과 다릅니다. 고깃국에 고단백 식사. 꿀같더군요.</div> <div>다만 계급이 이등병도 아니고 훈련병인지라 병실 생활은 그닥 편하지는 않았습니다.</div> <div><br /></div> <div>병원에서 2주 정도 보내면서 2일에 한번씩 새벽에 피뽑아서 검사도 하고</div> <div>간 초음파 검사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 보니 철정병원 내과 군의관이 제 병명을 말해줬습니다. (이놈이 원주병원 군의관만큼 나쁜놈임)</div> <div>지방간이라고 하더군요.</div> <div>지방간인데 특이 케이스라서 수치가 좀 높게 나온거니까 훈련소 가서 열심히 훈련하고 그럼 그냥 낫는다고요.</div> <div>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6개월 후에 일병 달고 피검사 한번 더 해보라고 합니다.</div> <div>제가 뭔 힘이 있습니까 하라면 해야지...</div> <div>1주일 더 병원에 있다가 퇴원하고 저보다 2기수 아래 훈련병들하고 같이 훈련소 생활을 했습니다.</div> <div><br /></div> <div>근데 훈련소에서도 그렇고 자대 배치 받고 자대 가서도 그렇고...</div> <div>이등병 상태인데 진짜 피곤하고 졸리고 한 것이 정말 말도 안되게 심하더군요.</div> <div>근데 부대가 군기가 센 부대라서 (고참들이 곡괭이 자루로 맞는 것을 보니 브레이브맨이 촉촉하게 젖더군요 ㄷㄷ) 진짜 힘들었습니다.</div> <div><br /></div> <div>시간이 흘러 일병이 되고 피검사 받으라는 것이 생각 났습니다.</div> <div>합법적으로 하루를 놀 수 있다 라는 단순한 생각에 조르고 졸라서 병원에 갔습니다. (물론 바쁘지 않은 날을 골라서...)</div> <div>병원에 가서 피뽑고 띵가띵가 놀다가 검사결과 나왔다고 해서 병원 군의관에게 갔습니다. (물론 철정이나 원주병원 말고 사단 의무대입니다)</div> <div>거기 군의관의 한마디가 절 맨붕시켰습니다.</div> <div>"어 너 이제 다 나은 것 같다. 항체 생겼어."</div> <div>응? 항체? 지방간 항체인가???</div> <div>그래서 무슨 항체냐고 물어봤지요... 군의관 왈..</div> <div><b><font size="3">응? 무슨 항체냐니.. B형 간염 항체 생겼다고. 이제 간염 걱정 안해도 돼. 만성은 아니네.</font></b></div> <div><b><font size="3"><br /></font></b></div> <div><b><font size="2">-0-</font></b></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전 급성 B형 간염을 이등병으로 고친 사람이 되었습니다. 허허허..</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이거 만성 되었다면 결혼이든 취직이든 죽을 때까지 모든 것에 걸림돌이 되었겠지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뭐 결과적으로 지금은 간염 걱정은 없습니다만... 진짜 이런 군의관들은 반성해야합니다. 레알.....</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요약하자면 이렇네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br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급성 B형 간염에 걸림 -> 알콜성 간염 판정해서 군대 보냄 -> 그걸 또 지방간 판정해서 자대 보냄 -> B형 간염 완치 (야호!)</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br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이번에도 지난번 글과 같은 결론입니다.</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아프지 말자. 아프면 본인이 적극적으로 챙기자. 군의관님들 당신들 군인이기 전에 의사입니다 의사...</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아.. 당연한 말이지만 정말 죽을때까지 감사드리는 군의관님들도 몇 분 계십니다. 제 목숨을 구해준 분들... 기회되면 그분들을 위한 글도 언젠간 한번 쓰도록 할게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br /></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이번엔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span></font></div> <div><font size="2"><span style="line-height: 19px">그럼 건강하세요~</span></font></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