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전 겁이 많아요.<br><br>오유 10년동안 눈팅했는데, 가입할 생각은 없었어요.<br><br>진짜 ASKY될까봐요. 그 정도로 귀가 얇고 겁이 많아요ㅠㅠ<br><br>그런데 오늘은, 얘기하고 도움받고 싶어 가입했어요.<br><br>결혼 2년차니까 오히려 SKY하면 범법이니까 마음 놓구요.<br><br><br><br>아기가 있어요. <br><br>한창 나가는 걸 좋아하는 19개월 아기에요.<br><br>메르스 때문에 요즘은 밖을 못 나가요.<br><br>문화센터 여름학기도 취소하고 집에서 조용히 지냅니다.<br><br>이 활발한 아이가 집에 갖혀있으니 얼마나 답답할까요.<br><br>한번은 베란다 창에 붙어서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놀이터를 구경하더라구요.<br><br>아무일없이 햇살 좋은 초여름에, 아무일 없다 는듯 뛰어노는 아가들을요.<br><br>그 뒷모습이 어찌나 짠하고 미안하던지..<br> <br>나가서 놀게하고싶지만,<br><br>아이에게 맞는 방진 마스크도 없을 뿐더러,<br><br>해줬다 한들 답답하다고 잡아 뜯어버리겠죠..<br><br>그래도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죠..<br><br>이게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대처니까요.<br> <br><br>그런데 문제는, 저희 신랑.<br> <br>신랑은 여러분들이 지하철에서 보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br><br>네,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 오히려 그런건 필요없다는 사람요.<br><br>밖에서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거리를 돌아다녀요.<br><br>저에게 늘 괜찮다, 당신이 너무 걱정이 많다,<br><br>밖에 나가서 아기 뛰놀게도 하고, 맛있는거라도 사먹어라, 고 하는<br> <br>좋게 말해 낙관적인 사람.<br><br> <br>제가 백날 아이 가둬 감옥살이 하면 뭐하나요. <br><br>밖에서 일하는 신랑은 무방비상태로 돌아다니는걸요,<br><br>거기다 일터는 수원.<br><br><br>집에 오면 바로 샤워하고 옷갈아입고 아이 만지라고 시키지만<br><br>그게 다예요, 너무 답답합니다.<br><br>얘기를 시도해봤지만, 괜찮다고만 합니다.<br> <br><br>매사에 부정적이고 순두부멘탈인 저는,<br><br>현실적이고 긍정적인 남편을 동경하고 사랑하지만<br><br>이 상황만큼은 불안하고 답답해 참을 수 없어요.<br><br><br>혼자라면 오히려 씩씩했을거에요. <br><br>내 몸 하나 못 챙길까. 잘못되더라도...어쩔 수 없지.<br><br>그런데 아이라는, 이 무방비상태의 최대 약점 하나가 <br><br>더욱 더 저를 겁쟁이로 만드네요.<br><br>아이는 저 없으면 안되요. 그리고 저도 아이 없으면 못 살아요.<br><br>모든 엄마들이 그렇겠죠...<br> <br>그러나 이 상황에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 거 같아 무섭습니다..<br><br> <br>어떻게 하면 좋을까요...<br><br>정말이지 이렇게 심각하다는 생각이 <br><br>저의 유난이고 망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br><br><br>건강 주의하세요. 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br><br>여러분 모두 무사무탈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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