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교회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div> <div>저는 한 여자와 우연히 스쳐지나갔습니다.</div> <div>이때까지 저는 누구의 번호를 딴다는 시도를 해본적도 없고 상상도 해본적이 </div> <div>없는데, 이번만큼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그 여성분을 부르고는</div> <div>너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혹시 번호 좀 줄수있겠냐고 물어봤습니다.</div> <div>살짝 당황한 티가 난 그녀, 하지만 이내 저를 한번 보고는 픽 웃으면서 핸드폰을 주라고 하였습니다.</div> <div>인생 첫 헌팅의 성공..</div> <div>겉으로는 그런 척을 안하였지만 속으로는 뛸뜻이 기뻣고, 저는 핸드폰을</div> <div>그녀에게 줬습니다.</div> <div>그녀는 전화목록에서 자기 전번을 적어주었고, 플러스 알파로 카카오톡 아이디까지</div> <div>적어주더라고요,., 카카오톡 아이디까지 적어주시는 것을 보고, 저는 뭔가</div> <div>성공적인 예감이 들었습니다.</div> <div>26살의 모태솔로, 드디어 탈출하는가 싶었습니다.</div> <div>어찌저찌 같이 길을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div> <div>그녀는 친구만나러 이 곳에 왔고, 지금은 집으로 가기위해 버스터미널에서</div> <div>시외버스를 타야했다고 말하였습니다.</div> <div>느낌이 이제 너는 어떻게 할거냐 라는 듯한 느낌이였습니다.</div> <div>그떄 저는,</div> <div>"아, 그럼 버스터미널까지 같이 가시죠! 저도 근처 가는 길이었거든요"</div> <div>그녀는 웃으면서 말합니다</div> <div>"그래, 그래야죠! 그게 정석이죠! ㅋㅋ"</div> <div>방금 우연이 처음 만나고 처음 이야기하고 처음 같이 걷는 사이인데도</div> <div>편안하게 다가오고 이야기하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더욱 두근거리면서</div> <div>그녀에게 끌리는듯하였습니다. </div> <div><br></div> <div>주저리주저리 그녀와 이야기 하는 사이, 저희는 우연히 저의 대학동기들을</div> <div>만났습니다.</div> <div>정말 우연히 만난거라 저는 당연히 반가워했고, 대학동기들은</div> <div>당연하게도 같이 걷는 저 여성분이 누구냐를 추궁하였습니다.</div> <div>'방금 막 번호따서 지금 같이 걷고있는 분' 이라고 말하기뭐해서 </div> <div>그냥 '친구'라고 말하였습니다.</div> <div>하지만 그녀는 그걸 받아들이지 않고 농담식으로 너스레</div> <div>"저 번호따이고 지금 그냥 같이 걷고있는 중이에요"</div> <div>능청스럽게 말하였습니다. </div> <div>저는 당황하였지만 뭐 이미 엎질러진 물인걸 어떡합니까?</div> <div>당연히 대학동기들은 '뭐? 이새키가?' 이런 반응을 보이면서 진짜냐면서 추궁하고</div> <div>저는 어쩔수 없이 사실을 토로했죠.</div> <div>뭐, 솔직히 '친구'라고 변명한 것은 '방금 번호딴' 것에 뭔가 부끄러움을 느낀것도 있지만</div> <div>주요한 이유는 그 대학 동기들 중에는 제가 대학생때 짝사랑하던 여자애가 있었기 떄문이었습니다.</div> <div>무슨 사이도 아니고(그 대학 동기는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있지만.)</div> <div>졸업한 지금 시점에서도 연락을 자주 안하지만 왜인지 무언가 양심에 살짝 켕기는게 있어서 그런 변명을 늘어놓았던것입니다.</div> <div>'진짜가? 이야~대단한대? 축하해..'</div> <div>그 여자동기는 제가 걱정했던것과는 달리 제게 이런 말로서 축하를 해줬습니다. 애초에 걱정할만한 일이 아니긴 하였죠.</div> <div><br></div> <div>대학동기들과 이야기를 마치고 저랑 그 여성분은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div> <div>도착해서 표를 끊고 근처 적당히 자리에 앉아 버스시간까지 기다릴 참이였습니다.</div> <div>자리에 앉자 그녀가 먼저 말하였습니다.</div> <div>"저.. 너무 어렵죠?"</div> <div>"네?"</div> <div>"아니, 말을 할때 저는 편하게 하는데 그 쪽이 너무 어려워하는거같아서요.</div> <div>답할떄도 너무 길게 생각하시구.."</div> <div>당연히 어려운거 아니겠습니까?. 26살 모솔답게 여자랑 1대1 대화, 심지어 방금 번호딴분이랑 하는 대화는 당연히 어려울수밖에요.</div> <div>"아! 아... 아 아니에요, 어려운게 아니라 그냥 뭐.... 음... 그냥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서..네.."</div> <div>"흠... 눈도 안마주치고 그러니까..."</div> <div>"앗..!"</div> <div>눈을 안마주친다. 맞습니다. 이때까지 오면서 얼굴을 전체적으로 본게 한번 번호딸때 딱 그뿐이었습니다. 그 뒤로는 계쏙 볼려고 하는데</div> <div>괜시리 부끄러워져서 살짝 딴데 보고 스치듯이 얼굴을 보고있었거든요.</div> <div>말을 할떄 눈을 마주치는건 좋아하는 여성분한테 하는것은 당연한 것이었는데, 역시나 모쏠답게 실수를 했습니다.</div> <div>아니라고, 눈 잘 마주칠수있다고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야기를 했죠.</div> <div>눈을 똑바로 마주쳤을때의 그 느낌은 엄청 새로웠습니다.</div> <div>분명 얼굴을 살짝씩 계속 봐왔지만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그녀를 본건 이떄가 처음이었거든요.</div> <div>이제서야 그녀의 모든 윤곽이 다 드러나서 제 기억에 강렬하게 박히는 느낌이었습니다.</div> <div>그녀의 눈을 살짝 작았고 안경은 쓰지 않고있었습니다. 피부는 너무 희지도 너무 검지도 않은 딱 좋은 피부톤이였고,</div> <div>전체적인 인상이 사알짝 이국적인 느낌이 드는듯한 인상이였습니다. 보면서 새삼 느낀건 얼굴 진짜 작다는게 느껴졋습니다.</div> <div>"바로 잘하네요 이제. 눈 마주치니까 훨씬 좋아요."</div> <div>그녀가 환하게 웃으며 말을 하였습니다.</div> <div>아, 웃을떄 이렇게 더 예뻐지는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습니다.</div> <div>"그런데, 번호는 못 드릴거같아요."</div> <div>갑작스러운 들어온 충격적인 한마디. </div> <div>"......네?"</div> <div>저는 말을 잘못들었다고 생각해서 다시 되물었습니다.</div> <div>"아...음... 그 지금 시험 준비중이시라면서요? 2년정도 기간 잡고계신거 같은데.."</div> <div>"아. 네.. 맞아요.. 근데 그걸 어떻게..?"</div> <div>"그 대학 동기 여성분이 알려줬거든요. 그 시험 꼭 합격해야되는 시험이시라면서요??"</div> <div>"......."</div> <div>갑자기 잠시 그 대학 여자동기가 생각났습니다. </div> <div>시발. </div> <div>"그 여성분이 엄청 신경쓰시는거 같더라고요? 이런말 해도 될지모르겠지만, 집안이 좀 어렵기도 하시다고.... 이번 시험은 무조건 합격한다고 해야하면서..."</div> <div>"..........아.. 아니, 괜찮아요. 전 괜찮아요! 진짜로. 만나서도 공부는 계속 할 자신도 있고. 진짜에요."</div> <div>잠시 멍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답했습니다. 혹여라도 또 신경쓰이게 할까봐 계속 눈을 똑바로 마주치면서..</div> <div>"아니...제가 안괜찮아요. 방금 만나서 잠깐 사이에 이야기를 했는데... 기분이 엄청 좋아지는 느낌이라..</div> <div>혹여라도 시험공부 하시는데 제가 맨날 만나자고 조를까봐.. 또 신경쓰이게 할까봐..."</div> <div>"정말.. 괜찮은데..."</div> <div>엄청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맗을 하였습니다. </div> <div>"ㅋㅋ 실망한 표정은 조금 귀엽네요.. 근데 근데 진짜 안되요.. 진짜..위험해요.."</div> <div>이번엔 그녀가 살짝 눈을 피했습니다.</div> <div>이 정도 됬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div> <div>드라마에서나 만화에서 처럼 제가 '안되, 넌 내꺼니까.' 같은거나, '번호 지울거면... 내 마음 속에 있는 사랑도 지우는게 좋을거야...'</div> <div>같은거나 가능하겠습니까?</div> <div>그래. 인생 쉽지 않지. 더군다나 26년동안 사랑이 실패해온 그런 사람인데 이번도 그냥 실패구나. 그런 느낌이 들더라고요.</div> <div>근데 너무 슬프더라구요. 진짜 너무너무 슬퍼서 진짜 장난아니라, 정말로 눈물 찔끔나올것 같았습니다.</div> <div>이렇게 좋은 여성분을 바로 눈앞에서 놓치고 진짜 정말로 인생 한번있을 기회같은 느낌이었는데, 방금전까지는 정말 너무 행복했는데..</div> <div>떨리는 손으로 그녀에게 핸드폰을 건네줬습니다.</div> <div>그녀가 찾으면서 지웁니다.</div> <div>그때 불현듯 무언가 생각난 저는 그녀의 손을 붙잡고는 말했습니다.</div> <div>"그럼.. 그럼 이름만이라도 알려주세요. 이름만이라도!!!"</div> <div>그녀는 살짝 당황하다가 제 얼굴을 보더니 웃었습니다. 엄청 비장한 표정을 하고있었나 봅니다.</div> <div>"알았어요.. 알았어. 제 이름은.."</div> <div><br></div> <div>하고 꿈에서 꺳습니다.</div> <div>솔직히 존나 너무 현실적이어서 꿈에서 깨고나서는 오열했습니다</div> <div>"시발 꿈이었어? 시발!!!!!!!!!!! 존나 행복했는데, 존나 슬퍼도 행복했는데 꿈이였어???"</div> <div>진짜 한평생 꿈깨고나서 소리친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div> <div>이 현실적인 꿈을 기록에 남기고자 오전 6시01분에 재빨리 일어나 컴퓨터 키고 메모장에 적어두었습니다.</div> <div>개인적으로 적으면서 드는 생각은 '아! 내 무의식은 존나 썩었구나.' 입니다.</div> <div>어떤 무의식이 있길래 이런 좃같은 어디 썰에서나 사연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가 나온건지 신기하네요.</div> <div>보통이라면 꿈에서 본 얼굴, 뭐 그동안 만나본 사람들의 얼굴이 아니라 진짜 무의식에서 만들어낸</div> <div>가상의 얼굴들은 기억이 안나는게 보통인데(ex, 꿈 속에서 결혼할때 신부 라든가..) 이번엔 아예 대놓고 눈을 마주치고</div> <div>전체적인 얼굴 인상, 심지어 입었던 옷까지 기억이 나네요.</div> <div>아무튼 좃같았던게 뭔지 아세요?</div> <div>헌팅하고나서도 사랑을 실패하고 심지어 사랑을 실패한 것까지 꿈이었다는게 제일 좃같았습니다!</div> <div>시발.. 아니 도대체 꿈에서도 실패하면 어디서 성공하란거야</div> <div>하 시발</div>
아직도 궁금합니다.그녀의 이름이 무엇이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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