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참 도움이 안되는 사람이 있나봅니다.</p> <p>도움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그냥 제 인생에 방해가 되는 사람이 있네요.. </p> <p><br></p> <p>초등학교 5학년때였나.. 아버지가 나름 임원급으로 일하시던 회사가 급격하게 어려워지면서</p> <p>회사 살려보겠다고 이래저래 하다 집안의 돈좀 까먹고 결국 회사는 망해버린 일이 있었습니다.</p> <p>이참에 아버지는 남은 돈으로 본인 사업을 하겠다고 하셨지만... 어찌된 영문인지</p> <p>집안에 돈이 한푼도 없었네요.. 아버지가 회사 살리시겠다고 같이 일하던 연봉 많이 받던 분들하고 </p> <p>각각 5천~1억씩 모을때 아버지가 8천정도 냈다고 들었는데 그걸 빼고서라도 아버지가 </p> <p>받던 월급이 좀 됐기에.. 그래도 2~3억은 족히 있을거라 생각하셨다는데.. 땡전 한 푼 없더래요.. </p> <p>더군다나 집을 담보로 대출도 있었다네요? 집에 빨간딱지 붇는거 당시 드라마 같은데서 봤었는데</p> <p>진짜로 우리집에 딱지 붙으니까 초등학생의 나이에 인생 종쳤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p> <p><br></p> <p>범인은 엄마였습니다. 어따 돈을 썼는지 제대로 추궁도 하지 못한채 엄마는 아무도 찾지 못하게 갑자기 도망쳤습니다.</p> <p>어린나이에 분노보다는 황당함이 넘쳐 흘렀습니다. </p> <p>아버지가 돈을 못벌어다 준것도 아니고, 술먹고 들어와서 때리는 것도 아니고.. </p> <p>도박을 하는 것도 아니고 집에 있는 저와 동생이 어디가서 사고치고 말썽부리던 것도 아니고.. </p> <p>그 어떤 이유도 모른채 엄마를 잃어버렸습니다. </p> <p><br></p> <p>차라리 외가에 돈을 갔다 줬으면 이해라도 했을 겁니다. 외가에는 가끔 외할머니 선물 사드린거 빼고는 </p> <p>뭐 돈 빌려주고 그런것도 없었다네요.. 외삼촌이 운영하던 속셈학원이 있었는데 </p> <p>그거 망하기 전에 돈좀 빌려달라고 그렇게 사정했는데 매몰차게 거절해서 상처 받았었다고.. </p> <p>암튼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어처구니가 없었죠.. </p> <p><br></p> <p>그렇게 시간이 꽤 지났습니다. 아버지가 인맥관리를 잘하셨는지.. 당시 망했던 회사 사장님이 사업 아이템을 주면서</p> <p>해보라고 시작한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라 적당히 잘먹고 잘 살 정도가 되고.. 저도 대학 졸업하고 취직하고.. </p> <p>그때까지 엄마란 사람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지냈습니다.  </p> <p><br></p> <p>근데 저번달 쯤 아버지가 급하게 찾으시더라구요 간만에 고향 내려갔더니 아버지가 폐인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p> <p>평소 드시지도 않던 술도 드셨고 저 고3때 공부하는데 방해될것 같다고 그 좋아하던 담배도 끊으셨던 분이 </p> <p>담배도 피우시네요.. 사업이 또 망했나 싶었지만 이젠 저도 벌고 동생도 자기 앞가림을 할 수 있을 정도니 </p> <p>괜찮다고 아버지 다독였는데.. 엄마란 사람이 나타났다고 하네요. </p> <p><br></p> <p>당시 바람이 났는데 그놈하고 지방 내려가서 아부지 돈으로 알콩달콩 잘 살았다고 합니다. </p> <p>근데 늘 그렇듯이 결말이 좋을리가 있겠습니까.. 그놈이랑 혼인신고도 안하고 이태껏 살았다고 하네요 </p> <p>애도 둘이나 낳고.. 근데 그놈은 당시 그 돈 도박이랑 술로 다 까먹고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다가 </p> <p>반년 전 쯤?? 자살했다네요. 애는 둘있지.. 돈은 없지.. 우리는 물론이고 친정도 버리고 도망간터라 </p> <p>기댈데가 없었는데 진짜 염치 불구하고 찾아왔었대요. 먹고 살게만 도와달라고 했다는데 일단 돌려 보냈다고 하시네요..</p> <p><br></p> <p>그래도 십몇년 살 부대끼고 살았던 부부였다고.. 저랑 동생의 친모라고 차마 모질게 못대했다고 했는데 </p> <p>저한테는 이미 죽은여자니까 신경쓰지 말라고 아부지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말씀 드렸네요..  </p> <p>그 얘기한지가 2주 전이었는데... 이 엄마라는 사람이 오늘 회사로 찾아왔네요</p> <p>그것도 타이밍 좋게 연차쓴 여자친구가 점심 같이 먹겠다고 온... 하필 오늘 회사로 찾아왔네요</p> <p>회사 앞에서 딱 마주쳤습니다. 한 편의 막장드라마네요.. </p> <p>여자친구한테는 엄마 도망갔다고 말하기 뭐해서 그냥 죽었다고 했거든요.. </p> <p>죽었다는 사람이 눈 앞에 멀쩡하게 나타나서 엄마인척하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여자친구 보기가 너무도 무서웠습니다.</p> <p><br></p> <p>회사 앞인지라 성질대로 소리도 못치고.. 조용히 보낼라고 했는데.. 아주 드러누울 기세라 </p> <p>일단 식당으로 데려갔습니다. 거기서 아주 엄마 노릇을 할라고 하네요.. </p> <p>제가 어릴때 유난히 많이 울었네~ 동네 또래 여자애들 꽁무니 졸졸 따라녔네~ 하면서.. 본인은 기억도 못하는 과거사 들먹이며..</p> <p>그리고는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했고 보고 싶지도 않은 배다른 동생들 얘기 꺼내면서 </p> <p>그래도 동생인데 얘들이랑 같이 살게 용돈이라도 좀 달라고 하는데.. </p> <p>식당서 숟가락 집어 던지고 여자친구 끌고 나왔네요.. </p> <p><br></p> <p>여자친고 밥도 제대로 못먹이고 회사로 돌아오고나서는.. 일이 손에 하나도 안잡히네요.. </p> <p>여자친구는 이따 우리집 찾아오겠다고 하는데.. 괜시리 미안하고... </p> <p>앞으로 인생이 꼬일거 생각하니 막막하네요.. </p> <p>회사까지도 무턱대고 찾아오는 사람인데.. 앞으로 뭘 더 어떻게 인생을 가로막을지.. </p> <p>죽겠네요 진짜...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