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div> <div><br></div> <div><br></div> <div>본인은 감기한번 제대로 걸려본 적 없고 배탈한번 나본 적 없는 신체 건강한 남자임.</div> <div><br></div> <div>항상 건강을 자만했던 탓인지 올해 검진에서 갑상선 암 판정을 받음.</div> <div><br></div> <div><br></div> <div>멘탈이 살짝 부서질뻔 했지만 갑상선 암은 착한 암이라고도 하고.. 2006년 이전에 든 보험도 있어서 돈도 받을 수 있고</div> <div><br></div> <div>평생 약 하나씩 먹으면서 살지 뭐.. 하는 마음에 그럭저럭 위안을 삼고 있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일단 수술은 진행해야 했기에 수술 전 검사를 진행했음.</div> <div><br></div> <div><br></div> <div>이번주 월요일... 병원에서 전화가 옴.</div> <div><br></div> <div>"환자분 임파선 쪽 전이가 있으시네요.."</div> <div><br></div> <div>뭐 예상했던 바라서 "네.. 그럼 수술해야죠 뭐.." 하고 마음을 잘 추스렸음.</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나서 하는 소리가..</div> <div><br></div> <div>"환자분.. 그리고.. 혈액검사를 했는데 hiv 2가지 검사중 하나가 양성반응이 나와서 확진검사 의뢰했습니다."</div> <div><br></div> <div>라고 하였음.</div> <div><br></div> <div><br></div> <div>hiv가 뭐지? 라고 생각하면서 전화받으면서 컴퓨터로 찾아봄.</div> <div><br></div> <div>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로 AIDS를 유발하는 바이러스라고 나옴.</div> <div><br></div> <div><br></div> <div>머리속에 물음표가 백만개씩 뜨면서 "그게.. 제가 왜요?" 라고 되물었음.</div> <div><br></div> <div>의사는 자기도 잘 모르겠고 일단 그렇게 나왔고 결과가 나오면 말해준다고, 그 결과에 따라서 수술 일정 조절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끊음.</div> <div><br></div> <div><br></div> <div>본인은 게임 좋아하는 평범한 남성으로 성욕이야 넘치도록 있지만 돈주고 하는 행위를 극혐하며 손양의 위로를 즐겨하는 사람임..</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런데.. hiv라니???</div> <div><br></div> <div><br></div> <div>원체 멘탈이 강한 편이라 회사에서도 친구들사이에서도 대단한 멘탈의 소유자라고 듣는 본인이지만 </div> <div><br></div> <div>이건 도무지 감당이 되지 않았음;;</div> <div><br></div> <div><br></div> <div>그때부터 어마어마한 구글링을 시작했음. 부서지기 시작한 멘탈을 잡아야 하는데 일단 많은 정보가 필요했음.</div> <div><br></div> <div><br></div> <div>약국에서 FDA에서 승인된 hiv 검사 키트인 오라 퀵 어드밴스라는 제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바로 약국으로 뛰어가서</div> <div><br></div> <div>오라 퀵을 구매함. (4만원임;;)</div> <div><br></div> <div><br></div> <div>유튜브에 사용법이 나오는데 구강 점막을 훑은 후 약품에 담아두면 임신 테스터기 처럼 음성일 경우 한줄, 양성일 경우 두줄이 표시가 됨.</div> <div><br></div> <div><br></div> <div>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입술 안쪽을 훑고 터져가는 심장을 붙잡으면 테스터기를 보고 있었음.</div> <div><br></div> <div>20분뒤 결과는 음성..</div> <div><br></div> <div><br></div> <div>그걸 보고 그래.. 감염 의심되는 행동자체가 없는데 그럴리가 없다. 라고 생각하고 안심을 해야지 라고 생각했지만,</div> <div><br></div> <div>약 3시간 뒤쯤에... 다시 겉잡을 수 없는 불안감이 찾아옴.</div> <div><br></div> <div>오라 퀵도 위음성(양성이나 음성으로 표기되는 일) 확률이 생각보다 높아서 만약 내가 그 운 안 좋은 케이스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에..</div> <div><br></div> <div><br></div> <div>근 1주일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음. 식욕은 당연히도 없고...</div> <div><br></div> <div>5일동안 몸무게가 2kg가 빠질정도..</div> <div><br></div> <div><br></div> <div>회사에서 일을 하지만 일 하는게 하는게 아니고.. 구글링에 hiv, hiv 위양성, hiv 위음성 이렇게 검색해놓고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만</div> <div><br></div> <div>습득하면서 계속 불안함 속에 살고 있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이게 사는게 사는게 아닌 느낌..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예상이 될지 모르겠으나 생지옥에 사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싶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한 수요일쯤 되서는 양성이면 어떻게 죽어야 하나까지 고민함.</div> <div><br></div> <div><br></div> <div>자살하는 사람들 보면서 그렇게 힘든일이 있는건가? 하고 쉽게 생각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div> <div><br></div> <div>어떻게 죽어야 가급적 가족이고 남들에게 피해가 안갈까 고민하고 있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한국에이즈 퇴치연맹,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병원, 보건소, 약국 가리지 않고 전화하며 감염여부에 대해 닥치는대로 물어본 것 같음.</div> <div><br></div> <div><br></div> <div>뭐 그래봐야 불안감이 없어지진 않았지만...</div> <div><br></div> <div><br></div> <div>한 1주일동안 그 상태가 계속 지속됐음.</div> <div><br></div> <div>아무일도 아닐꺼야 라고 잠깐 생각하고 만약 양성이면 어쩌지.. 어디서 감염이 된거지.. 의심가는 게 없는데 병원에서 바늘을 잘못 쓴건 아닐까?</div> <div><br></div> <div>라고 생각하고, 회사 그만두고 여행이나 가서 세상 돌아보고 죽어야겠다.. 이 생각만 지속적으로 반복이 됨.</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목요일..</div> <div><br></div> <div>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서 일단 12시에 회사를 나와서 보건소를 감.</div> <div><br></div> <div><br></div> <div>보건소쪽에도 연락을 했었는데 아마 오라 퀵에서 음성이면 음성일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를 해서</div> <div><br></div> <div>그래도 불안하면 한번 와서 검사해보라고 함. </div> <div><br></div> <div><br></div> <div>요즘 서울 보건소에서는 신속검사라고 하여 피 한방울을 이용해 20분정도면 검사가 되는 키트로 검사를 진행할 수 있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공짜임)</span></div> <div><br></div> <div><br></div> <div>12시 40분쯤 보건소를 도착하니 1시부터 시작이라 하여 세상에서 두번째로 긴 20분을 보건소 근처를 서성거리며 보냈음.</div> <div><br></div> <div>하늘을 바라보며 별별 생각을 다 한 거 같음.</div> <div><br></div> <div><br></div> <div>1시 맞춰서 보건소 들어가니 이미 통화가 됐던 분이라서 그런가 반갑게 맞이해주셨음.</div> <div><br></div> <div>인사하고 키트에 사용할 피를 한방울 뽑으려고 손가락을 바늘로 찔렀는데 긴장탓에 손에 땀이 워낙 많이 나서 쉽게 할 수가 없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보통 중지 손가락만 사용하면 되는데 땀 때문에 안되서 약지까지 써서 피를 한방울 떨어트림.</div> <div><br></div> <div>그리고 20분정도 이따가 전화를 하던가 아니면 다시 오라고 함.</div> <div><br></div> <div><br></div> <div>20분뒤에 오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와 세상에서 가장 긴 20분을 버텼음.</div> <div><br></div> <div>하늘이 노랗고 어지럽고 토할거 같고...</div> <div><br></div> <div><br></div> <div>숨도 제대로 못 쉬고 20분이 지나 보건소로 가니 밝게 웃으면서 음성이라고 함.</div> <div><br></div> <div><br></div> <div>다리에 힘이 풀려 바로 나가지도 못하고 보건소에서 얼굴 감싸쥐고 한 5분정도 있었던 거 같음.</div> <div><br></div> <div><br></div> <div>밖에 나오니 하늘이 왜 그렇게 파란지.. 그리고 왜 그렇게 배가 고픈지..</div> <div><br></div> <div><br></div> <div>근처 밥집에가서 폭풍 식사를 하고 집에와서 1주일동안 못잤던 잠 몰아서 잠.</div> <div><br></div> <div><br></div> <div>사실 아직 혈액검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오라 퀵, 보건소 검사까지 음성으로 나온 이상 병원에서도 거의 음성이라고 얘기를 해주어</div> <div><br></div> <div>그나마 주말은 편한 마음으로 보내고 있음.</div> <div><br></div> <div><br></div> <div>차라리 갑상선 암만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건지.. </div> <div><br></div> <div>내 생애 가장 긴 1주일, 그리고 철저하게 멘탈이 박살났던 1주일이었음.</div> <div><br></div> <div><br></div> <div>하아... 지나간 1주일 생각하니 눈물이 살짝 나는거 같기도함...</div> <div><br></div> <div><br></div> <div>진짜 다들 몸 조심하고 살았으면 좋겠음...ㅠㅠ</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