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나는 서울 사람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젊었을 때 돈 버시려고 상경하셨다고 한다.</div> <div> </div> <div>부모님도 모두 아주 어릴 때 서울로 와서 자라셨고, 나는 서울에서 지금 2n년간 살고 있다.</div> <div> </div> <div>이 지역을 벗어나 본 적도 없다. </div> <div> </div> <div>평생 서울에서만 살고 있다 보니 난 대학생 때까지 단 한번도 서울이나 경기도 사람 말고는</div> <div> </div> <div>본적이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보는 지역 감정도 먼 얘기처럼 느껴졌다. </div> <div> </div> <div>매우 멀리 떨어진 이야기들로.</div> <div> </div> <div>대학교 때, 한 단체에 들면서 그 이야기가 가깝게 다가왔다.</div> <div> </div> <div>동호회였던 그 단체에는 대구 부산애들이 많았다. 무슨 동호회인지 말은 못하겠지만.</div> <div> </div> <div>난 그 동호회에서 첫 날 여자애들이 앞담을 하는 것을 보았다. 앞담의 내용은 대강 이랬다.</div> <div> </div> <div>' 서울 사람들은 믿지 말랬다. 잘 등쳐먹는 다더라.</div> <div> 저 말하는거 봐라. 엄청 느끼하고 소름끼친다.</div> <div> 딱 봐도 말투 보니까 가식이다.'</div> <div> </div> <div>내가 그 조의 유일한 서울 출신이여서 였을까. 내 말투로 한참 욕하던 애들중에 하나는 </div> <div> </div> <div>나한테 와서 자신이 사는 부산이 얼마나 발전된 곳인지 열변을 토하며 </div> <div> </div> <div>서울 와봤지만 별거 없더라, 부산이 얼마나 좋은지 아느냐 묻기 시작했다. </div> <div> </div> <div>부산에 가본적도 없는 나는 가본적이 없다고 대답했는데 그게 심기를 거슬렀는지 </div> <div> </div> <div>더 본격적으로 '서울 말투'를 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서울 사람'에 대한 욕으로 발전했다.</div> <div> </div> <div>사실 난 그때까지 서울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그냥 서울은 서울이고, 내가 태어난 곳이고</div> <div> </div> <div>그냥 내가 자란 곳일 뿐이지, 서울에 대한 사랑이라든지 소속감이라든지 그런 마음은 없었다.</div> <div> </div> <div>내가 태어난 지역이 '서울'이라는 이유로 받아본 냉대는 이상했다. </div> <div> </div> <div>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받아본 냉대는 지금도 마음의 상처다.</div> <div> </div> <div>그 동호회에서 나오고 나서도 난 아직도 대구 부산 사람이 무섭다.</div> <div> </div> <div>지금도 지역감정은 이렇게 생기는 건가 싶으면서 자괴감이 들지만, 무섭다.</div> <div> </div> <div>이제는 대구 부산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안다. 그때 그 여자애들이 상경한지 얼마 되지 않아</div> <div> </div> <div>내가 자기들을 무시할거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div> <div> </div> <div>이해를 해보기도 했다. </div> <div> </div> <div>하지만 몇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대구 부산쪽 사람들을 보면 경계심이 든다. </div> <div> </div> <div>지역감정이라는 것은 이렇게 재생산 되는 것일까. </div> <div> </div> <div>그런 사람이 되고싶지 않다. 인지하고 고쳐나가야 겠지만, 아직은 좀 상처가 큰 모양이다.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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