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크리스마스가 되기 몇 일 전부터 스키장에 가자고 하는 친구가 있었어요.</div> <div>대학 오면서 친해졌어요. 그 와중에 우여곡절이 참 많았지만, 저는 한 번 친해지면 정나미 떨어질 때 까진 꽉 붙잡고 최선을 다하자 주의인데 참....</div> <div>제가 잘못했다는 말을 들은게 머릿속에 지금 계속 울리는데 이 친구한테 제가 무슨 잘못을 한건지 모르겠어요.</div> <div> </div> <div>광주광역시에서 경기도로 가는 원정이었어요. 그래서 "꼼꼼히 계획을 짜자 우린 차도 없고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잠 잘 곳이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서로 길찾는데 소질도 없고 초행이라 자신이 없었거든요. 제가 다 짜놓은 계획을 보더니 다른 방법이 있을거야 이것보다 더 싸게 갈 수 있데 라는거에요. 그래서 믿고 맡겼어요. 그리고 ㅋㅋㅋ..</div> <div>크리스마스 몇일 남기고 하는 말이 "그냥 가서 어떻게든 되겠지" 이러는거에요..</div> <div>사실 몇일 전에 계획이라고 말하는게 어떻게든 되겠지 할 때 화났었어요. 얘는 여태 내가 열심히 계획한 걸 팽 던지고 대책없이 내뱉는 말이. 나를 뭘로 보는건가 싶은거에요. 일일이 따지기도 시기가 애매하고 최대한 원만하게 기분좋게 가려고 알겠다고 하고 길을 따로 알아뒀어요. 정말 길 잃어버리면 답이 없으니까....</div> <div> </div> <div>여튼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었고 아침 5시30분에 만나기로 약속하고 약속장소에 갔어요. 첫차 타고 가는게 여유롭고 이것저것 보기 좋을 것 같아서요. 만약 길을 잃더라도 일찍 가면 좀 더 상황이 나으니까 배려차원에서 그렇게 약속을 잡았어요. 그런데 전화를 하니까 일어난 거에요. 것도 제가 혹시 설마 하면서 전화했거든요. 약속시간 딱 되서 전화하니까 지금 깼다고 나간다고..(하.. 이때부터 화를 냈어야 했는데)아침부터 잔소리 하고싶지 않아서 빨리 나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전 새벽에 한시간이나 서서 그 친구를 기다렸어요. 한시간 정도 후에 오고 정말 화가 나서 때리고 싶었는데 온몸이 얼어서 안움직이는 거에요. 그래도 버스 빨리 타야하니까 터미널까지 택시 타고 가자고 했어요. 너무 춥기도 했고 따뜻하게 챙겨 입었는데 정말 얼어 죽을 것 같아서 사고가 안되는 거에요. 머리가 딩..하니 가야한다 밖에 생각이 안나고..ㅋㅋㅋ 여튼 고속버스 터미널에 그렇게 도착했어요.</div> <div> </div> <div>택시 타고 고속버스 가니까 차는 두시간 후에 온다 하고.. 근데 여기서 또 가관인게 친구 왈. 이럴 줄 알았으면 알아보고 올껄, 좀 더 잘껄. 이러는 거에요..ㅎㅎ. 내가 알아본 것들 싹 다 무시하고 무계획으로 오자고 한게 누군데. 약속시간 늦어서 차 놓친건 어떻게 하고. 싶은거에요. 밥 안먹었다 그래서 애 밥먹이고 커피 마시면서 두시간 뻐겼어요. 차를 타는데 저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걸 못해서 아예 밤을 세우고 준비 단단히 했어요. 그렇게 갔기 때문에 너무 졸려서 잔다고 하고 전 버스에서 잤고 그 친구는 군대 간 남자친구 전화 기다린다면서 기다리다가 도착하니까 깨우더라구요.</div> <div> </div> <div>여차저차 갈아타고 타고 해서 스키장 까지 갔어요. 근데 스키장에 분명 고등학교 때 타봤다고 말해놓고 와서 하는 말이 못타. 이걸 어떻게 내려가.</div> <div>늦게 스키장에 도착해서 3시간 짜리 끊었는데 2시간여를 스키 중급자 코스 위에서 있었어요. 119 부를거야. 절대로 못내려가. 왜 중급자로 온거야. 라고 하는데...레프트인가.. 타고 결국 내려왔어요. 그리고 눈 정리하는 동안 모닥불 앞 의자에 앉히고..진짜.. 백번 양보해서 그래 내가 길을 잘못 가르쳐줬네 초급자부터 갈껄 그래 우리 초급자 코스 가자. 여기 온거 아깝잖아 한번이라도 타야지 구슬렀어요. 근데 춥게 입고 온 자기를 이해해 달라고 너 줄테니까 타고 오라고 나를 굳이 데리고 가야겠냐고 하는거에요...</div> <div> </div> <div>그 순간 정말 이 애가 크리스마스에 할 일은 없고 만만한 나 끌고와서 이짓거리를 하는 건가 얘는 나를 뭘로 생각하는건가 싶은거에요. 십몇만원 들여가면서 내가 얘랑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있어야 되나 순간 눈물이 나고... 그 돈 벌려면 정말 최저시급에서 십몇만원 쉬운게 아니잖아요. 저는 여차 수틀리면 그 애처럼 아빠 카드 긁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위에 적은 내 화를 이야기 하니까 니가 지금 신경질 나서 그런거라고 추워하는 나를 이해 못해주냐고 하는거에요. 꼭 자기가 가야겠냐고. 허허...참 어이가 털려서 준비 똑바로 못해온게 제 탓은 아니잖아요. 위에 있는 두시간 사이에 체온 조절하라고 옷도 바꿔 입히고 앉혀 놨더니.. 그 친구가 물에 빠진 사람 구하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사람 같았어요. 진짜...</div> <div> </div> <div>그 뒤로 나이 먹을 만큼 먹어서 이런식으로 화내냐고, 너가 이러면 나중에 득 될게 있을 거 같냐고 하는거에요. 같이 보내자고 한 친구 있는데 그 나 편하고 좋은 애 약속 미뤄가면서 내가 뼈빠지게 알바한 돈 써가면서 잠도 안자고 아침에 부지런하게 가려고 한 노력을 그 애는 한마디로 묵살시켰어요.</div> <div>그 뒤로 제가 상처 입을 만한 말을 내뱉길래 더 이상 듣고싶지 않아서 말 없이 장비 반납하고 짐 돌려주고 나왔어요.</div> <div> </div> <div>제가 계속 대답 안하니까 말 안하고 뒤로 졸졸 따라오더라구요. 여자애라 저녁 쯤이라도 해가 빨리 져서 집까지는 데려다 줘야 겠다 싶어서 보폭을 조절하면서 인도 없는 아스팔트를 걸었어요. 그런데 얼마 안가서 앞질러서 가더라구요. 그리고 곧 사라졌어요.</div> <div> </div> <div>저는 진짜 머리가 띵할 정도로 혈압이 올라서 아는 지인이랑 전화하면서 버스 정류장 찾고 길 찾아 헤맸어요. 택시 버스 번갈아 타면서 헤매고 한 밤 12시 까지 한참 서울을 헤메이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막차 전 버스를 겨우 탈 수 있었어요. 그 동안 저는 길 물으면서 지인한테 네비 받느라 계속 전화를 했었는데 스키장에서 싸운 그 친구가 저랑 헤어지고 문자가 왔더라구요. 이렇게 놔두면 자기 어떻게 하라고.. 따지는 문자. 그거 보고 완전 정 뗐어요. 얘는 내가 말을 한다고 들을 인간이 아니구나 전혀 내 상황을 생각해 주지 않는구나. 얘는 자기 때문에 이루어진 과정, 내 속상한 마음은 싹 무시하고 결말이 중요했던 거에요. 자기 앞에 닥친 상황이..ㅋㅋ...</div> <div> </div> <div>이게 올해 크리스마스에요. 얘가 정말 제 친구가 맞는지 의심되요. 아니 이제 친구하긴 글른 것 같아요. 차단하고나니 맘이 좀 편하네요. 저 잘한거 맞죠.</div>
고게에 써야 했나 ..그래도 게시판 맞는거 맞죠..
날이 밝아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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