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난 아들과 이제 13개월 좀 넘긴 딸을 가진 아빠입니다. <div><br /></div> <div>날씨가 따스해서 나들이는 나가고 싶은데 미세먼지때문에 바깥공기는 꺼려지고...</div> <div>해서 평소와 다름없이 마트엘 마실갔습니다.;;</div> <div><br /></div> <div>잠시 아이쇼핑 겸 해서 마트 안을 헤집고 다녔죠.</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울 딸은 오빠를 보고 자란 탓인지 인형들보단 또봇을 향해 삿대질 + 언성높이기 콤보로 달려드네요.</span></div> <div><br /></div> <div>"오늘은 구경만 하는 날이야" 하고 아들을 끄집어내다시피 데리고 나와 푸드코트로 갔습니다.<br /></div> <div><br /></div> <div>두 아이와 함께 식사를 마칠 때 쯤이면 어느새 피로감이 들이닥칩니다. 카페인 그득한 커피 한 잔이 눈앞에 어른거립니다.</div> <div><br /></div> <div>그때 아내가 어찌 생각해냈는지 아들에게 마트 한켠에 있는 아이들 놀이공간(블럭놀이도 할 수 있고 아이들 맡아주는 곳)을 추천하네요.</div> <div>처음에는 약간 내키지 않는 듯 하더니 입구에서 구석구석 보이는 LEGO라든가 장난감들을 보여주자 군말 없이 들어갑니다.</div> <div><br /></div> <div>값을 내고는 휘리릭~ 돌아나왔죠.</div> <div>그때부터 한 시간의 평화와 휴식이 기다립니다.</div> <div><br /></div> <div>애 둘 키우는 분들은 아시죠. 아이 하나 보는 건 일도 아닙니다.ㅋ</div> <div>게다가 둘째가 잠이 들었어요! 이건 신이 주신 기회입니다.</div> <div><br /></div> <div>조그마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나눠마시며 오붓이 이야기를 나눕니다. 잠 든 둘째는 제 품에 안겨있고 말이죠.</div> <div><br /></div> <div>시간이 다 되어 1시간에 칼같이 맞춰 그곳으로 갔습니다.</div> <div><br /></div> <div>"ㅂㄱㅁ이 찾으러 왔는데요." 라고 말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div> <div>직원도 주위를 둘러봅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안보입니다. 아들이 안보이네요.</div> <div><br /></div> <div>'화장실에 갔나?' 문득 생각이 납니다.</div> <div>"화장실에 갔나?" 직원이 말합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신발장에 신발이 그대롭니다!</div> <div><br /></div> <div>직원과 울 아내는 다시금 놀이공간 안을 둘러봅니다만. 딱히 사각지대도 없고 그냥 안보입니다.</div> <div><br /></div> <div>"일단 여기 좀 찾아보고 있어." 아내에게 언질하고는 나와서 아까 그 푸드코트로 갔습니다.</div> <div><br /></div> <div>하지만 보이질 않네요. 평화로이 맛있게 냠냠 먹는 사람들만 아른거립니다.</div> <div><br /></div> <div>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div> <div>'언제 나온 거지?, 엄마아빠 찾아 나왔다면 안보인다고 울텐데?, 혼자 나온건가?, 아니면 어쩌지?, 혹시 누가 고객센터로 데려갔나?, 근데 누가?'</div> <div>머릿속이 새하얘집니다.</div> <div><br /></div> <div>일단 놀이공간쪽으로 돌아가보기로 합니다. 등에선 식은땀이 흘러내립니다.</div> <div><br /></div> <div>'안녕하십니까. ㅇㅇㅇㅇ 고객센터.....'</div> <div><br /></div> <div>지나쳐가는 천장의 조그만 스피커에서 뭔가 흘러나옵니다.</div> <div>다시 두세 발걸음 되돌아가서 스피커에 귀를 기울였습니다.</div> <div><br /></div> <div>'... 안내말씀 드립니다. 어린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5살 가량의 남자 아이로, 파란색 티셔츠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습니다."</div> <div>우리 아들입니다. 순간 약간의 안도감이 찾아옵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계속 귀를 기울였습니다.</div> <div>"아이 이름은 ㅂㅁㄱ. 5살 ㅂㅁㄱ 어린이 보호자분께서는 1층 안내센터로 와 주시기 바랍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이름의 어순이 바뀌었지만 우리 아들이 확실했습니다. 순간적으로 약간의 미소가 띄어질 만큼 안도감과 함께 화가 났습니다.</div> <div>어떻게 일을 하고 있었길래 아이가 무방비 상태로 공간을 빠져나가도록 했을까....</div> <div>직원에게 당장이고 따지고 싶었지만 아이를 만나는 게 우선입니다.</div> <div><br /></div> <div>놀이공간으로 달려가 아내와 공간 담당자에게 안내센터에 아이가 있다고 전하고는 바로 뒤돌아 달렸습니다.</div> <div>담당자가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리네요. 여자분이었지만 달리는 속도를 맞춰줄 마음의 여유는 아직 없었습니다.</div> <div><br /></div> <div>그곳에서부터 안내센터까지는 꽤나 멉니다. 전속력으로 달려도 5분 정도 달려야 합니다.</div> <div><br /></div> <div>그래서인지 도착하기 조금 전 아이를 안고 이쪽으로 향해 오는 직원분과 마주쳤습니다.</div> <div>아이 등에 이름표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놀이공간에 데려가면 되지 않을까... 해서 안고 오셨답니다. (근데 이름은 왜 틀리게 방송했는지...쩝;)</div> <div><br /></div> <div>길 잃었던 아이를 품에 안으면 울컥합니다. 아이는 이미 진정되었음에도 제가 더 떨립니다.</div> <div>그래도 아이가 울지 않아서 눈물은 참을 수 있었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놀이공간 담당자분에게 사과받고, 어떻게 아이가 나가게 되었는지 CCTV를 확인하면 전화로 알려주시라.. 하고 나왔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br /></div> <div>나오는 중에 다시 푸드코트를 지나는데,</div> <div>"저 사람이야 저 아저씨가 나 데려다줬어!"</div> <div>처음 아이를 안내센터에 데려다준 직원을 만났습니다.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div> <div><br /></div> <div>놀이공간에서 조금 나와 푸드코트에 다다른 통로 코너에 서서 울고 있더랍니다. 바로 그 자리라면 처음 밥먹던 자리가 보이는데,</div> <div>엄마아빠동생이 모두 사라진거죠...</div> <div><br /></div> <div>밤에 아이가 잘 때 아내가 물었답니다. </div> <div>"거기서는 어떻게 나왔니? 문이 열려있었어?"</div> <div><span style="font-size: 9pt; line-height: 1.5">(고개 절레절레)</span></div> <div>"계속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서~ 기계를 밟고 영차, 영차 해서 슝~ 넘어갔어"</div> <div><br /></div> <div>"무슨 기계? 레고상자같은거야?"... "아니~ 그냥 기계"</div> <div><br /></div> <div><br /></div> <div>CCTV를 확인한 담당자에게 듣기로도, 원래 문이 닫히면 보통 높아서 못나가는데, 뭔가를 밟고 담장넘듯이 넘어갔다더군요....</div> <div><br /></div> <div>날다람쥐가 따로 없습니다..... ㅡㅡ; 이런 일이 처음이어서 자신도 경황이 없었다고 다시 한 번 사과하더군요.</div> <div><br /></div> <div>아내 핸드폰에 부재중 통화(안내센터로 보임)도 찍히긴 했는데,</div> <div>우리가 이미 아이를 잃어버린 걸 인지한 것보다도 늦은, 제가 안내방송을 들을 즈음인 것으로 봐서는</div> <div><br /></div> <div><br /></div> <div>40분 정도를 버티다가 어디로 나갈까 탐색을 하고 경계(?)가 허술해진 틈을 타 넘어나온 것 같습니다.....;;;;;;;</div> <div><br /></div> <div><br /></div> <div>....</div> <div><br /></div> <div><br /></div> <div>어찌하다 보니 일기가 되어버렸네요. 쩝...</div> <div><br /></div> <div>정말 <b>보호자</b>가 된다는 것은 엄청난 책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div> <div><br /></div> <div>10분 가량의 혼돈이었지만 체감되는 그 무게감과 절박함은 다시 느끼기 싫은 감정이었거든요...</div> <div><br /></div> <div>이 땅의 모든 부모님들 고생 많으십니다. ㅠㅠ</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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