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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abinogi_150431
    작성자 : 로체샤르
    추천 : 5
    조회수 : 579
    IP : 39.119.***.186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8/07/15 20:03:31
    http://todayhumor.com/?mabinogi_150431 모바일
    만우절에 받은 리퀘 죽지도 않고 지금 기어들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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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하...Hㅏ........
    오랜만입니다 마게 여러분
    여전히 저는 권태기였고 여전히 글을 쓸 수 없었으며....
    이것은 저의 최선이었음을 밝힙니다......ㄸㄹㄹ

    아니 사실 어떻게든 우격다짐으로 써보려고 쓰다가 말다가 쓰다가 말다가 하는데 그래도 도저히 완성이 안 되대요
    완성까지 하려면 내년 만우절에 돌아오게 생겼길래 이쯤에서 멈추고 올리러 왔습니다
    어떻게든 써보겠다고 더 버텨봐야 어차피 제가 더이상 글을 쓸 수 없다는건 자명한 사실이 되어버렸기 때문에 크흡...
    오래 기다리게 해드렸는데 완성도 안 되어서 죄송합니다(그랜절)










     밀레시안은 알 수 없는 종족이다. 에린에의 첫 출현에서부터 죽지 않고 계속되는 삶도, 사고방식도, 그들은 우리와 아주 많이 달랐고 그것은 에린의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사실이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 끝없는 마족의 공세에도 겁먹지 않고 맞서며, 열흘을 내리 제자리에서 멍하게 서 있기도 한다. 보통 사람이 그랬다면 분명 머리 옆에서 손가락이 수백번은 더 빙글빙글 돌아갔을 터였다. 그러나 밀레시안은 그 어떤 미친 짓이라도 가능한 종족이다. 그러니 무로 또한 눈 앞에 뜬금없이 들이밀어진 것을 보고 당황하지 않을 수 있어야 했다.

     물론 그럴 수 없었다.

     아버지, 세상에 이런 미친 인간도 다 있으시냐…? 날 보고 있다면 답을 알려주라

    무로를 당황시킨 그 밀레시안은 태연한 얼굴로 물었다. 흠, 마신의 옷 같은건 취급 안 하는 건가요? 당연히 그런 걸 취급할 리가 없었기 때문에, 무로는 고민했다. 밀레시안이 굳이 나한테 오셔서 이렇게 묻는 걸 보니 그렇게 주장할만한 뭔가를 갖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이걸 어째야 하시는 거냐…? 나는 그냥 케오 섬 장사꾼이실 뿐이다… 포션 잘 팔리면 저녁밥 맛있는거 사먹는 정도로만 팔고 있으셨는데 오늘 저녁밥은 대체 뭘 먹으려고 황망한 그의 표정을 보고 밀레시안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귀찮지만 좀 더 전문가를 찾아가야겠네요. 누가 있더라? 무로가 정신을 다시 잡아왔을 때(그러니까 진실여부 관계없이 저걸 잡으면 일확천금을 건져서 형제들 중 최고의 거상이 될 수도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쯤)에는 밀레시안은 이미 떠난 뒤였다. 그제야 무로는 탄식했다. 저게 다른 형제한테 가시면 안 되는 거였다! 티로 녀석 던전 장사 말아먹었다고 했을 때 얼마나 기쁘셨는데! 그 녀석한테 또 희귀한 물건이 들어가시면 안 되는데!

     사실 그 밀레시안은 무로를 만나기 전 피해자를 하나 더 만들고 온 길이었다. 그녀는 밀레시안을 보고 반기던 아르의 눈 앞에 키홀의 로브를 들이민 채 다짜고짜 물었다. 이거 진짠가요? …네…? 아르는 정령이니까 알 거 아녜요. …네에…? 아, 모르나보네. …밀레시안 씨, 진심으로 여쭤보는데 제가 그런 걸 알 것 같으세요…? 알 것 같아서 왔죠.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 번 봐주기나 해주세요. 마족의 기운이라거나, 그런 거라도 좀 남아있을 지 모르니까. 뻔뻔하게 들이미는 밀레시안의 손에 떠밀려 아르는 얼떨결에 로브를 받아들었다. 대강 보기에는 그저 까만 옷 뭉치였지만 키홀의 옷이라고 하니 어쩐지 마족의 느낌이 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로브를 받아들자마자 열렬하게 꽂혀오는 밀레시안의 시선이었다. 스토킹 꽤나 해봤을 법한 프로 스토커의 눈이었다. 찐덕하게 온 몸으로 찰싹 달라붙어서 오늘은 꼭 옷을 벗기고 만다는 집념으로 붙잡고 매달린 듯한. 아르는 그 시선이 뭔지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고, 몹시 부담스러웠다. 어쩌지 이 범죄자…아니 밀레시안을. 잠시 고민하던 아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는 그저 물의 정령일 뿐이에요, 밀레시안 씨… 그리고 로브는 가차없이 회수당했다. 넵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십쇼. 아르는 휑 가버리는 밀레시안의 등 뒤를 바라보며 진심으로 안도했다. 아무리 밀레시안이라지만 저게 진짜라고는 절대 믿고싶지 않은걸요 설마 마족의 신이 그런 추잡스러운 꼴을 당했으리라고는

     밀레시안의 1.5번째 피해자도 있기는 한데, 아마 그녀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르가 멘붕에 빠진 덕분에 그녀를 찾아가야 했던 다른 밀레시안은 용건을 전혀 해결하지 못한 채 돌아와야 했다. 사실 그 용건도 충분히 왜곡이 가해지긴 했지만. 아르 씨, 제발 정신 차리시고 이것 좀 들어보세요. 제가 그 짝퉁 음유시인보다는 낫다니까요? 그러니까 잠깐만, 잠깐이면 돼요. 제가 작곡한 것 좀 들어보세요. 아르 씨? 여보세요? …아르 씨? 저 스토커 아니에요? 저기, 저는 돌도 던진 적 없는데요? 아르 씨 뒤만 쫓아다니는 것도 요새는 안 했…아니 저도 좀 한 찐득 하긴 하지만 아르 씨가 싫다고 하신다면 저는 정말로 그만둘 자신이 있다니까요? 어, 세상에 저처럼 순수하고 선량한 밀레시안이 어디 있다고 그러십니까. 아르 씨 너무하시네요 정말. 저 밀레시안입니다 밀레시안! 에린에서 가장 선한 종족이요! 누구처럼 하루 종일 빤히 쳐다보고 있다거나, 콧김 뜨끈하게 뿜어가면서 옷자락을 들춰보고 싶어한다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구요?! 못 믿겠다는 눈빛이신데 저한테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세 번째 피해자는 다시 고블린 상인이었다. 무로가 걱정한 대로, 그녀는 다른 고블린 형제를 찾아간 것이다. 무로보다는 좀 더 머리가 빠릿빠릿하게 돌아가고, 말도 좀 잘 하고, 그나마 밀레시안과 마신에 대해서 좀 대화해 본 적 있는 누군가였다. 마신의 옷을 취급하는지는 별개로 치고. 밀레시안의 예측대로 그는 조금 더 나은 반응을 보여주긴 했다. 조-금.

     그대, 인간의 용사여… 에린 최고, 최초의 마족 상인에게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른 마족 상인 녀석들은 전부 제 짝퉁이고 제가 바로 원조입니다. 예? …크크, 글라스 기브넨의 뼈라면 취급합니다만
    아, 농담이 아니라구요?
    …?????!?!?

    고블린은 뻐끔거렸다. 아니, 에린 최고의 상인이라면서 이 정도도 감정 못 해줘요? 밀레시안…아니, 진상 손님이 입을 비죽거렸다. …저기, 보십쇼 손님. 세상 어디에서 그런 걸 감정해준다는 겁니까? 마신, 마족. 둘 다 마 자 돌림인데 같은 성씨면 감정해줄 수도 있는거 아니에요? 어쨌거나 마족이잖아요?
     무논리가 미스릴 갑옷 수준인 진상이었다. 얼굴에 금도금을 다섯 겹쯤 바른건지 뻔뻔함으로 에린을 정복할 기세다. 본능적으로 고로는 지금 이 고객이 만만찮은 강적임을 직감했다. 손님, 저는 인간의 세계에서 자랐습니다만? 그런 건 거울 보고 얘기하세요. 그리고 사실 제 알 바 아니잖아요 그런건?
     …상상 이상의 진상이다. 말 한마디만 섞어도 정신력이 다 빨려나가는 기분이야. 고로는 문득 떠올렸다. 이 바닥에서 진상 한 번 못 봤으면 위대한 상인 되긴 글러먹은 거라며, 맨땅에 털썩 주저앉아 영혼 밑바닥까지 털려나간 표정으로 담배를 물던 아버지를. 아아, 아버지, 저도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아버지의 심정을 이제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군요…. 고로의 눈앞에 아버지와 함께 했던(함께 한 형제들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았다.) 행복한 어린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 땐 나도 아버지처럼 될 수 있을 줄 알았지, 누가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진상을 만나서 장사인생 막 내릴 줄 알았을까… 이대로 진상 손님한테 휘둘려서 보상금 명목으로 돈만 왕창 뜯기고 간판 내리는거 아냐?



    출처 아마 신청하신 분들도 오래 전에 까먹으셨을 신청글 http://todayhumor.com/?mabinogi_150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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