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12년이 흘렀다. <div><br></div> <div>중학생 시절, 밀레시안이 되보는게 어떠냐고 친구가 영업을 하더라.</div> <div>난 횡스크롤이 꿀잼이라며 3D RPG는 노잼이라 했다.</div> <div><br></div> <div>그런 나는 어느새 밀레시안이 되어있었다.</div> <div><br></div> <div><br></div> <div>반호르 봉인석 깨기에 얼굴도 들이밀어 봤고,</div> <div>이멘마하로 향하는 길이 개통되고, 오스나 사일은 초보자이며 무과금 유저인 나에게 넘사벽이었다.</div> <div><br></div> <div>팔라딘이 업데이트 되고, 온 마을에 사람들이 이상형을 찾는다고 북적북적거렸다.</div> <div>밤마다 2시간 무과금유저를 잡아가는 나오를 피해 알비 아레나 던전으로 사람들이 북적북적거렸다.</div> <div>죽체,죽초도 거기서 땄다.</div> <div><br></div> <div>처음으로 펫이 도입되었다. 미니 곰은 내 싸움의 동반자였다.</div> <div>9마리가 넘는 내 친구들은 항상 내가 숫자를 누르면 달려와서 나를 지켜주었고,</div> <div>깃을 띄우고 있는 내게 다가와 일으켜주었다.</div> <div><br></div> <div>하우징 시스템으로 센마이 평원, 두갈드 아일에 집이 들어섰다.</div> <div>나처럼 가난한 이들에게는 그저 다른세계의 이야기였다.</div> <div><br></div> <div><br></div> <div>길드에도 들어갔다.</div> <div>거기서 만난 사람과 자주 만나서 사냥하고, 두갈드에서 던바튼 방향으로 좌측에 있는 소용돌이 언덕에서 많이 놀았다.</div> <div>그리고 사귀었다.</div> <div><br></div> <div>순진했던 나였다.</div> <div>넷카마였을 수 있고, 그저 엔조이였을꺼라 생각하지만 나는 정말 좋아했다.</div> <div>그 캐릭터를 생각할 때마다 기분이 좋았고, 얘기하는 시간이 너무나 기다려졌다.</div> <div><br></div> <div>둘은 결혼도 올렸다.</div> <div>시간은 많이 흘러있었고, 나는 꽤나 돈을 투자한 돈슨의 충실한 호갱이 되었다.</div> <div>고등학교를 가야했던 나에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고, 게임과도 멀어져야 했다.</div> <div><br></div> <div>자연스레 접속시간이 줄었다.</div> <div>그 사람과 가끔씩, 아주 가끔씩 접속시간이 겹칠 때에는 기분이 좋아졌다.</div> <div>그래도 예전만큼은 못하였다.</div> <div><br></div> <div>어찌어찌 하다보니 결혼 타이틀이 사라져있었다.</div> <div>그래도 내 인벤에는 결혼반지가 남아있었다.</div> <div>아무런 문구도 없는 ""만 남은 반지.</div> <div><br></div> <div>어느덧 대학입시철이 끝나가는 무렵이었다.</div> <div>오랜만에 들어온 에린은 어색했다.</div> <div>그래도 화석같은 기억을 되살려가며 조금씩 다시 익숙해졌다.</div> <div><br></div> <div>농장에서 작물도 팔고, G3도 하고...</div> <div><br></div> <div><br></div> <div>그러다 예전 결혼했던 그 아이디를 보았다.</div> <div>오랜만이었다.</div> <div>말을 걸었다.</div> <div>알아봤다.</div> <div><br></div> <div>어느정도 시간이 흐를 동안, 우리 둘은 또 얘기를 해갔다.</div> <div><br></div> <div>하지만 대학생인 나에게는 시간이 또 없었다.</div> <div>게임을 접어야 겠다 마음먹고, </div> <div><br></div> <div>계정을 지웠다.</div> <div><br></div> <div><br></div> <div>그리고 작년부터 다시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에린에 있던 수많은 서버가 문을 닫았다.</div> <div>류트, 하프, 만돌린, 울프였나. 이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통폐합되었다.</div> <div><br></div> <div>이제 곧 초보유저 버프에서 벗어날 것 같다.</div> <div><br></div> <div>겟잇뷰티 박스는 날 좌절하게 만들었고,</div> <div>FSN를 이용한 돈슨은 내 지갑을 착실하게 털어간다.</div> <div><br></div> <div>그래도 나는 계속 게임을 하고 있더라.</div> <div>다른 게임은 잘 못하겠는데, </div> <div><br></div> <div><br></div> <div>마비노기는 꼭 다시 찾게 되더라.</div> <div>중학생때의 추억이 서려서 그럴까?</div> <div>가끔 두갈드 아일을 말타고 다닐때면 어떻게 이 거리를 걸어서 다녔을까, 하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난다.</div> <div>어쩌자고 밤까지 그 사람과 수다떨며 즐겁게 게임을 했나, 웃음이 난다.</div> <div><br></div> <div>사람이 줄어가도 여전히 던바 1채는 북적이는게 좋다.</div> <div>아무도 없던 티르지만 이벤트 동안이라도 북적이는게 보기 좋다.</div> <div><br></div> <div>이젠 거대 흰늑대를 잡으려고 혈안이던 사람이 적어진게 보기 안쓰럽다.</div> <div>케오섬으로 날아가서 굇수님들 구경할 수 없게 된게 참으로 안타깝다.</div> <div><br></div> <div>이젠 결혼이 캐릭이 아니라 내 일이 되어버린게 너무나 이상한 기분이다.</div> <div>하우징으로 물건 파는게 마음속으로부터 부러워진것이 너무나 이상한 기분이다.</div> <div><br></div> <div>결론은 난 무과금 유저고, 여전히 밀레시안이다.</div> <div>마비노기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div> <div>그 뿐이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