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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석, 바다
파도가 쳐야 바닷물이 썩지 않는다
사람이 흘려보낸 오욕(五慾)을 씻어내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세월, 제 가슴을 때렸으면
저렇게 퍼런 멍이 들었겠는가
자식이 어미 속을 썩이면
그 어미가 참고 흘리는 눈물처럼
바다도 얼마나 많은 세월, 눈물을 흘렸으면
소금빨이 서도록 짜다는 말인가
그 퍼런 가슴, 짠 눈물 속에 살아가는 물고기
또 얼마나 많은 세월, 마음을 비워왔으면
두 눈 뜬 몸을 자르는데도 피 한 방울 나지 않도록
바다는 물고기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쳤을까
복효근, 고목
오동은 고목이 되어갈수록
제 중심에 구멍을 기른다
오동뿐이랴 느티나무가 그렇고 대나무가 그렇다
잘 마른 텅 빈 육신의 나무는
바람을 제 구멍에 연주한다
어느 누구의 삶인들 아니랴
수많은 구멍으로 빚어진 삶의 빈 고목에
어느 날
지나는 바람 한 줄기에서 거문고 소리 들리리니
거문고 소리가 아닌들 또 어떠랴
고뇌의 피리새라도 한 마리 세 들어 새끼 칠 수 있다면
텅 빈 누구의 삶인들 향기롭지 않으랴
바람은 쉼 없이 상처를 후비고 백금칼날처럼
햇볕 뜨거워 이승의 한낮은
육탈하기 좋은 때
잘 마른 구멍하나 가꾸고 싶다
이영식, 이별연습
중랑천 둔치
노부부 한 쌍 자전거와 한판 벌이고 계시다
할미는 페달 위에 안다리걸기를 시도하고
삼천리호 외궁둥이 샅바를 잡은 할배는
엉중겅중 두꺼비씨름 중이시다
뒤에서 밀면 몇 바퀴 구르다가, 기우뚱
곧추세워놓으면 또 다시 넘어질 듯, 비틀
그렇게 밀고 넘어지고 에돌아
함께 한 곳을 바라보며 걸어온 길
돌아보면 풋꿈인 듯 눈에 밟혀오는데
아이들 MTB자전거는 꼬리 물고 내달린다
목 길게 빼고 구경하던 해바라기
할배 등 뒤에서 고개 꺾고 하품할 때쯤
웅크렸던 할미의 어깨가 펴지고
은빛 바큇살에 땡땡하게 힘이 실린다
할배가 슬며시 꽁지를 놓은 줄도 모른 채
차르르- 자전거도로 위로 날아가는 할미새
이제 되었네 그려, 혼자라도
넘어지지 말고 씽씽 나가시게
서툰 씨름판 곁에 맘 졸이던 호박덩굴
이파리 세워 갈채를 보내는데
샅바 놓으시고 뒷짐 진 할배의 빈 손
그늘, 너무 깊다
강현덕, 장마
바람에 누운
풀잎 위로
바쁜 물들이 지나간다
물 속에서
더 짙어진
달개비의 푸른 눈썹
세상은
화해의 손을
저리 오래 흔들고 있다
목필균, 소나기
언제 누가 내게
이렇게 시원한 발자국을 남겼으리
선 채로 거센 빗발에
온전히 젖다보면
다 풀어져버린 두루마리 같은 상념들
확실한 흔적
목 줄기까지 젖어오는 내 안의 그리움들
떠나려간 하루는 오히려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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