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김미정, 봉숭아
우리가 쌓아 올린 돌멩이 하나 꽃잎에 떨어지고
난 그 꽃잎을 손톱에 올리며 오늘 하루를 묶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내게 준 까만 씨앗들이
바람에 날리는 날들이 이어지고
노래는 너무 이르게 끝나버리더군요
달력의 동그라미는 당신의 손톱처럼
나를 더듬으며 자라고
점점 느려져가는 시간들은
당신과 내가 앉아 있던 풍경을
흔들어 깨웁니다
어느 순간 가까운 거리가
점점 아득해지는 그 때
동그라미는 날개도 없이 날아갔습니다
둥근 원심력의 굴레는 늘 견고했던가요
빙그르르 돌다 어디론가 사라지는 결혼반지처럼
되돌아오지 않는 것과 처음부터 없었던 것들
밤하늘을 건너는 별을 따라
이제 우리의 손톱은 초승달로 뜰까요
붉은 포도주를 마지막으로 머금었던지
하늘은 보랏빛으로 멍들고
이문형, 태백 가는 길
하늘의 침묵이 무게로 내려앉아
청빈한 생명들로 손짓하는 안개바람
사랑을 품을 값으로
지신(地神) 밟고
가는 길
세상은 아름답고 또한 슬픔이라
아래를 굽어보면 오를수록 본디 모습
나마저 떨쳐버리고
청정으로
가는 길
몇 번을 거듭나도 윤회되어 돌아든다
이제는 떠나리라 솟대 끝에 매단 업보
앞으로 내달아봐도
태고에 닿는
길 위의 길
김이강, 바람 부는 날에 우리는
바람 부는 날에 알게 되었다
슬픔에 묶여 있는 사람들의 느린 걸음걸이에 대하여
고요한 소용돌이에 대하여
줄을 풀고 떠나가는
때 이른 조난 신호에 대하여
삐걱삐걱 날아가는 기러기들에 대하여
아마도 만날 것 같은
기분뿐인 기분
아마도 바위 같은
예감뿐인 예감
어디선가 투하되고 있는 이것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 것인가
구부려도 펴도 나아지지 않는
오명선, 가을 판화
시큰거리는 관절이 내려앉는 계절
낙엽은 쉼표를 찍으며 나무의 발등으로 내려앉는다
저 회전의 공법
쉼표가 마침표가 되는 날
계절은 얼마나 멀리 떠나 있을까
열매의 내부에 고인 날카로운 빛깔은
성긴 바람이 할퀴고 간 덧난 사랑
아무도 모르게
밤의 속살에 새긴 그리움의 기록이다
선뜻 다가설 수 없어
망설이다 금이 간 시간들을 수없이 찍어내는
저 가을 숲
놓쳐버린 날들을 앓고 있다
스산한 가을 숲의 무게만큼
눈시울에 맺힌 내 상처가 가을의 풍경으로 복사된다
이강하, 붉은 첼로
어둠 속 빛을 겨냥하는 소리는 신중하다
빛을 품은 축축한 것들이 구름 속에서 발화되는 것처럼
구름이 태양을 알아가는 깨달음의 현(絃)
둥근 턱을 바랬으나
뾰쪽한 턱이 더 많았던 시간
그러나 좋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나뭇가지 슬픔도 감수한
나이테 속 무중력의 악보들
덜 여문 관계까지 눈치 챈 이 빗소리를 무엇이라 불러야하나
뼈를 깎는 논쟁이 있었기에
온 세계가 모여 만찬에 들 수 있는 것
이 세상 하나 밖에 없는 악기로 부산떠는 거지
지난 잘못을 이제는 다신 거론 말자
정작 상처 입은 사람은 왜 말이 없는지
우리는 알면서도 모른 척, 현재의 실상에 박수를 치는 거지
돌아서는 내가 두렵다
내일은 언제나 다이어트, 뚱뚱하게 내리꽂는 비의 변곡점에
눈을 떼지 못한 너도 두렵다
야누스를 복면한 빗방울들이
어느 복지관 굴뚝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저녁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95273 | [가능하면 1일 1시] 이팝나무2 | †촘갸늠† | 24/05/04 11:20 | 47 | 1 | |||||
95272 | 어르신 관광 나들이 | 천재영 | 24/05/04 09:31 | 133 | 0 | |||||
95271 | [가능하면 1일 1시] 오늘 하루6 | †촘갸늠† | 24/05/03 09:11 | 257 | 0 | |||||
95270 | 근황을 알고싶은 | 천재영 | 24/05/03 08:30 | 376 | 0 | |||||
95269 | 그대에게 드리는 꿈(10-1) | 낭만아자씨 | 24/05/02 10:30 | 457 | 0 | |||||
95268 | [가능하면 1일 1시] 풀들 | †촘갸늠† | 24/05/02 09:30 | 433 | 1 | |||||
95267 | 효는 행해야 더 빛이나는 | 천재영 | 24/05/02 08:52 | 463 | 0 | |||||
95266 | [가능하면 1일 1시] 운동회 연습 | †촘갸늠† | 24/05/01 09:36 | 596 | 1 | |||||
95265 | 꼰대도 꼰대 다운 | 천재영 | 24/05/01 09:20 | 635 | 0 | |||||
95264 | 니들 선민의식 무의식적으로 아니라고 부정하는데 [3] | 기득권쓰레기 | 24/04/30 19:06 | 762 | 0/8 | |||||
95263 | 육아 잘하는 방법 ? | 천재영 | 24/04/30 09:26 | 775 | 0 | |||||
95262 | [가능하면 1일 1시] 이팝나무 | †촘갸늠† | 24/04/30 09:19 | 723 | 2 | |||||
95261 | [가능하면 1일 1시] 바다의 봄 | †촘갸늠† | 24/04/29 09:34 | 809 | 1 | |||||
95260 | 돌아라 물레야 | 천재영 | 24/04/29 09:31 | 804 | 1 | |||||
95259 | [가능하면 1일 1시] 좋은 날9 | †촘갸늠† | 24/04/28 09:14 | 930 | 2 | |||||
95258 | 측은 지심 | 천재영 | 24/04/28 08:47 | 920 | 0 | |||||
95257 | [가능하면 1일 1시] 초록들 | †촘갸늠† | 24/04/27 09:36 | 1091 | 1 | |||||
95256 | 지식은 경험을 못당해 [2] | 천재영 | 24/04/27 09:27 | 1178 | 2 | |||||
95255 | [가능하면 1일 1시] 민들레3 | †촘갸늠† | 24/04/26 09:28 | 1092 | 1 | |||||
95254 | 감사의 인사를 [2] | 천재영 | 24/04/26 09:26 | 1108 | 1 | |||||
95253 | 웃으면서 살면 [2] | 천재영 | 24/04/26 09:22 | 1119 | 1 | |||||
95252 | 짧은감동글귀 명언글모음 | 아키볼트 | 24/04/25 15:34 | 1236 | 0 | |||||
95251 | 그대에게 드리는 꿈(9-10) | 낭만아자씨 | 24/04/25 11:34 | 1239 | 0 | |||||
95250 | 컴퓨터와 문자판 | 천재영 | 24/04/25 09:52 | 1251 | 1 | |||||
95249 | [가능하면 1일 1시] 흐린 날8 | †촘갸늠† | 24/04/25 09:17 | 1170 | 0 | |||||
95248 | 마음을 울리는 글 인생좋은명언 [1] | 아키볼트 | 24/04/24 18:48 | 1383 | 1 | |||||
95247 | [가능하면 1일 1시] 봄비32 | †촘갸늠† | 24/04/24 10:23 | 1355 | 1 | |||||
95246 | 온실 속 같은 세상 | 천재영 | 24/04/24 08:51 | 1399 | 0 | |||||
95245 | 시 - 봄밤이 부르길래 (곽종희) | 생각소리 | 24/04/23 17:28 | 1485 | 2 | |||||
95244 | [가능하면 1일 1시] 좋은 날8 | †촘갸늠† | 24/04/23 09:51 | 1505 | 1 | |||||
|
||||||||||
[1] [2] [3] [4] [5] [6] [7] [8] [9] [10] [다음10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