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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86237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4
    조회수 : 525
    IP : 211.63.***.20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8/09/21 16:48:11
    http://todayhumor.com/?lovestory_86237 모바일
    [BGM] 당신은 아득한 전생이겠지요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1.jpg

    주용일봄비

     

     

     

    밤새 누에 뽕잎 갉아먹는 소리

    자다 깨어 간지러운 귀를 판다

    세상 잘못 살아온 나를

    어디 멀리 있는 이가 욕을 하는지

    귓속 간지러움 밤새 그치지 않는다

    잎에서 잎맥으로 잎줄기로 옮겨가며

    사나워지는 누에들의

    뽕잎 갉아먹는 소리

    내 귓속 간지러움도 달팽이관을 따라

    점점 깊은 곳으로 몰려간다

    세상 함부로 살아온 나를

    이제는 가까이 있는 누가 욕을 하는지

    뽕잎 갉아먹는 소리 갈수록 거칠어지고

    자다 깨어 죄 지은 사람처럼

    무릎 꿇고 앉아 간지러운 귀를 판다







    2.jpg

    신배승산벚꽃

     

     

     

    어쩌면 누구인가

    아픔을 키우고 키워서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때

    그 아픔의 옹이에

    꽃을 걸어둔 것이겠지

     

    누가 이 깊은 마음 속에

    이토록 많은 아픔을

    걸어 두었느냐







    3.jpg

    정끝별늦도록 꽃

     

     

     

    앉았다 일어섰을 뿐인데

    두근거리며 몸을 섞던 꽃들

    맘껏 벌어져 사태 지고

    잠결에 잠시 돌아누웠을 뿐인데

    소금 베개에 묻어둔

    봄 맘을 훔친

    희디 흰 꽃들 다 져버리겠네

    가다가 뒤 돌아보았을 뿐인데

    떠가는 꽃잎이라

    제 그늘만큼 봄빛을 떼어가네

    늦도록 새하얀 꽃잎이

    이리 물에 떠서







    4.jpg

    구재기꽃 속에 들다

     

     

     

    꽃 속에 들면

    내 몸에서 향기가 난다

     

    꽃 속에 들어

    꽃대를 타고 땅 속에 들면

    지구의 저쪽 이민족의 향기까지 밀려 온다

     

    꽃 속에 들면

    내 마음에 열매가 돋아나고

     

    벌 나비가 남긴 자리

    제 각기 알맞은 빛깔을 찾아

    이적지 가지 못한 푸른 광장을 만난다

     

    그리고꽃 속에 들면

    낯선 곳 낯선 얼굴도 하나가 된다







    5.jpg

    이영광아득한 전생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여기없겠지요

    별안간 목련 그늘이 다정히

    문 열어준 빛의 길로 걸어오는

    추억을 보고 있지 못하겠지요

    내가 당신을 사랑했다면

    어디선가 본 듯한 그가 저만치

    하얗게 앉아 있는

    부활 이후이고

    당신은 아득한 전생이겠지요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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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21 19:31:15  59.2.***.51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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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8/10/10 01:05:50  117.111.***.140  신주쿠공원  57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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