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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75292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8
    조회수 : 826
    IP : 221.155.***.186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5/08/11 20:48:51
    http://todayhumor.com/?lovestory_75292 모바일
    [BGM] 새벽녘 밤을 밝히는 시 - 백 서른 여섯 번째 이야기



    1.gif

    문정희,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창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래오래 홀로 우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슬픈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합니다
    풀꽃처럼 작은 이 한마디에

    녹슬고 사나운 철문은 삐꺽 열리고
    길고 긴 장벽도 눈녹듯 사라지고
    온 대지에 따스한 봄이 옵니다






    2.gif

    이효녕, 나뭇잎에 쓰는 편지



    바람이 부는 날
    나무를 둘러보면
    가슴에서 출렁이는 이파리들
    잎맥마다 사연 가득 담아
    세상 밖에 그리움 놓아둔다

    마음 한 자락에 은빛 물결 출렁이는 햇살
    메마른 풀잎 위로 스치는 이슬들
    누군가 몰래 꺼내다 들킨
    바닥없이 떠도는 뭇 잠의 추억들
    잎사귀 닮아 허공 위에 스친다

    바람이 부는 날
    흔들리지 않는 이파리 어디 있으랴
    이 세상 아름다운 사랑도
    마음이 흔들리다 피웠나니
    까만 기억 속에 돌아서는 바람 결
    이파리 위에 사연 곱게 쓰고
    내 마음 갈피마다
    한 장씩 부쳐 놓으니
    하늘에 별들이 금방 가슴에 쏟아진다






    3.gif

    김효경,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이렇게 우두커니 그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두 눈이 감기는 걸
    주르륵 눈물이 흐르는 걸

    돌이킨 시간 인연의 늪에 빠져
    이별도 하지못할 슬픔에 서 있으니

    그리움이 짙어질수록
    회한의 다리만 길어지는데
    애상만 깊어지는데

    그립다고 말한들 그리움이 줄어들까
    그리움을 감춘들 그리움이 사라질까

    사랑한 사람아
    보고싶은 사람아
    이 그리움 모두 가져가 다오






    4.gif

    이정하, 애수



    나 이렇게 서있네
    슬픔이 물방울처럼 뚝뚝 떨어지는
    비오는 간이역 은사시나무
    나 이렇게 서있네

    그대를 이제 보내기 위해
    그대에게 결코 다가서지 않기 위해
    나 이렇게
    뿌리박고 서있네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여기 없는 것을
    내 영혼은 벌써 그를 따라 나서고 있는 것을






    5.gif

    노천명, 물망초



    하고 많은 선물 중에
    하늘은 나에게
    눈물겨운 슬픔 하나
    주셨습니다

    하고 많은 말씀 중에
    하늘은 나에게

    "나를 잊지마"
    이 메는 꽃말 하나
    주셨습니다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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