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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74350
    작성자 : 지잡대놈
    추천 : 1
    조회수 : 746
    IP : 59.23.***.9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6/19 09:53:27
    http://todayhumor.com/?lovestory_74350 모바일
    잡탕밥...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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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div><blockquote style="border:1px dashed rgb(102,102,102);padding:5px 10px;background-color:#ffffff;"> <div>설 연휴가 끝나고 영업 첫날입니다.</div> <div><br></div> <div>보통은 오전에는 나 혼자 가게들을 들러서 이런저런 정리를 하고 집으로 오는데,</div> <div>오늘은 영업 첫날이니 부인과 같이 각 지점을 돌았습니다.</div> <div><br></div> <div>일을 마치고 내가 사는 푸미흥으로 돌아오니 </div> <div>벌써 낮12시가 넘었네요.</div> <div>어디를 가서 밥을 먹을까 고민을 하다가,</div> <div>짬뽕이 맛있는 중국집으로 갔습니다.</div> <div><br></div> <div>중국집에 앉자마자 난 짬뽕을 시켰는데,</div> <div>부인이 메뉴판을 한참을 뚫어져라 보더니,</div> <div><br></div> <div>"나 잡탕밥 먹을래"</div> <div><br></div> <div>이리 말합니다.</div> <div><br></div> <div>잡탕밥!</div> <div><br></div> <div>그 말을 들으니,</div> <div>기억 한켠에 남겨진 아련한 추억이 생각납니다.</div> <div><br></div> <div>갓 결혼을 하고 첫 신혼살림을 달셋방엘 살았었는데,</div> <div>말이 방이지 옥탑 다락같은 곳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샤워할 곳도 없고,</div> <div>좁디 좁은 방과 부엌에,</div> <div>한여름엔 밤 12시에 방엘 들어가도 30도를 넘기는 더위로,</div> <div>참 힘든 첫 신혼살림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어느 날,</div> <div>그런 우리에게 희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div> <div><br></div> <div>"회사 사택 당첨"</div> <div><br></div> <div>비록 30년도 더 된 낡은 아파트에,</div> <div>거실도 없는 겨우 12평 아파트였지만,</div> <div>방이 두칸이나 되는,</div> <div>그리고,</div> <div>무엇보다도 그 지긋지긋한 더위가 없는,</div> <div>꿈같은 집이었지요.</div> <div>무려 5년을 집 걱정 안하고 산다고 생각하니,</div> <div>세상 부러울것이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새로 도배를 하고,</div> <div>드디어 이사를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살림살이라고 해봐야 단칸방에서 나온 세간이 뻔하다보니,</div> <div>1톤 용달차 한대 빌려서 싣고와서,</div> <div>인부 둘이서 한시간만에 아파트로 밀어넣으니 끝입니다.</div> <div><br></div> <div>도배와 장판이 반질한 새? 아파트에서,</div> <div>열심히 짐들을 챙기다보니,</div> <div>문득 오늘처럼 점심시간을 넘기고 있더군요.</div> <div><br></div> <div>아직 짐 정리가 다 되지않아 어디에 뭐가 들었는지도 모르니,</div> <div>라면조차 끓여먹기 힘든 상황이라,</div> <div>중국집에서 간단히 시켜먹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아파트 복도를 기웃거리니,</div> <div>힘들지 않게 중국집 전화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발견했습니다.</div> <div>전화번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div> <div>메뉴들도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div> <div><br></div> <div>난,전날 친구들과 마신 술에 해장을 하는게 좋겠다 싶어서 짬뽕을,</div> <div>이윽고,부인은 잡탕밥이란걸 시켰습니다.</div> <div>나중에 안 사실이지만,부인은 잡탕밥이 어떤 음식인지도 잘 모르면서,</div> <div>단지 국물에 밥이 따라나오거니 생각했겠지요.</div> <div>나 역시도 잡탕밥이 뭔지 그날 처음 알았구요.</div> <div><br></div> <div>중국집 치고는 배달이 좀 늦습니다.</div> <div>(잡탕밥이 간단한 음식이 아니라서 만드는데 시간이 걸려 늦은것도 뒤에야 알았습니다)</div> <div><br></div> <div>그럴수도 있겠지하고 좀 기다리니,</div> <div>드디어 열어둔 문사이로 배달통이 빼꼼이 들어옵니다.</div> <div>허기진 상태에서 그릇에 씌워진 랩을 벗기는것조차 마음이 급해서,</div> <div>부인이 계산을 하러 일어난 동안에,</div> <div>난 정말 최고의 속도로 랩을 벗기고 있었지요.</div> <div>서비스라면서 군만두까지 주길래,</div> <div>새로 살게된 이 동네는 인심도 참 좋구나 생각했습니다.</div> <div><br></div> <div>철가방 뚜껑을 박력있게 내려꽂은 중국집 아저씨는,</div> <div>힘찬 목소리로 영수증을 내밀며 말합니다.</div> <div><br></div> <div>"12,500원입니다"</div> <div><br></div> <div>엥?</div> <div>내가 잘못 들었나?</div> <div>무슨 밥 두그릇이 12,500원이나?</div> <div><br></div> <div>랩을 벗기던 손을 멈추고,</div> <div>서로를 마주보고 있었습니다.</div> <div><br></div> <div>"얼마라구요?"</div> <div><br></div> <div>나와 부인은 둘이 연습이라도 한듯이 동시에</div> <div>이 말을 뱉었습니다.</div> <div><br></div> <div>"잡탕밥 10,000원,짬뽕 2,500원이구요.</div> <div>아~아~</div> <div>군만두는 서비스라니까요"</div> <div><br></div> <div>그 시절 내 박봉으로 딸 민경이까지 키우며 사는터라,</div> <div>어쩌다 큰 맘먹고 외식이라도 가서  삼겹살을 먹어봐야,</div> <div>채 만원을 넘기지 않았습니다.</div> <div>그것도,정말 아주 가끔 가야할 만큼 어렵던 시절이었지요.</div> <div>삐삐(호출기) 사용료 한달 만원이 아까워,</div> <div>삐삐를 팔까 생각하던 그런 형편이었습니다.</div> <div><br></div> <div>점심 밥 한그릇,</div> <div>그걸 시키면서 가격표가 없다고,</div> <div>고민없이 무턱대고 시킨게 이런 사태에 이르렀습니다.</div> <div><br></div> <div>이사 준비하느라 다행히 부인의 주머니에 얼마간의 돈이 있어서,</div> <div>겉으론 태연히 그 돈을 지불했기에 망정이지,</div> <div>하마터면 중국집에 밥 시키고,</div> <div>첫날부터 외상을 달뻔 했습니다.</div> <div><br></div> <div>최대한 침착하게 밥값을 건냈지만,</div> <div>이런 낡은 싸구려 12평 아파트에서 만원짜리 잡탕밥을 시킬때부터,</div> <div>어쩌면 이 중국집 아저씨는 우리의 실수를 눈치채고,</div> <div>속으로 재미있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div> <div><br></div> <div>부인과 밥상을 마주하고 앉았습니다.</div> <div>짬뽕 한그릇,</div> <div>서비스 만두와 단무지,</div> <div>그리고,유난히 윤기나는 비주얼로 김을 모락모락 내는 잡탕밥이 있었습니다.</div> <div>그 한가운데로 묘한 침묵이 흐릅니다.</div> <div><br></div> <div>이 상황에서는 아무말도 안하는게 가장 현명한 처신이라는 생각에,</div> <div>나무 젓가락을 툭 쪼개서 부인에게 건냈습니다.</div> <div><br></div> <div>부인이 입을 엽니다.</div> <div><br></div> <div>"잡탕밥 당신이 먹어"</div> <div><br></div> <div>내가 다시 툭 던집니다.</div> <div><br></div> <div>"그냥 당신이 맛있게 먹어.</div> <div>이미 시킨거 ...."</div> <div><br></div> <div>평소 말 하나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멋떨어지게 해내는 내가,</div> <div>그땐 왜 그 분위기를 바꿀 적절한 말을 찾아내지 못했을까요?</div> <div>그건 아마도 부인만큼이나 나도,</div> <div>만원짜리 잡탕밥의 충격이 컸던 탓이겠지요.</div> <div><br></div> <div>잡탕밥은 결국 우리 둘의 목구멍으로 넘어갔습니다.</div> <div>아까워서 하나도 안남기고 다 먹었습니다.</div> <div><br></div> <div>각자의 미안함.</div> <div><br></div> <div>가격을 모르고 시킨 부인의 미안함과,</div> <div>그런것 하나 맘 편히 먹일 형편도 안되는 남편으로서의 미안함에,</div> <div>둘은 군만두에 단무지까지 싹싹 긁어서,</div> <div>다 먹었습니다.</div> <div>그때 맛은 어땠는지 지금 아무리 생각해내려해도 기억이 안나지만,</div> <div>남김없이 다 먹은건 똑똑히 기억합니다.</div> <div><br></div> <div>그 일이 20년 전입니다.</div> <div><br></div> <div>사실 요즘은 먹는걸로는 가격따위는 생각 안해도 될만큼 먹고 살만해졌는데,</div> <div>왜 그동안 단 한번도 이 잡탕밥 먹을 생각을 못했을까요?</div> <div>이 추억어린 맛있는 음식을 말이죠.</div> <div><br></div> <div><br></div> <div>오늘 그때와 똑같은 상황이 재현되었습니다.</div> <div><br></div> <div>짬뽕 한그릇과 잡탕밥 한그릇.</div> <div>그때와 달라진 거라곤 우리가 나이를 좀 먹었다는것과,</div> <div>서비스로 나오던 군만두가 없다는것 뿐입니다.</div> <div>그리고,침묵 대신 기억을 더듬으며 살짝 퍼지는 미소도 있습니다.</div> <div><br></div> <div>음식을 먹으려다 부인이 입을 엽니다.</div> <div><br></div> <div>"당신 생각나?</div> <div>그때,우리 사택으로 이사하던 날 잡탕밥 사건?"</div> <div><br></div> <div>"생각나지.</div> <div>암!어찌 잊을까?</div> <div>하하하"</div> <div><br></div> <div>그때는 너무 미안했노라고,</div> <div>힘들때 잘 참고 나랑 살아줘서 고맙노라고 말하고 싶었지만,</div> <div>침만 꿀꺽 삼키고 말하지 못했습니다.</div> <div><br></div> <div>나도 나이가 드니 눈물이 많아져서,</div> <div>그런말을 하면서,</div> <div>눈물을 참을 자신이 없어서였습니다. </div> <div><br></div> <div>가진것없이 시작해서,</div> <div>고생하며 일군 오늘입니다.</div> <div><br></div> <div>그때를 기억하며,</div> <div>더 감사하며,</div> <div>더 사랑하며 살아야겠습니다.</div></blockquote> <div></div> <div><br></div> <div>[출처] 잡탕밥 한그릇|작성자 파랑새농장</div> <div><br></div>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506/1434675199TcznxSlBFpMNWO2z9M8KWOE.jpg" width="800" height="532" alt="잡탕밥(고화질).jpg" class="chimg_photo" style="border:none;"></div><br></div> <div><br></div> <div>잡탕밥이 뭔가 싶어서 검색했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가져왔습니다.</div>
    출처 http://blog.naver.com/sungsam0514/220282685843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5/06/19 12:25:28  211.202.***.121  소금_  234692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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