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괜찮다
일년 십이개월 삼백육십오일 
눈만 내리던 내마음속 2번 환승역에
잠시나마 따스한 난로를 두고 갔다
아니 내가 난로이던 너에게 다가갔던 게 맞겠지
하지만 항상 성급해서 온도를 제일 높음으로
올리던 내 버릇탓에
너는 더 따스함을 피울 수 있을 지도 모르는데
연료가 다 되어 이제 더이상 나에게
온기를 전해주지는 못하는구나
미안해 첫 대학생활에서 상처만 줘서
미안해 좋아하는 법을 몰라서
미안해 내가 서툴러서
더이상 차가워지기 전에 너라는 난로를 놓아주고
나는 다시금 한파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왔다
미안해 제멋대로 찾아왔다가 제멋대로 떠나버려서
너를 잊으려고 어제부터 안하던 운동장도 뛰고
턱걸이도 하고 팔굽혀펴기도 하고 있어
완전히는 아니지만 담배도 줄이고 있어
그런다고 너가 나를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게 아냐
너로 인해 나는 아직 준비도 안된 그저 연애하고 싶단
망상에 빠져 허우적대는 선비였음을 깨달았어
너를 좋아하기 전에 나부터 좋아할께
고마워 물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너의 손을 잡는다면 그건 그거대로 가슴 아프겠지만
난.. 이제 괜찮아질꺼야
아직 내게 봄은 오지 않지만
 너의 봄은 지금부터니까,
힘내 응원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