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TRONG><FONT size=4>120초의 행복<BR><BR></FONT></STRONG>친정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하셔서<BR>두 아이들과 함께 병문안을 다녀오던 길이었습니다.<BR><BR>4호선 열차를 막 갈아탔는데<BR>한 아주머니가 다급하게 내리시고<BR>승객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BR><BR>소리가 들리는 쪽을 보니<BR>전동차 바닥에 김치 국물이 벌겋게 흘러 있었습니다.<BR><BR>주변 사람들은 불쾌해하며<BR>인상을 찌푸리거나 코를 막았습니다.<BR><BR>순간, 저는 아이들에게<BR>'저 김치 국물을 닦을 수 있겠니?' 하고<BR>물 티슈를 내밀었습니다.<BR><BR>서 있는 승객이 많아 힘들었을 텐데<BR>고등학생인 아들이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저 주세요.' 하고<BR>물 티슈로 바닥을 닦았습니다.<BR><BR>그 모습을 본 중학생 딸도 거들었습니다.<BR>승객들의 시선이 두 아이에게 쏠리고 바로 앞에 앉아 계시던<BR>부부도 같이 바닥을 닦기 시작했습니다.<BR><BR>마냥 철부지인 줄 알았는데<BR>다른 사람도 배려할 줄 아는 두 아이를 보니<BR>어깨에 힘이 저절로 들어갔습니다.<BR><BR>불과 2분도 안 되는 시간이었지만,<BR>그 뿌듯함은 20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