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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44595
    작성자 : 오스트
    추천 : 1
    조회수 : 12378
    IP : 162.158.***.167
    댓글 : 13개
    등록시간 : 2018/11/08 03:38:29
    http://todayhumor.com/?love_44595 모바일
    여자친구 있는 사람 포기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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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그 사람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안 건 아니에요.
    하지만 우연히 그 사람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그동안 그 사람과 나누었던 대화는 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들이었기 때문이죠.

    우선 그 사람은 제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곳의 점장입니다.
    그 사람은 서른 둘, 저는 스물 여섯이에요.
    처음 알바 면접에서 만났는데 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어요.
    너무나도 제 이상형에 가까웠거든요.
    그리고 첫 출근을 했을 때 점장이라는 말에 놀랐습니다.
    어려보여서 매니저 정도일 줄 알았는데 점장이라니 좀 놀라긴 했어요.
    그런데 다들 그 사람 눈치를 엄청 보는 겁니다.
    왜그러나 했더니 엄청 무서운 사람이더라구요..
    화 내는 걸 봤는데 진짜 무서웠어요.

    그리고 며칠 다니다가 시프트 문제로 갠톡을 하게 됐는데 무슨 얘길 하다가 그 사람이 착하네 라고 해서 제가 점장님도 친절하신데요 라고 했더니 아니라고 자기 무서운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덜덜 떠는 이모티콘 보내면서 무섭다고 악마로 변하지 말아달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저한텐 안그러겠다고 안심하래요.
    그래서 제가 하트 많은 이모티콘에 애교 엄청 섞어서 막 보냈더니 제가 귀여워서 무섭게 못하겠대요.
    사심 때문에 있는 애교 없는 애교 다 짜냈거든요.
    그래서 감사하다 얘기하다가 회식 얘기가 나왔어요.
    새로 들어온 사람이 저 포함해서 몇 있어서 환영회 한다고.
    그래서 회식 얘기 하는데 점장님이 담번엔 둘이서 한 잔 하자 이러는 거에요.
    솔직히 여기에 사심 없었다고 할 수 있어요?
    밥도 아니고 술인데??
    전 이건 백퍼 썸이다 생각하고 혼자 춤추고 난리 났었어요.

    그리고 전 그 날 이후로 좋아한다는 티를 팍팍 내기 시작했죠.
    장난스럽게 말하긴 했지만 점장님이 저한테 어떤 사람이 좋냐고 물었을 때 점장님 같은 사람이요 이러고,
    가게에 뭘 두고 와서 퇴근했다가 다시 가게 갔을 때 사실 점장님 보고 싶어서 일부러 그랬다고 그러고.
    무튼 이런 식으로 장난스럽게 티를 엄청 냈어요.

    그러다가 또 가게 일로 갠톡을 하게 됐는데 나중에는 장난스럽게 변해서 점장님 배우 누구 닮았다 이러니까 자기 안 그래도 곧 데뷔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럼 제가 1호 팬 하겠다 그러니까 그럼 팬서비스 해줘야하나?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기대하겠다고 했더니 뭐 하고 싶녜요.
    그래서 다 이뤄주시냐고 했더니 야한 건 안 된대요.
    근데 거기다 대고 저도 미쳐가지고.. 왜요? 이랬거든요..ㅋㅋ
    그랬더니 웃으면서 야한 게 좋아? 이러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허그 정도는 다 하니까 괜찮지 않냐 그랬더니 그 정도는 괜찮대요.
    근데 둘이 있을 때만이라고 그러면서 허그만으로 괜찮겠습니까? 이래요.
    그리고 좀.. 아.. 좀 오그라들고 부끄럽긴한데..
    제가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그 이상은 심장 터진다고..ㅋㅋ..
    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럼 터트려볼까 이러면서 장난쳤어요..
    근데 그러다가 마지막으론 그 사람이 비밀이야 라고 하더라고요.
    전 그 땐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스탭들한테 들키면 좀 그러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해서 알겠다고 비밀로 하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비밀로 하면 악마니까 나쁜 짓을 많이 해주겠대요.
    제가 평소에 악마라고 자주 놀리거든요.

    무튼 그러면서 놀았다고 해야되나..
    전 그게 썸이라고 생각했는데..
    가게에서도 저한테 엄청 장난치고 그랬거든요.
    그리고 진짜 다른 스탭들한텐 엄청 화내고 그래도 전 실수해도 절대 화 안 내요.
    오히려 실수하면 그걸로 놀리기 바빠요.

    근데 다 참 좋았는데.. 우연히 스탭들 얘길 듣다가 점장님한테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전 너무 충격받아서 며칠동안 잠도 못 자고 맨날 멍 때리고.. 쪽팔리지만
     울기도 울었어요.
    진짜 너무 좋아했거든요.
    아니, 너무 좋아요. 지금도.
    그래서 문제에요.

    여자친구 있는 거 알았으면 포기해야 되는데 그게 안 돼요.
    근데도 좋아서 미칠 것 같아요.
    진짜 이렇게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는 생각 밖에 안 들어요.
    솔직히 연애 두 번.. 세 번 해봤지만 이렇게 심장 뛰는 건 처음이에요.
    이때까지는 그냥 사귀니까 만난 거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되니까 더 포기가 안 돼요.
    심장 뛰게 하는 사람 만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근데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죽을 것 같아요.
    그 사람도 저한테 마음 없는 것 같진 않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 사람이 그냥 다른 사람들이랑 똑같이 대하면 모르겠는데 저한테 잘해주고 그러니까..
    괜히 기대하게 되고 그래요.
    아니면 똑같이 대하는데 제가 너무 크고 특별하게 생각하는 걸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좋아하면 아무것도 아닌 행동도 크게 보인다니까 그런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요.

    근데 제 가게에 친구랑 같이 놀러 갔었는데 그 때 그 친구가 한 말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점장님이 저 오고 나서 좀 나중에 가게에 들어왔는데 점장님 보자마자 표정변화가 장난이 아니었다면서 그런 표정 처음 봤대요.
    그러면서 진짜 좋아하는구나 하는데 남 눈에도 그렇게 티 날 정도로 좋아하는 게 처음이라 제 스스로도 좀 많이 놀랬어요.
    사실 제가 그렇게 애교가 많은 타입도 아닌데 그 사람한텐 엄청 애교도 많이 부려요.

    근데 사실 이 글 쓰면서도 무슨 소릴 듣고 싶어서 쓰는지도 모르겠어요.
    도대체 뭘 어필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쓴 소리 듣고 정신차리고 싶어서 이러는지.
    지금 그냥 눈에 보이는 게 없어요.
    쓴소리 듣더라도 당장은 포기 못할 것 같아요.
    시간이 해결해주려나 하면서 있어요 그냥..

    여자친구 있다는 사실 안 뒤로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마주쳐도 그냥 장난만 조금 치는 정도에요.
    처음엔 화났는데 생각해보니까 화 낼 정도로 그 사람이 저한테 뭘 한 게 없어요.
    카톡은 장난이었다 하면 그 뿐인 거니까.
    그리고 막상 얼굴 보면 마냥 또 좋아요.

    제가 쓰는 글이지만 솔직히 미친 것 같아요.
    만약에 다른 사람이 이랬으면 정신차리라고 욕했을 것 같은데 제 일이 되고 보니 왜 정신 못차리는지 알겠어요.
    진짜 사랑 때문에 헛짓하는 사람들 바보같고 한심하다고, 진짜 이해 안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알았어요.
    바보같고 한심하다는 거 본인이 제일 잘 안다는 거.
    요즘 욕 엄청 해요. 스스로한테.
    미쳤냐고. 병신같다고. 한심하다고.
    그런데도 문득 그 사람 생각나서 웃고있어요.
    그러다 정신 돌아오면 현타와서 또 욕해요.
    진짜 돌겠어요.. 안 좋아하고 싶은데 또 그러기도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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