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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35538
    작성자 : 나는누규인가
    추천 : 16
    조회수 : 4876
    IP : 211.60.***.217
    댓글 : 83개
    등록시간 : 2017/09/11 12:17:04
    http://todayhumor.com/?love_35538 모바일
    동호회에서 강퇴당할 뻔 했던 Ssul.txt
     
    안녕하세요~ 언짢은 월요일 아침입니다 : D
     
    저는 최근 문화생활의 참맛을 알게 되어, 영화 및 전시회를 보러다니는 동호회에 가입한 오징어인데요.
     
    저도 모르는 새에 동호회에서 강퇴당할 뻔 했다는 사실을 알고 멘붕이 와서 ㅋㅋ 글을 써봅니당
     
     
    제가 6월에 가입한 문화동호회의 리더는, 저랑 동갑인 여자분이라서 첨엔 참 좋았어요.
     
    동갑이니 어쩐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 좋은 사람일 거 같았거든요.
     
    저는 꽤 활발한 멤버였고, 가입한 지 두 달만에 생각보다 많은 멤버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개중엔 누나, 누나 하며 졸졸 따라다니는 귀여운 4살 연하 남동생도 있었구요 : )
     
    제게도 남동생이 있기 때문에, 저는 대체로 남동생들과 편하게 잘 지내는 편입니다.
     
    특히 동호회에서 만난 4살 연하 남동생은 아이돌마냥 상큼한 과즙상이라 더 귀여웠구요!
     
    (EXO의 보급형 첸 같은 느낌) 
     
     
    동갑내기 같은 여자인 동호회 리더와도 저는 갈수록 친해져 가는 듯 했습니다.
     
    저를 좋게 본 모양인지, 그 리더는 항상 저에게 '맘에 드는 남자회원 없어요?ㅎ 제가 밀어줄게요!' 하고
     
    만날때마다 제 손을 꼭 잡고 자기에게만 솔직히 말해보라고 매번 소곤대곤 했었죠.
     
    손을 잡는 게 어색하긴 했지만, 동갑내기 친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싫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동호회를 가입한 지 어언 2개월이 지나고, 8월 말 동호회 정기 모임이 잡혔습니다.
     
    저는 본디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하필 그 주에 지나친 저혈압으로 입원해 버려서 캔슬됐죠ㅠ
     
    그렇게 일주일 쉬다가, 리더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이 따로 저를 불러내길래 흔쾌히 나갔습니다.
     
    그저 동호회 활동에서 종종 있던, 흔한 벙개모임인가 싶었죠.
     
    근데 나가자마자 심각한 표정으로 저를 보던 멤버들이 대뜸 이렇게 말합니다.
     
     
    "너 없었던 8월 정모 때, 리더가 너를 강퇴시킬 거라고 하더라?"
     
     
    정말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습니다. 저는 활동률 1-2위를 다투던 우수멤버였기 때문에 더 억울했죠.
     
    설마 입원 때문에 일주일 쉬었다고 강퇴하는 건가?! 하지만 규칙상 한 달에 한 번만 참가해도 되는데?
     
    충격에 빠져 '호에에에에?' 따위를 연발하고 있는 저를 보며, 동호회 오빠가 한숨과 함께 묻습니다.
     
     
    "너, 리더가 그 남동생(4살 연하, 아이돌 얼굴) 좋아했던 거 몰랐어?"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았겠습니까 ㅡ.ㅡ
     
    동갑내기 리더는 술을 좋아해서 주로 밤새는 술파티(?) 벙개를 자주 나갔고, 
     
    저는 집순이에 게임덕후라, 낮에만 잠깐 만나는 가벼운 벙개를 다니다 보니 마주치질 않았죠.
     
    한 달에 한 번, 정식으로 모든 멤버가 참여하는 정모가 아니면 사실상 리더와 자주 보진 않았습니다.
     
    저를 잘 따르던 그 아이돌상 남동생도 덩달아 저처럼 낮벙개 위주로 참석했고, 리더랑도 잘 안 봤겠죠.
     
    제가 눈치없는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 상황이다 보니 정말 파악이 어렵더라구요 ㅋㅋㅋㅋ
     
     
    물어보니 다른 멤버들은 어렴풋이 눈치는 챘었다고 하더라구요.
     
    7월 정모 때, 저와 그 남동생과 리더가 동시에 한 자리에 참가했었는데, 저와 친밀하게 구는 그 남동생을 보며
     
    다른 테이블에 앉아있던 리더가 계속 굳은 표정으로 홀끔홀끔 눈총을 그렇게 쏘아댔다고 ㅡ.ㅡ
     
    다른 멤버들이 말을 걸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저와 그 남자애가 말을 할 때마다 집요하게 쳐다봤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다들 어느정도 눈치를 챘는데, 그 다음달인 8월 정모때 리더의 태도를 보고 확신을 하게 된 거죠.
     
     
    제가 입원해서 없던 그 자리에서 술이 어느 정도 들어가자,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리더가 불쑥
     
    '아, 00씨(작성자) 강퇴하고 싶다.' 라고 서론을 꺼냈고,
     
    평소 저와 잘 지냈던 오빠 중 한 명이 놀라서 '아니 왜? 활동도 잘 하는데?' 하고 되묻자
     
    리더가 표정을 싸하게 굳히며 "왜? 강퇴하면 안 돼? 오빠도 걔 좋아해?" 하고 쏘아붙였답니다.
     
    그러고 나서 갑자기 '남자들은 다 똑같다, 여지만 주고 마음은 안 주더라' 하고 신세한탄을 하더랍니다.
     
    리더의 원망은 다시 아이돌상 남자애를 타겟으로 돌아서, '걔도 실망이야. 내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하고
     
    이번엔 그 남동생을 욕하니까 ㅡ.ㅡ 주위 사람들이 눈치를 못 챌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모든 얘기를 다 듣고나니 소름이 쫙 돋으며 문득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 몇 개 스쳐지나갔습니다.
     
    만날 때마다 제 손을 잡으며 집요하게 '맘에드는 남자멤버 없어? 내가 밀어줄게 나에게만 말해봐 ㅎ' 하고
     
    저에게 계속 속살대던 리더의 얼굴; 사실 함정카드였던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리더가 잡고싶었던 건 제 머리채인데, 그럴 순 없으니 손을 대신 잡았던 거 같기도 하고;
     
    송혜교 송중기 커플 탄생했을 때, 매우 공격적인 톤으로 '여자가 연상이면 쫌 부담스럽지?' 라고 말하며
     
    제 쪽을 홀깃 쳐다봤었던 것도 기억이 났습니다. (그땐 갑자기 왜 나를보나 싶었음)
     
    그리고 리더와 유독 친했던 동호회 언니가 저를 보는 표정들이 간혹, 참 적대적이라고 느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표정이 '니가 바로 그 샹년이구나 ㅎㅅㅎ?' 였던 거 같기도 합니다.
     
     
    하..... 눈치없는 나란 냔......★
     
    전 그런 줄도 모르고, 리더가 단톡방에서 '유령회원이 너무 많아서 속상하다.'라고 신세한탄 하길래
     
    '저런.... 나라도 열심히 활동해야지!' 하고 최선을 다해 활동했는데 ㅋㅋ 얼마나 꼴보기 싫었을까.....ㅠㅠ
     
    지금이라도 눈치를 되찾아야 할 시기인 것 같아서, 저는 조용히 탈퇴인사를 올리고 동호회를 탈퇴했습니다.
     
    리더는 제 탈퇴인사에 대답하지도, 잡지도 않고 무시했고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꺼져드렸습니다.
     
    미안해요 눈치가 없어서......☆★☆★
     
     
     
     
     
    +++ 후일담)
     
    그렇게 저의 청천벽력 같았던 문화동호회 생활은 조용히 끝나는 것 같았으나 ㅎ......
     
    저와 친했던 그 아이돌상 남동생이, 제가 모임 탈퇴하자마자 30분만에 저를 따라 탈퇴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탈퇴할 때까지만 해도 잠잠했던 리더가, 그 남동생의 탈퇴 소식을 보자마자 갑자기 눈이 뒤집어져서
     
    저에게 강퇴소식 귀띔해줬던 그 오빠를 붙들고 집요하게 추궁을 했었다고 하더라구요.
     
     
    "00씨(작성자) 탈퇴 전에 오빠벙개에 나갔었지? 오빠가 그때 말한 거 아냐? 갑자기 00씨가 왜 나가?
     
    그리고 그 남자애는 왜 00씨 따라서 바로 탈퇴하는데? 둘이 사귄대? 오빠 뭐 아는 거 없어?"
     
    이런 식으로 사람을 들들 볶아서; 무서워진 오빠도 '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탈퇴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그 오빠가 새롭게 만든 평화로운 문화동호회에 명예멤버(사실상 동정표)로 초대된 저는,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평화로운 문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ㅎㅅㅎ 물론 일주일밖에 안 됐지만요.
     
    사랑과 미움이란 참 격렬하고 눈에 잘 띄는 감정인데,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저는 몰랐었단 점이 웃기더라구요.
     
    앞으론 좀 더 남의 사랑에 신경쓰는, 그래서 제 명줄을 보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래봅니다 8ㅅ8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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