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에 처음 모임을 통해 만났고, 이후 무작정 인천으로 쫒아가 놀면서 자연스럽게 사귀게 된 그녀였다. <div><span style="font-size:9pt;">누가 먼저 사귀자 좋아한다가 아닌 그냥 옆에 있는게 당연한 사람이 그녀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홀커플에 둥근 원형의 얼굴형에 작은 눈의 그녀는 세간에서 애기하는 미인형의 얼굴은 아니었지만</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적어도 내눈에는 개성이 있는 얼굴로 애정이 보이는 마음으로 다가왔다. </span></div> <div><br></div> <div>나는 과거를 뒤돌아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따금씩 그녀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흐뭇할때가 있다.</div> <div>14년도 초여름, 대기업 면접에서 탈락하고 자신이 한심하다며 내앞에서 방울 방울 눈물을 펑펑 쏟아가며</div> <div>울었다. 당황스러웠고 위로해주고 싶었고 주위 시선도 신경쓰이던 나는 그녀에게 울지말라며 오히려</div> <div>다그쳤다. 그때의 나역시 어렸다고 생각한다. 그때 좀더 챙겨줬으면 좋았을껄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어</div> <div>이따금씩 미안해질때가 있다. </div> <div><br></div> <div>그런 그녀가 한살 한살 먹어가면서 생각이 어른다워지고, 회사에 취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또렷하게</div> <div>애기할 수 있게 되고, 나와 비슷한 점이 생기고, 어느새 만날 당시의 내나이를 훌쩍넘어 29살이 되어있었다.</div> <div>적지 않은 나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이제 나이가 있는 언니로, 직원으로 사회인으로 보이겠지만</div> <div>나에게는 아직도 20대 초반에 빛이 나는 하지만 어딘가 설익은 친구로 보인다. 잔소리 그만하라고 </div> <div>계속 나에게 투덜되지만 그런점도 익숙해진 여친이다. </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출퇴근시간이 4시간 가까이 되는 나는 지하철에서 볼게 없을까 찾다가 도깨비라는 드라마를 구매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공유와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나오는 드라마였고, 인기드라마답게 정말 빠져서 보게되었다. 남자가 봐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너무 멋진 남주와 싱그러운 10대를 연기하는 김고은이 너무 좋았다. 내가 이드라마에 빠지게 된건 김고은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외모이기도 했다. 여배우 치고는 작은눈 둥근 얼굴형등 내여친과 상당히 닮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물론 김고은양이 훨씬 더 이쁘긴하다......미안 여친) 이미지가 상당히 닮았고 김고은 양의 사진중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긴머리에 펌을 한 사진은 정말 내여친이라고 해도 대충 믿길만큼 비슷한 이미지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극 중 지은탁처럼 통통 튀고 귀여운 성격은 아니었던 여친과 그것에 불만이 있던 나와 드라마를 보며</div> <div>여친에게 바라는 모습을 비슷한 사람을 보며 대리만족하는 나는 미안했지만 너무 행복했다.</div> <div>30대의 남자가 드라마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내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동시에 여친에게 공유만큼</div> <div>열과 성의를 다해서 편하고 친구같고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이 되었는가 괜시리 미안하기도 했다. </div> <div><br></div> <div>지은탁에게 여친을 감정이입하여 봤던 나는 여친도 더 이뻐보이기 시작했다. 매일 보던 작은 눈이 섹시해지고</div> <div>매일듣던 잔소리가 사랑스러워지고, 오랜시간이 지나며 무뎌졌던 그녀의 매력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div> <div>웃을때 귀여운 눈꼬리나, 자기 좋을때만 슬며시 팔짱끼는 버릇이나 새로웠고 자주 보고싶어졌다. </div> <div>여친은 도깨비병에 걸려 그런거라고 하지만, 나는 아무렴 어떻나 싶다. 어떤 계기던 8년차 여친이 </div> <div>다시 이뻐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면 그만 아닐까? </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