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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_19804
    작성자 : 프로실망러
    추천 : 14
    조회수 : 1684
    IP : 106.242.***.186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7/01/05 17:24:04
    http://todayhumor.com/?love_19804 모바일
    연게 처음이자 마지막 글로 나의 연애담을 써봄(feat.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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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나는 작년부로 유부징어가 된 이제 젊지 않은 여자임.</p> <p>아주 길고 꾸질꾸질했던 연애경험썰을 풀어놓고 싶어서 몇 글자 끄적여봄. </p> <p>(여기 나오는 연하남과 현남편은 다른 인물임. 내 인생 제일 잘한 두 가지가 연하남과 헤어진 거랑 현남편이랑 결혼한 거임.)</p> <p><br></p> <p>본인 27세경, 6세 연하남과 연애를 시작함. 연애를 막 시작했을 때는 내 상태가 좀 괜찮았는데 연애 시작하고 2달인가만에 폭망함.</p> <p>회사를 그만두고 한 달이 넘도록 새 직장을 구하지 못했고, 기숙사에서 나와 살기 시작한 자취방은 1층- 겨울이었는데 정말정말 추웠고,</p> <p>노는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생활고가 시작되었고, 그 외 가정사로 인해 내 자존감이 절벽으로 미끄럼틀타기 시작함.</p> <p>그 와중에 연하남이 헤어지자고 이별을 고했는데 당시 나년은 헤어지지 말아달라며 매달림. (당시의 나는 정말 나년임)</p> <p>얘까지 없어지면 내 상태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없어질 것 같았음. 그래도 마음 쉴 곳은 있어야하지 않겠냐면서. 나란년.....</p> <p>한 두 번 정도? 더 그랬음. 그 사이에 어찌저찌 안정을 찾아갔지만 헤어지자할 때마다 매달렸음.. 하... 나란년....</p> <p>그래 뭐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었을 수도 있겠지. 뭐 어찌됐든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한 명 있다는 게 나쁜 건 아니잖음?</p> <p>하지만 일련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둘 사이에 묘한 서열같은 게 생김. 분명 연인이면 동등한 관계여야 할텐데 나란년때문에 그게 실패함.</p> <p>상대는 마치 나를 '만나주는' 느낌이 됨.</p> <p><br></p> <p>심지어 연하남의 엄마가(어머니라는 단어도 쓰기싫음) 나를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나를 '할매'라고 지칭한 사실을 알게됨.</p> <p>당시 27세!! 주름 하나 없었는데!! 그리고 저 말은 연하남이 친절하게 알려준 사실임.</p> <p>웃는 사진을 보고 입이 찢어졌다는 둥 선물을 줬는데 '이런 거 많은데 뭐하러 주냐'고 했다는 둥... 이게 만나고 1년 정도 안에 다 생긴 일임.</p> <p>(이 엄마는 헤어지기 1년 전에 대히트를 침. 결혼할 때 현금 예단 5천 들고오라고 했음. 근데 연하남은 이게 뭔 뜻인지도 모르고 나한테 전함)</p> <p>나년은 그래도 그 엄마한테 잘보이겠답시고 생일선물로 우리엄마한테도 안 줘 본 백화점표 고오급 스카프도 사서 바치고</p> <p>철철이 명절마다 선물 보내고 생일 때 케이크 사다드리고 그럼. 하............. (과거의 나년 진짜 때리고싶다)</p> <p>그 연하남 화장품도 사서 바치고.. 더 쓰면 자기비판이 너무 심해질 것 같으므로 중략하겠음..</p> <p>암튼 바리바리 잘 싸서 보내고 바침.</p> <p>내가 받은 거? 6년 만에 이름도 모르는 어디 길거리 잡화점에서 하나 줏어온 듯한 스틱 선크림 하나.. 자기 엄마가 준거라며... 아.... 그래...</p> <p>7년, 2500일을 만났는데 기념일은 400일 이후로는 안 챙김. 이유는 귀찮다고.</p> <p>(생일 선물은 서로 정해진 금액 안에서 주고받았으므로 제외함.)</p> <p>아, 하나 덧붙이고 싶은데, 헤어지면서 연하남이 나한테 자기 부모에게 잘보이려는 노력이라도 해봤냐고 함.</p> <p>명절이랑 생일때마다 내가 사 준 선물들은 다 무엇이냐 물으니 직접 갖다주지 않은 것(연하남을 통해 전달)이므로 무효라고 ㅋㅋㅋ</p> <p>연하남은 14번의 명절이 지날 동안 단 한 번도 나의 부모님께 선물을 준 적이 없었음.</p> <p><br></p> <p>이런 꾸질꾸질한 연애를 계속하던 어느 날, 나는 내가 아끼는 동생과 전화를 하다가 크게 깨우침.</p> <p>동생이 물어봄 : 언냐, 바쁜 남자랑 연애하면 어때?</p> <p>당시 연하남은 매우매우 바쁜, 나에게만은 미어터지게 바쁜 남자였음. 개발자라는 직업의 특성 상 밤샘도 잦았고 암튼 바빴음. </p> <p>이렇게 근무시간 중에 오유에 글 쓰는 시간 같은 건 낼 수가 없었음. 이런 바쁜 상태가 한 5년 정도 지속됨.</p> <p>나는 대답함 : 니가 너무 너무 좋다면 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지 않아.</p> <p>그랬음. 나는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은 연애를 하고 있었음. 당시 나에게 연애가 행복하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단호히 "놉"이라고 함.</p> <p>행복하지 않았음. 늘 나는 기다리는 쪽이고 을이어야 했으며 늘 먼저 숙이고 들어가야 했음. 늘 내가 맞춰야만 지속되는 연애.</p> <p>농담이었지만 "이 연애를 함으로써 나는 보살이 되는 거 같다" 고 했음. 약속이 파토나는 일은 다반사였으며, 그럼에도 이해해줘야함.</p> <p>그렇지 않으면 이 연애가 쫑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해를 가장한 포기를 해야했음.</p> <p>왜 연애를 계속했냐고 물어본다면, 당시의 나는 대답하지 못했겠지만 이제 나는 대답할 수 있음.</p> <p><br></p> <p>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연애를 시작했다. 당시 상대는 나에게 쉴 수 있는 곳이라고 인식이 되었고, 그것은 마치 습관처럼 굳어졌다.</p> <p>한 번 그렇게 깊게 뿌리박혀버린 상대와 헤어진다는 것은 마치 아기에게서 부모를 떼어놓는 것과 같은 기분이었다.</p> <p>그 부모가 타인이 보기에 아무리 나쁜 부모라 하더라도, 아기에게는 그냥 부모일 뿐이다. </p> <p><br></p> <p>길고 긴 자기비판의 시간을 거쳐 깨달았음. 결국 내 문제였음. 바닥을 치다못해 뚫고 들어가버린 나의 자존감.</p> <p>나는 나를 잃어버린 상태에서 연애를 하고 있었음. 내가 없었으므로 상대를 나에게 채워갔음. 마치 상대가 나인 것처럼...</p> <p>그래서 나는 나에게 해줬어야 마땅한 많은 것들을 상대에게 해주고 있었음. 그리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합리화하고 있었음.</p> <p>마치 내가 무엇이든 다 포용할 수 있는 이해심이 태평양같은 여자인양,</p> <p>니가 안해줘도 나는 괜찮아^^ 내가 더 하면 되지 뭐^^ 이 지르박댄스를 추는 중이었음. </p> <p>나는 속이 좁고 뒤끝이 길고 이기심이 가득한 여자임. 욕심이 많고 계산적이며 게으른 그런 여자!!!!</p> <p>내가 뭘 하나 해주면 너도 나한테 해줘야지^^ 이게 당연한 여자인데 연하남 앞에서는 작아지기만 함.</p> <p><br></p> <p>※지금 이런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 자기비판의 시간을 가지기 바랍니다.</p> <p><br></p> <p>왜 그런 사람 있지 않음? 멀쩡해보이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다 나쁜 사람인 경우, 또는 끝이 매우 안 좋은 경우.</p> <p>물론 나쁜 사람도 있음. 왜 없겠음. 근데 안 그랬던 사람도 연애를 하면서 나빠지는 경우도 봤음.</p> <p>늘 받아주니까. 내가 나쁜 짓을 해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나 조금 수그러진 모습을 보이면 만사 오케이니까.</p> <p>난 그런 여자를 알고 있음. A라고 하자. A는 늘 연애를 할 때마다 남자가 좀 쓰레기였음. 다양함. 바람을 피거나 폭력...도 있었고,</p> <p>좋게 끝난 경우를 본 적이 없음. 처음에 나는 다 남자가 쓰레기라서 그래! 라며 위로해줌. 근데 가만히 보니 A가 그렇게 하는 면도 있었음.</p> <p>헌신하다 헌신짝 되는 게 바로 A였음. 그.. 묘하게 남자에게 굴복하는 듯한 이미지, 겁먹은 듯한 제스춰, 자신없는 행동이나 말투...</p> <p>근데 밖에서 보면 또 똑소리 나고 야무지게 말도 잘하고 요목조목 잘 따지는데 남자 앞에서는 안 그럼.</p> <p>그 묘한 분위기? 마치 자기가 남자 밑에 있는 듯한... 이게 잘 되면 남자를 조종하는 여운데 A는 그냥 여우같은 헌신짝이었음.</p> <p>그리고 나도 그랬음. 연하남 앞에서의 나를 되돌려감기해서 보면 그랬음.</p> <p>연하남이 나를 막대하는데도 나는 그걸 몰랐는지 모르고 싶었는지 그냥 그러려니 함. 내 안에서는 계속 합리화 시전 중. </p> <p>피곤하니까 그렇겠지.. 나한테만 저렇게 행동하는 것도 내가 제일 편해서 그런걸꺼야. 이따위의 합리화.</p> <p>나는 이것도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문제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함.</p> <p><br></p> <p>자존감이 높다고 해서 막 닥치는대로 불합리를 따지고들고 그러지 않음. 어느정도는 참아주지만 그게 안되면 단호하게 나설 수 있음.</p> <p>왜냐고? 연애보다 내가 더 위에 있어야 하니까. 연애라는 행위도 내가 있어야 이루어지는 거라는 걸 알아야 함.</p> <p>연애는 다시 할 수 있지만 나는 다시 할 수 없으니까. 나에게 있어서 나는 가장 소중한 상대라는 것을 알아야 함.</p> <p>나는 이걸 7년동안 분실한 상태였음. 나 자신은 맨홀구멍 안에 꾸역꾸역 밀어넣어두고 상대방을 반짝이는 내 의자에 앉혀놓은 것임.</p> <p>나는 언제나 내 의자에 앉아있어야 하는데. 연애는 내 옆에 다른 의자를 하나 더 마련하는 것이지 내가 내 의자에서 물러나는 것이 아님을,</p> <p>그 오랜 시간동안 망각하고 있었던 것임. 그래서 상대가 내 의자를 발로차고 더럽혀도 어찌할 바를 모른 채 우왕좌왕할 뿐이었음.</p> <p><br></p> <p>그리고 나는 정말 끝내주게 헤어짐. 내 자존감은 물론이거니와 나 자신조차도 망가질 뻔했음.</p> <p>깊고 깊이 뿌리박힌 인식을 고치는 건 정말 힘들었지만, 그 시간동안 정말 많은 생각을 함. 7년어치 밀린 나와의 이야기를 모두 마무리 해야했고,</p> <p>7년동안 처박혀있느라 꼬질꼬질해진 나를 깨끗이 씻어주어야 했음.</p> <p>탈탈 털어 말리는 도중 나는 지금의 남편을 만남. 목욕 후의 고양이처럼 예민했던 나에게 남편은 시간을 주었음.</p> <p>그리고 다정히 옆을 지켜주고, 나를 다 받아주려고 노력함.</p> <p>그 차이는 정말 대단히 큰 것이어서 나는 정말 놀랐음. 아! 이게 연애라는 것이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었음.</p> <p>행복하다는 것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되는 것임을.</p> <p><br></p> <p>이 긴 이야기의 끝?</p> <p>나는 내 의자를 깨끗이 닦고 부서진 곳을 싹 고친 후 앉아있음. </p> <p>그리고 내 안에 나와 비슷한, 하지만 다른 모양의 의자를 하나 더 들여놨음.</p> <p>우리는 같이 마주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눌 것임. 오랜 이야기를.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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