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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15043
    작성자 : 0꽃간디0
    추천 : 17
    조회수 : 2597
    IP : 211.210.***.254
    댓글 : 60개
    등록시간 : 2016/11/09 21:41:49
    http://todayhumor.com/?love_15043 모바일
    (긴뻘글염장주의) 모태솔로였던 남친이랑 연애하게 된 썰.txt
    옵션
    • 창작글
    안녕하세요!
    이틀 연속으로 연게에 글을 쓰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어제 제가 충동적으로 쓴 글에 다들 관심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
    덕분에 베오베 구경도 하고 주작 의심도 받고 베리기모띠!!!!
    이번에는 그냥 제가 추억하고 싶은 저희 이야기를 써볼게요
    회상하듯 쓰는거인데다가 글솜씨가 많이 모자라서 음슴체로 써볼게용
    썩 재미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전지적 前 대마법사의 여친시점으로 잼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당
     
     
     
     
     
     
     
     
    01
    일단 우리는 24살 동갑내기 커플이며 남친님은 무려 전직 모태솔로인 귀한 몸이심.
    울 커플은 연애 전,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막말도 서슴없이 하던 친구사이였음 (물론 일방적으로 내가)
    울 그룹 사이에서 난 유명한 비글이었는데, 가끔씩 장난으로다가 여신등장!(찡긋) 따위의 막말을 남발하곤 함.
    *그냥 하는 소리지 저 못생겼습니다 저도 안다구욧*
    사실 분위기 좀 업시킬려고 자폭하는 뉘앙스로 하는 말이었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예쁘다는 말 듣고싶잖음?
    이쯤에서 소개하자면 남자친구는 뼛속까지 경상도남자 + 대답만 잘하는 siri 스타일 + 원래 성격이 외부에 관심이 없음
    딴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모태솔로의 대표적 이미지같다고 난 생각함ㅋ
    암튼 내 생각에는 대외적 이미지가 내 반대랄까...?
    오죽하면 주변사람들은 나를 비글(미친개), 남친을 백구(조용하고 순해서)라고 부르곤 했음
    근데 그랬던 애가 갑자기 '근데 ㅇㅇ이정도면 이쁘지' 이러는것임
    순간 저냔 또 시작이다 하던 분위기가 깨지고 시선이 홱 그쪽으로 쏟아짐
    원래 주목받으면 얼굴 빨개지는 소심한 애라 얼굴이 시뻘개지더니 지도 고개를 홱 돌림
    나도 사실 속으로 좀 놀랬는데 내가 좀 놀래면 더 뻔뻔해지는 애라서 '니가 뭘 좀 아는구나'하고 윙크까지 함ㅋㅋㅋㅋㅋㅋ
    후에 들어보니 자기도 그냥 불쑥 나온말인데 윙크받아서 놀랬다고 함 (좋지는 않았대요 ㅋ)
     
     
     
    02
    이거는 내가 남친한테 결정적으로 반하게 된 계기인데 어느날 단톡방에서 연애 이야기가 나옴
    오유에서 이런 말 하면 돌팔매질 각이겠으나 '다들 연애 경험 한번쯤은 있을거니까 썰 풀어보자!' 식으로 얘기가 시작됨 (미안해요!!)
    근데 남친놈이 계속 남들 말에 대꾸만 짤막하게 하는 걸 보고 다른 친구가 ㅇㅇ이는 기억에 남는 여친 없냐 물어보는데
    '나 마법사다' 라고 함ㅋㅋㅋㅋ진짜 딱 이렇게 말함
    사실 남친이 겉보기는 반듯한 애라서 다들 놀랬음 나도 놀람;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아 뭐 나랑 사귀겠냐 내알빠 아니지 했음 ㅋㅎ
    친구가 그래도 우리나이 되면 호기심으로라도 만나지 않냐 여자 만나고 싶단 생각 안드냐 하는데 남친이 완전 무표정으로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호기심으로 만났다가 상대방이 상처받으면 어떡하냐' 이럼
    뭔가 내 마음속에서 은종이 땡땡 울리기 시작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맘씨가 곱고 바르게 생각한다는 게 느껴짐
    나는 사실 그릇된 욕구로 가득찬 욕망의 항아리같은 년인데 어쩜 저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감격함
    그렇다고 저렇게 생각 안하는 게 잘못됐단 건 아니지만 보통 저렇게 생각하기도 힘들고 친구들 많은 자리에서 저리 진지먹기도 힘든데
    암튼 정말 좋은애구나 얘가 나중에 준비 다 되서 만나는 여친은 좋겠다 뭐 이렇게 생각한듯
     
     
    03
    남친은 너무 둔한 사람이라서 자기도 모르게 나를 질투나게 한 적이 많은 사람임
    8월 중순쯤에 생일인 한 친구가 자기 생일즈음 해서 생일이라고 말하고 다님
    본인은 9월 초가 생일이었지만 아직 말할때가 아닌 것 같아서 조용히 축하해줌 ㅎ
    근데 남친놈이 치킨 기프티콘을 줬다는 걸 알게됨
    그냥 괜히 너무너무 화가 나고 질투가 치밀어 오름(걔는 내 생일이 언젠지도 모르는뎈ㅋㅋ)
    그래서 다짜고짜 걔 찾아가서 너 내 생일이 9월 초인거 아냐고 왜 쟤만 치킨사주고 그러냐고 빼애애액거림
    뭐 표정변화도 없더니 잠깐만 기다려보라며 그자리에서 치킨 기프티콘 던져주고 끝남 (어?)
    나중에 물으니 내가 왜 그러는지 이유조차 몰랐다고 함. 걍 비글같은 지지배가 와서 소리를 지르니 무서우니까 일단 원하는대로 해주자 였다고 ㅎ
    여담이지만 생일 당일에 카카오샵에 끌고가서 컵도 받았음! 깨알자랑
    (원래는 추성훈이 광고하는 안마기 사달라고 했다가 단칼에 거절당함ㅋ 나도 장난이었다 새꺄)
     
     
     
    04
    2번에 적었던 썰도 그렇고 다른 많은 이유때문에 점점 나는 남친에게 호감이 가기 시작했음
    사실 난 내가 먼저 누굴 좋아한다 이런 감정을 느낀 적이 중2때 첫사랑이자 짝사랑 한번밖에 없었음
    나머지는 그냥 오는사람 안막고 가는사람 찌질하게 잡아대는 그런 사람이었음 ㅋㅎ
    대외적으로는 시원털털하고 약간 여우짓하는 느낌까지 있는 나이지만 속은 진짜 여리고 소심하고 겁많은 쫄보★(라고 나는 생각함)
    근데 정말 그애가 너무너무 좋았고 놓치기가 싫다는 느낌이 확실했음 이거는 진짜 재고가 1개 남은 신상슈즈 같은 느낌;;
    하지만 고백이 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1도 모르는 나는 주위를 맴돌면서 간만 보기 바빴음
    그때 한창 내가 걔한테 푹 빠져서 다른여자랑 못놀게 하려고 모닝콜부터 나잇콜(?)까지 모든걸 휘어잡고 있었음ㅎ
    내가 출근할 때 깨워달라고 하면 새벽4시에도 깨워주고 차 타고 한시간정도 가는길에 졸리지 말라고 쭉 통화도 해줌
    몇월 며칠인지도 기억 안나는데 그날도 똑같이 통화하면서 출근하고 있었음
    지금 뭐하고있냐고 하니까 이불 둘둘 말고 누워있다고 하길래 그냥 백구가 이불 둘둘 말고 누워있는 짤방을 니 모습이네 하면서 보여줌
    그러고 나서 계속 얘기하다가 갑자기 지금이다 생각이 들어서 끊기 직전에 이래 말했음
    '나는 너가 다른친구들이랑 같다고 생각 안해 그니까 다른애들보다 더 특별하게 좋아 그래서 내가 걔네들보다 더 잘해줄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나 스물넷인데 뭔가 유치찬란 인터넷소설같이 말해버림 그리고 당황해서 뚝 끊어버림
    출근해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거울을 딱 보는데 진짜 귀까지 새빨개져 있었음
    왠지 눈가도 시려지고 심장이 뛰고있는게 귀까지 울리고 그랬던 듯 (하 사랑이란 ㅋ)
    카톡오는 진동소리가 두번 울렸는데 너무 설레고 무서운 감정이 교차되서 4시간정도 지난 뒤에야 떨면서 카톡 봤는데
    '나 자고 일어나서 연락할게 수고해!'랑 카톡개가 이불깔고 잠드는 이모티콘이 옴ㅋㅋㅋㅋㅋㅋㅋㅋ슈발탱
    근데 난 그 이모티콘도 귀여워서 핸드폰 끌어안고 찡~~하며 서있었음ㅋㅋㅋㅋㅋ
    그런데 그애 프사가 내가 보내준 짤방으로 바뀌어있었음 그래서 내 심장이 또 쿵쾅거리기 시작함
     
     
     
    05
    저 일이 있은 후에 다음 진전이 바로 생기진 않았음
    자고 일어났다고 연락이 왔었는데 괜히 내가 민망해서 계속 말을 돌림; 그렇게 흐지부지 된 상태로 연락했지만 그애의 프사는 바뀌지 않았음
    남친은 주말에 야간 편돌이 알바를 하는데 내가 괜히 연락하고 싶어서 너가 주중에 나 깨워주니까 나도 안졸리게 통화해줄게 하면서 접근함
    그날도 뭐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있는데 대화 분위기가 되게 좋았음 걔가 내가 무슨말을 하든 웃고있던 상황
    잠깐 계산좀 해드릴게 하더니 통화가 중단되고 나는 그냥 폰으로 웹서핑을 설렁설렁 하는 와중 어떤 아주머니 목소리가 들림
    "아이구~ 웃느라고 정신이 없네 여자친구야?" 하는데 남친이 "네"라고 1의 망설임도 없이 말하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핸드폰에 시선 고정한채로 벙찌고 있었음 남친은 지 말이 들리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주머니랑 신나게 뭐라뭐라 주고받음
    계산 끝나고나서 또 아무것도 아니란듯이 '어 왔다' 하는데 난 이거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니 여자친구야?' 하고 물어봄
    그러니까 '그래주면 좋고' 이러는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ㅏ 모태솔로의 찔러보기란 얼마나 귀엽고 성스러운가
    그래서 나도 신나서 말함 '그래 난 좋아 너도 내 남자친구 해줄래?' 라고
    걔가 한동안 말이 없더니 '어'하고 또 딱 한마디 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내가 너무 기분좋아서 으흐흐흐 하고 웃음이 터짐
    그리고나선 같이 계속 웃다가 '언제부터 뒤에서 내가 니 여친이라고 말하고다녔냐' 하면서 투덜거리고 그랬던듯
    나중에 또 알게된건 그때 잠깐 조용했던 시간에 잠깐 폰 내려놓고 핸드폰으로 시계 본다고 그랬다고 함
    그래서 지금 남자친구 상태메세지는 내가 고백한 날짜와 시간이 적혀져 있음
     
     
     
     
     
     
     
     
     
     
     
     
    아유 쓰다보니까 글이 길어졌네요
    이 일이 벌써 한달 전이네요!
    지금은 뭐 이 기간의 연애가 다 그렇듯 하루가 1초인양 보내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연애가 처음인 남치니를 위해 서두르거나 재촉하지 않고 다시 함께 배워간다는 느낌으로 조심조심 만나고 있어요
    아무튼 지금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현재 솔로이신분들, 모태부터 지금까지 기약 없으신 분들도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저처럼 숨겨진 보물을 찾아 돌아다니는 암컷 승냥이들이 많으니까요 >0<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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