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친한 남사친은 많았으나 모두들 나에게 형제를 맺지 않겠느냐며 덤비던 나날들이었다.</div> <div> </div> <div>어쩌다가 나의 터프한 매력(?)에 젖은 녀석들은 이따금 나를 간보았다.</div> <div> </div> <div>좋아한다고 이야기 하고 정작 사귀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든가,</div> <div>은근 슬쩍 어깨에 손을 올리며 거친 숨을 내뱉는다든가</div> <div>하는 찌질파워 +100의 짓을 하고 그냥 시간이 지나 자연스럽게 잊혀져갔다.<br></div> <div>나는 털털하였고 거침없이 쌍욕과 주먹을 날리는 파워를 가진 의형제였지만,</div> <div>때로는 그런 찌질이들에게 조금씩 상처를 받으며 진성 모태솔로의 길을 걸어나아갔다.</div> <div> </div> <div> </div> <div>여느 날과 다름없는 외로운 초겨울.</div> <div> </div> <div>본가에서 두시간 남짓 하는 거리에서 자취를 했던 나는 주말을 맞아 본가로 올라왔고,</div> <div>동네를 거닐다 아는 동네 동생을 만났다.</div> <div> </div> <div>이 놈으로 말하자면, </div> <div>고등학교 시절 교회에서 알게 되었으나 교회에 문제가 생기면서 튕겨져 나간 이들중 하나였다.</div> <div>이 놈이 고1때,내가 고2때...</div> <div>당시 유행하던 버디버*(!)로 고백을 했다가 내가 어이없어하며 본의아니게 찬 놈이었다.</div> <div> </div> <div>이 동네 동생은 재수를 하고 있었는데, 그 해의 수능이 끝나고 동네를 떠돌아다니던 한가로운 재수생이었다.</div> <div> </div> <div>"누나!여전하네ㅎㅎ"</div> <div>"뭐가"</div> <div>"튼튼하구먼"</div> <div>"디질래"</div> <div>로 시작한 다정한 대화는 동네동생의 아파트 주위를 뱅글뱅글 돌며 이어졌다.</div> <div>"누나는 언제 살빼서 시집갈랑가?"</div> <div>"너나 잘해 미친 *아"</div> <div>"나는 여자친구라도 있다."</div> <div>"곧 차일걸?"</div> <div> </div> <div>서로 진실된 걱정을 해주며 다이어트 핑계용 노가리를 까며 동네를 돌았다.</div> <div> </div> <div>그러다 놀이터에 다다르자 이 겁없는 동네동생은 뜬금없이 말했다.</div> <div> </div> <div>"누나,누나는 왠지 모르게 다음에 사귀는 남자랑 결혼까지 할 것 같아."</div> <div> </div> <div>모태솔로에 가까운 나로서는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div> <div> </div> <div>"뭐 이 개놈아?말 다했어?</div> <div>나는 이남자 저남자 다 만나보고 제일 좋은 남자랑 결혼할거야!!!</div> <div>저주하지마.지 인생 아니라고 막말하네 이 새*가?"</div> <div> </div> <div>"ㅎㅎㅎㅎㅎㅎ그냥 그렇다는 거여,뭘 그렇게 흥분해ㅎㅎㅎㅎㅎㅎㅎㅎㅎ"</div> <div> </div> <div>정말 죽이고 싶었다.</div> <div>나는 이 내몸 불살라서 다양하게 연애를 해 보다가 결혼을 할지 말지 결정하려고 했는데,너무 분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div> <div>하지만 맞서서 부어버릴 저주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았다.</div> <div>분노에 휩싸여 온몸을 부들부들 떨던 그날의 나는 진심으로 말했다.</div> <div> </div> <div>"넌 이번에도 시험에 떨어질거야 낄낄"</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다음해 3월....</div> <div>동네 동생이 삼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