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n></span><div><span>우연히 전 여자친구를 회상하며 거리를 거닐다가 영화처럼 버스 문이 닫히기 전에 딱! 탑승한 여자가 전 여자친구의 친구였고,</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무심코 바라본 창문 너머에는 전 여자친구와 눈이 마주쳤다는 영화 같다면 영화같은 이야기를 늘상 가던 커뮤니티에서 보았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거기에 달린 댓글중에 하나가, 피천득의 인연에 대한 댓글이 있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10대, 20대, 30대, 읽을때마다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는 댓글이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나는 문득 궁금해져 책을 사서 읽..을까 하다가, 가까운곳에 도서관이 있어 도서관에서 읽어보았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짧은 수필이었다. 매우.</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내가 요 근래 가장 좋아하는 수필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100%의 여자아이를 만나는 일에 관하여' 보다도 훨씬 짧았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는 어렸을때 아사코를 만났고, 15년쯤 흘러서 한번더 만나고, 또 그 쯔음 시간이 흘러서 만났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기억의 종류를 굳이 나눠보자면, 그중에 '일방적인 기억'이 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아사코가 아주 어릴때 만났던 그 시간에, 아사코는 그에게 자랑하듯이 신발장을 열어서 새하얀 신발을 보여준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는 그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그 새하얀 이미지가 그녀의 이미지처럼 각인되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이미 그녀를 많이 좋아했기 때문이 아닐까. </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언제나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일방적인 기억을 많이 하게 된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아무래도 마음속에 담아둔 사람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마음속 깊숙히 기억하게 되는건 누구나 하는 일이 아닐까.</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아사코와의 두번째 만남에, 그는 넌지시 신발장은 어딧냐고 묻지만 아사코는 이제는 교실에 신발 신고 들어간다며 내포된 의미를 눈치채지 못한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것은 일방적인 기억이었으니까.</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리고는 그날 예쁜 연두색의 우산을 챙겨가지고 교실에서 나온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 예쁜 연두색 우산은 역시나 아사코를 생각나게 하는, 그가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기분좋은 아이템이 된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단지 우산이 제목에 들어간다는 이유로 '쉘브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게 될 정도니까. </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역시나 그만큼 아사코를 좋아했던것같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이후 또 시간이 흘러 이제는 둘 사이에 시간이 녹슬어버린것처럼 나이가 내려앉은 모습의 아사코를 만나게 된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이제는 더이상 그의 기억속에 남겨져있던 모습이 아니기에 그는 세번째 만남에 후회를 하게된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리고 그는 묻지 않았지만, 아사코와 대화를 하다가 영화나, 우산에대한 이야기가 나와서</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때 너가 교실에서 챙겨온 우산이 너무 예뻐 기억에남아 나는 쉘브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좋아하게 돼버렸지!'</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라고 말을 했다면, 역시나 그녀는 그런일도 있었냐는 듯 반응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주제넘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세번째 만남을 가지지 말았어야 했다는것에 많은 고민을 하게 됐을것같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하지만 나는, 이 짧은 수필을 읽으면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건 일방적인 기억에 대한것이었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그것은 짝사랑과 비슷하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아니 짝사랑일지 모르겠다.</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span></div> <div><span><br>게시판 미아 아닙니다!<br><br>.. 짝사랑도 사랑입니다 흐앟앙ㅎ<br></span></div> <div><span><br></span></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