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r></p> <p>지난 10월 23일 첫 출근하고, 이제 내일(월) 출근하면 4주차 시작이네요.</p> <p>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ㅋㅋㅋㅋ</p> <p><br></p> <p>결론부터 말하자면, 일 배우는게 참 재미있어요</p> <p>상수도 배관, 오수/하수 배관, 자르고 붙이고 파묻고 뚫고 돌리고 끼우고 못박고 매달고 씌우고</p> <p>몸은 힘들지만 하나하나 기술이 늘어가는게 재미있고 즐거워요</p> <p><br></p> <p>학창시절 선생들이 하던 "공부 안하면 더울 때 더운데서 일하고, 추울 때 추운데서 일한다"라는 말이라든지</p> <p>어쨌든 에어컨 히터 나오는 사무실에서 정장에 넥타이 매는 사무직이 좋다는 생각에 갇혀있었던것 같아요</p> <p>현장 노동일이라는게, 뭐 먼지묻은 작업복이 초라해보인들 사람의 인격까지 초라한건 아니니까.</p> <p><br></p> <p>또 선입견처럼 꼭 이쪽 사람들이 늘 술에 절어있거나 지저분하지는 않아요</p> <p>퇴근하면 딱 씻고 옷갈아입고 외제차 몰고 다니는 사람들도 있고</p> <p>칼퇴하고 귀가해서 애들이랑 놀아주는 가정적인 사람들도 있고...</p> <p><br></p> <p>사실 이쪽 일은 처음이고, 30 중반까지 사무직만 전전하다보니</p> <p>앉아서 철야 야근하는 체력은 있어도 종일 서서 일하고 돌아다니는건 정말 힘들더라구요</p> <p>첫주엔 매일 발이 퉁퉁 부어서 밤마다 뜨거운물에 찜질하고 잤네요</p> <p>그나마 취미로 자전거를 타서 하체근육이 튼튼해서 망정이지 안그랬음 못버텼을지도..</p> <p>3주 지나니 이제는 슬슬 적응이 되고 있네요</p> <p><br></p> <p>그저께 깨달은건데, 청소가 이렇게 쉽고 편한 일인줄 처음 알았어요 ㅋㅋㅋ</p> <p>진짜 청소는 생각 없이 깨끗하게 치우기만 하면 되니까 ㅋㅋㅋ</p> <p>종일 선배 심부름 + (제수준에 가능한 단순한것부터) 작업하다가 </p> <p>정리하고 이동하기 전에 청소하면서 쉰다는 느낌ㅋㅋㅋㅋ</p> <p><br></p> <p>2주차째, 몸이 힘든것보다 더 힘들었던게</p> <p>사수 선배가 말을 너무 거칠게 하는 분이라...ㅠㅠ</p> <p>욕먹는게 너무 힘들더라구요...</p> <p>그래서 고민끝에 어렵게 말을 꺼냈는데,</p> <p>저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화내고 소리지르는것좀 줄여주시면 안되겠느냐고</p> <p>충분히 긴장하고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는데, 화낸다고 더 잘해지는것 아니지않냐고 했더니</p> <p>'내가 언제 화를 냈는데?'라고;;;</p> <p>알고보니 원래 화가 많고 목소리가 크고 욕을 입에 달고 사는 분이었음......</p> <p>그래도 솔직하게 말 잘했다고, 오해는 풀어야 하지 않겠냐며</p> <p>이후로 말도 더 부드럽게 하려고 노력하시는듯...</p> <p><br></p> <p>사실 이쪽 일 하려면 이부분이 힘드신분들도 많을거에요</p> <p>워낙에 거친 사람들이 많다보니, 평소에 부를때 야 야 는 기본이요</p> <p>이새1끼 저새1끼 정신안차리냐 등등 폭언을 일상언어로 쓰는 분위기라;</p> <p>실제로 "욕하고 때리면서 가르쳐야 잘 배운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은근 많아서;;</p> <p>(현장에서 저희쪽 말고 다른쪽, 미장인가 타일 하는 팀 보니까 '이새1끼야 뭐해 빨리 안튀어와!!!'하는 사람도 봤네요 ㄷㄷ)</p> <p><br></p> <p>다행히 저희회사 형님들은 대부분 (비교적?) 부드러운 성격에, 칼퇴하고 집에가는 가정적인 분들이 많아서</p> <p>걱정했던 부분(술자리 강제참석이라든지)은 없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p> <p><br></p> <p>요즘 따라다니는 형님은 중국 심양? 출신이신데 한국 오신지 오래됐는지 한국말도 엄청 잘하시고</p> <p>실력도 일욕심도 있으셔서 한번 일 시작했다 하면 쉬는시간 이런거 없이 풀로 3~4시간 일해버리는 대신</p> <p>사무실 들어가서 잡담 이런거 안좋아하셔서 일과 끝나고 바로 칼퇴근할수 있어서 좋아욬ㅋㅋ</p> <p><br></p> <p>대략 일과는 이래요. 오전7시까지 사무실 출근, 사장님과 기술자들끼리 각 현장 진행상황 및 오늘 작업할곳 회의하고</p> <p>팀별로 각 현장으로 이동, (이런식이다보니 빨리 끝나면 하루에 2~3곳도 작업함)</p> <p>오후 4시쯤 되면 작업 마무리하고 사무실로 이동, 다시 현장보고 회의하거나 장비 정리하고 5~6시 사이에 퇴근.</p> <p><br></p> <p>저는 처음 지냈던 고시원은 너무 불결하고 공동욕실이 불편해서 결국 욕실 딸린 고시텔로 옮겼어요</p> <p>(통칭 고시원이긴 하지만 개인 방에 샤워, 변기 딸려있으면 고시텔이라 하나봐요)</p> <p>공간이 좁고 빨래는 여전히 불편하지만 그래도 지낼만해요</p> <p>몇달 지내다가 보증금 마련해서 풀옵션 원룸 들어갈 생각이에요</p> <p>이러다보니 퇴근하고 와서 씻고 저녁먹고 하다보면 금세 졸려서 9~10시쯤 잠들고</p> <p>새벽 5시쯤 일어나면 다시 씻고 출발해서 회사근처 한바집에서 아침 먹고나면 6시반쯤 출근</p> <p>이런 일상의 반복이라 요즘은 오유도 못보고 지내요 ㅎㅎ</p> <p>그래도 일이 재미있으니까 개인시간 없는점이 크게 싫진 않아요</p> <p>집에와서 자기전에도 오늘 했던 일, 오늘 배운거 다시 생각해보곤 할정도니..</p> <p><br></p> <p>다만 오래 하려면 걱정인게, 이쪽은 주6일 근무가 너무 당연하더라구요;;ㅋㅋㅋ</p> <p>소개해주신 분 말씀도 "주 6일이든 7일이든, 일 못해서 한맺힌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일 안끊기는거 감사해야지"하시는데</p> <p>맞는말씀은 맞는데.. 그래도 여자사람도 좀 만나고 하려면... 흑 ㅠ_ㅠ 주5일이 좋은데...</p> <p>아직은 신입이니, 몇달쯤 지나면 말씀드려 보려구요</p> <p>어차피 잡부+심부름꾼 수준인 데모도 한명이 주5일 나온다고 해서 회사 돌아가는거에 지장 생기는건 아닐거고</p> <p>"일 배우겠다는 놈이 일주일에 이틀이나 쉬겠다고?"라는 생각들 하는거니;;;</p> <p><br></p> <p>어쨌든 지금은 다른걱정 말고 일에만 집중하려구요</p> <p>데모도 생활 끝내고 기술자되는건</p> <p>본인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나 관심갖고 배우려고 드느냐에 달린 것이지</p> <p>몇년 경력이라고 해서 되는건 아니라니까..</p> <p>그냥 시키는 일만 생각없이 하면서 시간만 때우려는 사람들은</p> <p>일 아무리 오래했어도 그냥 심부름만 해야하고</p> <p>기술이 빨리 늘어서 인정받는 사람은 일당도 빨리 오르고</p> <p>그래서 건물 2~3채 가지고 있는 형님들도 있더라구요</p> <p><br></p> <p>진짜.. 저도 30대중반에 퇴직하고</p> <p>불과 한달전만 해도 월 200은 커녕 160 주는데라도 감지덕지 면접보고 다녔는데</p> <p>실수령 월 300 넘게 받을것 같아요 ㅋㅋㅋ 나름은 수습기간?인데도 이정도니</p> <p>기술 금방 배워서 심부름 말고 혼자 작업하라고 보낼수 있을정도 되면 월급도 금방 올려주신댔어요 ㅋㅋ</p> <div><br></div> <p><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중국인 형님 말마따나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벌고 얼마나 좋아?" 라는 말씀이 참 와닿았어요</span></p> <p><br></p> <p>20살짜리 중국인 동생도 있는데 (얘는 목단강 출신)</p> <p>벌써 경력이 2년이래요 ㅋㅋ 돈모아서 곧 전세 들어간대요</p> <p>근데 아직 어리다보니 가끔 밤새 롤 하고 무단결근을 하곤 해요 ㅋㅋㅋ</p> <p>그래도 참 부러워요 저도 저나이때 돈도 모으고 기술도 배웠으면 지금쯤 장인 대접 받을텐데 ㅋ</p> <p><br></p> <p>오랜만에 오유 들어오니 주절주절 길게 썼네요</p> <p>목수되신분 글처럼 저도 나중에 100일 200일 후에 돌아보면 저도 재미있겠죠 ㅎ</p> <p>또 생각나는거 있으면 댓글로 달아놓을게요</p> <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