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3.5파이 단자제거를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br><br>특히 첫번째 이유가 음질 문제고요<br><br>애플도 나름 세계 최고의 인재들로 구성된 집단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의견에 반하는 선택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br><br>일단 음악 듣는 부류를 나눠보고 싶네요<br><br>한 부류는 음악애호가일 것이고, 한 부류는 일반대중이겠죠.<br><br>음악을 많이 듣고 음향기기에 투자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아마 최소 10만원짜리 음향기기를 쓸 거예요<br><br>비싸면 수십 수백만원짜리는 몇개씩 갖고 있기도 하겠죠.<br><br>두번째 그룹은 일반 대중─적당히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든 그냥 번들이어폰이나 쓰는 정도로 큰 관심 없는 사람이든─인데, <br><br>보통 1~5만원 내외의 이어폰 같은 걸 쓸 겁니다.<br><br>먼저 일반 대중이 음악 듣는 경우를 생각해 보죠.<br><br>일반 대중이 유선이어폰으로 듣는 음악과 무선(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을 과연 구별할 수 있을까요?<br><br>전 과감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사람의 청력은 사실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며, <br><br>(120/192/320kbps 음질 차이를 두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을 때 대중은 120/192가 더 좋은 음질이다에 투표를 한 통계도 있죠.)<br><br>클래식을 많이 듣는 것도 아니라면 드럼, 베이스 위주의 음악에선 음질을 따진다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도 생각합니다.<br><br>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떨까요?<br><br>20만원대 유선 이어폰과 20만원대 블루투스 이어폰 사이에서 음질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br><br>가능하다고 가정해보죠. 그러면 실외에서는요? 차 소리, 도시 소음, 걸을 때 케이블 움직임에 의한 노이즈까지.<br><br>차음성이 보장된다해도 완벽히 보장해주기 어렵고요. 결국 음질에 민감한 음악애호가라고 해도 야외에선 대중의 수준이 되는 겁니다.<br><br>그래도 유선으로 듣고 싶다면 라이트닝 젠더로 들으면 되는 거고요<br><br>하나 더, 음악 좋아하는 분들은 정작 실내에선 스피커로 음악 듣는 경향이 큰 걸로 압니다.<br><br>저 같은 경우도 수십만원 짜리 유/무선 이어폰을 여러개 가지고 있고 헤드폰도 있고, 탄노이 스피커로 구성된 음향 시스템까지 있는데, <br><br>집에선 가급적 스피커로 듣는 걸 선호하고, 밖에서 음악들은 땐 어짜리 외부 소음의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어서 음질에 별 신경을 안 씁니다.<br><br>밖에선 특히 편한 게 최곱니다.<br><br>당장 3.5파이 단자 안 없애면 얻는 것은 편의성, 유선이어폰 쓰는 사람들이 계속 유선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 정도겠죠.<br><br>하지만 3.5파이 단자를 없앴을 때 얻는 이점은 셀 수 없이 많다고 생각합니다.<br><br>먼저, 애플의 시장력에 의해 상당한 다수가 어쩔 수 없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받아 들이게 될 것입니다.<br><br>결국 사람들은 무선에 적응하고, 유선의 불편함을 깨닫게 되며, <br><br>무선 이어폰의 충전의 불편함 따위는 유선이어폰 자체의 불편함에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겠죠.<br><br>결국 그로인해 블루투스 음향 디바이스 시장은 커지고, 많은 저명한 음향 업체들이 무선 R&D에 투자할 겁니다.<br><br>무선 음향 기술은 더욱 발전하게 되고, 예전에 디카가 처음 나왔을 때 절때 디카가 필름카메라 화질을 넘어설 순 없을 거라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듯이 <br><br>무선 음향 시장도 마찬가지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br><br>IT시장이 추세로 가게 된다고 할 때, 당연히 큰 이익을 얻는 건 먼저 그런 길을 주도한 애플이겠죠.<br><br>많은 음향 회사들이 애플과 협력하려고 할 겁니다. 새로운 무선 음향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요. 같이 크려고 하는 거죠.<br><br>그외에도 싱크홀 하나 없앤 덕에 디자인과, 두께 문제(카툭튀가 더 돋보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방수문제는 더 잘 해결할 수 있게 되겠고요<br><br>물론 이런 이점들이 따라온다해도 아직 유선단자 없애는 건 시기상조라 하는 사람들이 있죠.<br><br>아뇨. 전 시기를 상당히 잘 잡았다고 보는데요 여러가지 방면에서요<br><br>기술적 문제만 봐도, 블루투스 음질 엄청 발전했습니다. aptX 같은 기술도 있고요<br><br>적어도 대중은 음질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고 결국 새로운 편의에 눈을 뜨게 될 거예요<br><br>애플은 무선 음향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겁니다. 결국 다른 기업들도 따라 오게 될 걸요. <br><br>유선이어폰으로 음악 듣는 사람은 시대에 뒤쳐진 사람이거나 뮤직홀릭커로 취급받게 될 거예요<br><br>물론 이런 타입의 시도를 아무 기업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하지만 애플은 그만한 파워가 지금 있습니다.<br><br>아시겠지만 애플은 이전에도 플로피 시장에 비슷한 전례를 남긴 적이 있죠.<br><br>삼송은 곡면 스크린을 스마트폰에 적용하고 홍채인식을 스마트폰에 적용했으며, 헬쥐는 모듈시스템을 적용해놓고선 <br><br>자기들 스스로 우린 혁신을 이뤄냈다고 했습니다.<br><br>하지만 무슨 임펙트가 있었고 시장은 뭐가 달라졌죠?<br><br>그리고 그런 혁신은 누군들 못 생각한 게 아닙니다. 애플에서도 당연히 정말 당연히 생각했던 부분이고 얘기가 나왔을 겁니다.<br><br>(애플은 세계 최강 패권국이며 세계 최강 과학기술을 보유한 미국에 속해있는 기업입니다. 인재들도 압도적이고요)<br><br>하지만 다 "쓸때없는 짓"으로 결론 났겠죠.<br><br>3.5파이 단자 없애는 것이, 지금은 많은 비웃음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결국 후에 재평가 받게 될 겁니다. 진짜 혁신으로요.<br><br>다시 말하지만 진짜 "혁신"이란 건, 남들도 다 할 수 있는 거에서 조금 앞서 가는 게 아니라, <br><br>남들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생각하지 않던 걸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br><br><br>햄버거 먹기 전에 잠깐 쓰려고 했던 건데 어쩌다 보니 글이 두서없고 장황해졌네요<br><br>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ㅎㅎ<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