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이십대 후반 쯤 되어 보이는 동양의 청년이 유럽의 오지를 여행하고 있다.</div> <div> </div> <div>날이 저물어가자, 급하게 묵을 곳을 찾던 청년에게 </div> <div> </div> <div>마침 그 곳에 살고있던 마음 착한 할머니의 인(人)정이 닿아</div> <div> </div> <div>오지 마을 안에서도 구석진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div> <div> </div> <div>할머니께서 차려주신 든든하게 저녁을 먹고 </div> <div> </div> <div>오랜 여행에 지쳐 잠자리에 들까 생각을 하던 중에</div> <div> </div> <div>홀로 화로불에 숯들을 솎아내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한없이 외로워보여</div> <div> </div> <div>먼저 말을 건낸 것을 시작으로 밤 늦게까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div> <div> </div> <div>오래되어 까맣게 진이 저있는 화로가에 앞에 나란히 앉아</div> <div> </div> <div>이런 저런 대화를 하던 도중, 청년은 궁금증에</div> <div> </div> <div>"왜 이런 오지마을에서 그것도 혼자 살고 계신 거에요?" 라는 물음을 하였고</div> <div> </div> <div>할머니는 잠깐 눈을 감고 가볍게 숨을 고른 뒤 청년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div> <div> </div> <div>수십년 전 이 마을에는 서로를 뜨겁게 사랑하는 한 소년과 소녀가 있었다고 한다.</div> <div> </div> <div>둘의 사랑은 이미 마을 사람들 사이에 소문이 날 정도로 애틋하였고,</div> <div> </div> <div>이미 훗날 혼례를 치루기로 예정된 사이였다.</div> <div> </div> <div>하지만, 둘의 행복을 오래가지 못하였다.</div> <div> </div> <div>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것이다.</div> <div> </div> <div>마을의 쓸만한 남성들은 전부 징병되었고, 당연히 청년도 징병을 피해갈 순 없었다.</div> <div> </div> <div>전선으로 끌려가기 전,</div> <div> </div> <div>소녀는 소년에게 그 마을 어귀에서만 자라는 아주 희귀한 연노란색 유채꽃을 한송이 쥐어주며</div> <div> </div> <div>"너 말고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꺼야..언제까지고 기다릴테니 꼭 돌아와야되!.."</div> <div> </div> <div>청년은 묵묵히 고개를 한 번 천천히 끄덕인 후, 소녀를 등졌다.</div> <div> </div> <div>청년이 떠난 후, 아름다웠던 소녀는 도시의 여러 나이든 부자들로부터 청혼을 받았지만</div> <div> </div> <div>해바라기 같았던 그녀였기에 어떤 제안이 들어와도 묵묵히 지조를 지켰다.</div> <div> </div> <div>그렇게 몇 년이 흘렀다.</div> <div> </div> <div>전쟁이 끝났다는 소식이 소녀가 살고있던 오지마을까지 전해졌고,</div> <div> </div> <div>마을의 청년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기대에 부푼 소녀는 몇 날, 몇 일을 밤을 새어가며 소년을 기다렸지만</div> <div> </div> <div>그녀가 지칠때 쯤 그저 하나의 나무상자가 소녀의 앞으로 배달되었다.</div> <div> </div> <div>그 안에는 소녀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와 함께 </div> <div> </div> <div>소녀가 소년에게 주었던 연노란 유채꽃이 시든채 들어있었다.</div> <div> </div> <div>할머니는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곤 잠시 뜸을 들인 후,</div> <div> </div> <div>선반 위에 있던 연노란 유채꽃을 들고와 청년에게 말했다.</div> <div> </div> <div>"이 꽃은 우리마을 어귀에서만 자라는 희귀한 꽃이에요. 이 꽃의 꽃말이 뭔지 맞춰보시겠어요?"</div> <div> </div> <div>청년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div> <div> </div> <div>"음..끌쌔요.. 전혀 모르겠는데요.."</div> <div> </div> <div>청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div> <div> </div> <div>할머니는 앞치마 속 호주머니에 숨겨두었던 미제 티타늄 컴뱃나이프를 꺼내</div> <div> </div> <div>청년의 등척추 중추 신경계 정확히 찌르며 말했다.</div> <div> </div> <div>"등뒤를 조심하란 뜻이다 애.송.아.."</div> <div> </div> <div>미제 단검의 우수한 완성도와 차갑게 파고 들어오는 칼날의 감촉은 청년의 삶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게 하였고,</div> <div> </div> <div>언제나 등 뒤를 조심해야함을 간과했던 자신의 부주의를 후회하며 천천히 고통스럽게 쥬우거따☆ 캐캨캐!!</div> <div> </div> <div>- 끄읕 -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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