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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8006
    작성자 : 되능교
    추천 : 5
    조회수 : 1153
    IP : 58.230.***.2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7/02/02 19:30:30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8006 모바일
    20살, 친구 하나를 잃을 뻔 했었던 이야기
    <div><span style="font-size:9pt;">길고 길었던 입시전쟁이 끝나고, 20살이 된 우리는 해방감과 함께 오래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전국 술집 탐방을 시작했다.</span></div> <div><br></div> <div>허나 지갑 사정만큼은 전국구가 아닌 면읍리에서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우선 나고 자란 우리 동네부터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은 채 긴 여정의 발걸음을 떼었다.</div> <div><br></div> <div>처음엔 가볍게 산낙지와 함께 소주잔을 비웠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제외한 두 친구 중 한 친구의 얼굴이 이미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div> <div><br></div> <div>애초에 알콜과 거리가 있던 친구였기에 그리 신경쓰지 않았지만 문제가 된 건 다름아닌 그 친구의 그루브였다.</div> <div><br></div> <div>곁눈질로 보아도 그 녀석의 움직임은 접시 위 낙지들과 다를게 없었고 걱정이 된 우리는 네놈이 저기 저 수족관의 광어 옆에 자리잡고 싶지 않다면 그만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div> <div><br></div> <div>이미 연체동물이 되어버린 친구는 우리의 애정어린 조언을 무시한 채 뱃속에서 낙지들이 변신합체를 한다는 헛소리를 지껄이다 그대로 곯아떨어져 버렸다.</div> <div><br></div> <div>그렇게 남겨진 우리 둘은 아랑곳않고 술잔을 기울였고, 포켓몬과 디지몬 중 뭐가 더 비싸냐는 대화주제가 오갈때 쯤 우리는 2가지 사실을 깨닳을 수 있었다.</div> <div><br></div> <div>하나는 지우는 고자에다 성격파탄자였다는 사실과 또 하나는 우리의 불낙볶음면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div> <div><br></div> <div>그제서야 우린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차가운 거리로 향했다. 허나 그건 분명 마감시간이 임박한 가게에서 철없이 포켓몬 이야기를 꺼내고있는 손님들을 지켜보는 알바의 눈총때문이었으며, 우리의 오랜친구 때문은 결코 아니었다.</div> <div><br></div> <div>그래도 이 녀석이 어디가서 나가죽는다면 우리의 얇디 얇은 지갑에서 조의금이라는 돈도 빠져나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며 그 친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다행히 그 친구는 머지 않은 KB국민은행 앞 돌계단 위에 포근히 자리잡은 채 파라오마냥 고귀한 자태를 뽐내며 잠들어 있었다. </div> <div><br></div> <div>가지런히 모은 두 손과 ATM기기에서 나온 성스러운 불빛들은 나와 내 친구로 하여금 영혼이 승천하는 것과 같이 보이게 하기 충분했고</div> <div>우린 우리의 조의금을 지키기 위해 곧장 그 영혼에게 한달음에 달려갔다. 다행히 그 육신은 돌아간 입이지만서도 길고 편안한 호흡을 내쉬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순간 우리는 오랜 친구를 잃을 뻔한 설움에 울컥해버린 나머지 돌아간 입을 되돌린다는 명목 하에 식어버린 육신의 뺨을 휘갈기기 시작했고</div> <div>이제는 냉불낙볶음면이 되어버린 친구는 우리의 자극요법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떴다.</div> <div><br></div> <div>허나 다시 눈을 뜨게 된게 천국이 아닌 헬조선이었던게 서러웠는지 친구는 눈물을 흘리며 니네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울분을 토했고</div> <div>우리는 어리둥절해하며 니 새끼가 진정 천국으로 가고 싶었던 모양이로구나, 원한다면 직행은 아니더라도 순환선으로는 보내줄 수 있다며 그 친구의 얼마없는 멀쩡한 부위를 찾아 가격하기 시작했다.</div> <div><br></div> <div>우리의 마사지를 받고 황홀경을 경험한 친구는 이내 정신을 되찾고 조금은 진정된 목소리로 방금 겪었던 꿈 속 이야기를 해주었다.</div> <div><br></div> <div>자기가 꿈 속에서 요단강을 반 쯤 지나왔을 무렵, 자기의 이름을 부르짖는 우리들의 목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았다더라.</div> <div><br></div> <div>그래도 그 순간만큼은 아 내가 인생을 허투루 살진 않았었구나, 좋은 친구들이 여기까지 마중을 나와주었구나라고 느낄 찰나</div> <div>조의금을 넥슨캐쉬로 내도 되냐는 물음이 들렸고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오른 친구는 문상은 받아도 돈슨캐쉬는 안받는다고 생각했는지</div> <div>사공에게 다음번에 따따블로 줄테니 U턴 좀 해달라고 부탁하여 끝내 이승으로 돌아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이 꿈 이야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쓸데없이 명줄이 긴 이 친구가 결국 자기네 가문 최초로 뉴스에 나올 법한 기회를 걷어차버린 것은 확실했고 <span style="font-size:9pt;">우린 그렇게 우리들의 조의금을 지킨 채 전국투어의 2번째 코스로 향했다.</span></div> <div><br></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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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2 20:02:05  116.122.***.9  썩은갈매기  736731
    [2] 2017/02/03 07:18:11  124.199.***.91  사랑따윌하고  354487
    [3] 2017/02/03 18:34:06  182.211.***.111  cobain  273427
    [4] 2017/02/04 01:47:42  113.59.***.62  말머리  83190
    [5] 2017/02/08 02:18:59  124.63.***.46  바르카라들러  58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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