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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4510
    작성자 : 김핑퐁
    추천 : 13
    조회수 : 1949
    IP : 82.46.***.47
    댓글 : 39개
    등록시간 : 2016/03/14 05:08:54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4510 모바일
    이세돌과의 추억 썰
    요즘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한창 이세돌기사가 핫하길래 예전에 이세돌기사와 있었던 짧은 추억에 대해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이세돌과 비슷한 또래 입니다 물론 제가 몇살 어리긴 하지만 많이 차이 안납니다

    제가 군대 전역했을 무렵 주변친구들은 모두 아직 군대에 있고 복학도 아직 좀 남았고 해서 애매하게 집에서 빈둥대던 시절

    문득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체할거 없이 다음날 짐싸서 아무 계획없이 남쪽으로 가자 라는 생각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렇게 차를타고 혼자 노래들으며 신나게 남쪽으로 달렸죠 중간에 휴게소에서 우동도 먹고
    처음하는 혼자여행이었지만 이것도 뭐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전주에서 비빔밥도 먹고 전남까지 내려갔습니다

    지도를 보니 이부근에 섬이 엄청나게 많더라구요

    뭐 이래 섬이 많은가 라고 생각하며 이 섬들을 여행해보자 결심했죠

    그리고는 진도에서 이순신장군님 구경도 하고 이래저래 배도 타고 섬들을 여행하다보니

    어느새 비금도라는 섬에 도착을 했습니다

    많이 걸어다니고 해서 지치기도 하고 이섬에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섬을 둘러봤죠
    섬이 정말 한적하고 이뻐서 정말 천천히 풍경을 음미하며 걸어다녔습니다
     
    그러던중 이상한곳을 발견했습니다
    이새돌 바둑기념관이라고 되있는 무슨 작은 학교건물같은게 있더라구요

    바둑에 별관심이 없던 저도 이세돌은 알고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해서 이래저래 많이 듣고 티비에서도 몇번 보고 그랬죠

    그때 비금도가 이세돌의 고향이라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하지만 피곤하기도 하고 해서 안에 들어가보지는 않고 겉에서만 보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조금더 걷다가 길가에있는 바윗돌에 앉아서 좀 쉬고있었는데 웬 젊은 남자가 저 멀리서 걸어오더라구요

    저는 신기하게 처다보고있었습니다
    왜냐하면 비금도에서 젊은사람 보기가 힘들기도하고 이런시골이 검은 정장을 쫙 빼입은 젊은 남자는 더 보기 힘들기때문이죠

    한눈에보기에도 좀 왜소해보이는 검은정장남은 제가 앉아있는 근처 다른 돌에 걸터 앉았습니다

    저는 신경안쓸려고 하는데 자꾸 그사람이 소심하게 힐끔힐끔 처다보고 내가 처다보면 안본척하고 다른데 보고 또 내가 안보면 힐끔힐끔 보길래 아 뭐지 이사람은 하면서 생수한병을 꺼내 마시는데

    자세히보니 이사람.. 이세돌이랑 많이 닮은것 같더라구요

    저는 속으로 아뭐..그냥 닮은 사람이겠지 저냥반이 바쁜사람인데 여기 왜있겠어 라고 생각하며
    자리를 뜰려는데 그사람이 갑자기 말을 걸더라구요

    저..그..라이터 혹시 있으신가요?

    저는 아.. 예 하면석 후다닥 주머니에 라이터를 꺼내 줬습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어슬렁거리는 발걸음으로 앉아있던 돌 주변을 빙빙 돌더라구요

    어찌나 담배를 맛이게 피던지 저도 한대 꺼내 물고 불을 붙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남자 옆에서 같이 담배를 피우며 심심해서 말을 붙였죠

    저기 혹시 여기 뭐 여행 오신거에요?

    갑자기 말거니까 흠칫 놀라면서 예? 아니요 저는 여기 고향인데 잠깐 쉬러왔어요

    목소리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얇고 미성이라 신기했습니다

    그분은 제게 여기 여행 오신거에요? 라며 되물어봤습니다  
    저는 여기 여행왔는데 너무 풍경도 좋고 어쩌구저쩌구~하며 고향이라니까 기분좋게 해줄려고 막~칭찬을 했었죠 물론 그만큼 평화롭고 아름다워 보이는 섬이기도 했구요

    담배 두대를 필동안 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는데 도통 바둑얘기를 안하더라구요
    확신이 안서서 뭐라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겠고
    '저 근데 혹시 이세돌씨?' 뭐 이렇게 물어보기도 애매하고 벌써 본지 5분이 넘었는데..물어볼 타이밍을 놓친것같기도 하고..
    마음한켠에 궁금증을 뭍고 계속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본인에대해 말할땐 좀 말을 아끼는 편이었는데 고향을 어릴적에 떠나서 지금은 여기보다 도시가 편하다고 말하는걸로 봐선 고향을 많이 그리워 하거나 애착을 가지는 스타일은 아닌듯 보였습니다

    담배를 다태우고는 저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돌아서서 갈려고 하더라구요

    아 저한테 여행 즐겁게 하고가시라고 덕담도 해줬습니다

    근데 진짜 이세돌씨인지 아닌지 너무 궁금하기도 하도 지금 안물어보면 또 언제 볼까 싶어서 돌아서서 가는 그분을 불러세웠습니다

    아..저기 혹시 혹시 그 바둑..기사님 아니신가요?
    물어보자 활짝웃으면서 네^^ 라고 하길래
    어.어 어 이세돌씨 맞죠? 와 진짜 와~아까부터 제가 막 긴가민가 맞나 아닌가 해서 궁금했었는데 맞네요 와~

    하면서 호들갑을 막 떨었습니다
    평소 크게 관심있던 팬은 아니지만 그냥 너무 신기했습니다 여기서 우연히 그것도 저랑 10분가량 얘기하던 사람이 내가 티비에서 보던 세계에서 바둑 제일 잘하는 그사람이 맞다는게 너무 신기해서 막 좋아하자

    배시시웃으면서 아이같은 인상으로 악수도 해주고 감사하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짧은 만남은 끝이났고 그뒤로 뉴스나 티비에서 이세돌씨가 나오면 아는사람 티비에나오는것처럼 신기하고 바둑소식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지금생각해보면 그때 사진이라도 같이 찍고 싸인도 받아둘껄 하는생각도 드네요

    요즘들어 이슈가되며 대중에 관심을 한몸에 받게된 이세돌씨를 보며 잠시 비금도에서의 짧았던 만남을 추억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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