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오늘 (3월 3일)은 삼삼이의 두 번째 생일이다.</div> <div>모든 부모에게 자식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인 것처럼, 우리 부부에게 삼삼이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식이다.</div> <div>아이와 함께한 지난 2년 동안, 삼삼이 때문에 웃고 울은 기억, 그리고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마음뿐이다.</div> <div>마이너스 통장이 단위가 바뀌고, 회사에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삼삼이를 보면 어떤 자양강장제보다 힘이 솟는다. 내게는 타우린</div> <div>덩어리 같은 녀석이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리고 삼삼이는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런 아빠에게 매일 웃음이라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선물을 준다.</span></div> <div><br></div> <div>삼삼이 때문에 가장 많이 울었던 기억은 삼삼이가 요도하열 수술을 한 뒤 1시간 동안 애를 울려야 한다고 해서, 전신마취에서 깨어나</div> <div>정신이 없는 그리고 엄마 품으로 가고 싶은 아이를 안고 등을 때리며 울렸을 때였다. 아마 그 날이 우리 부자 인생에서 가장 많이</div> <div>울었던 날이 아닌가 싶다. </div> <div><br></div> <div>삼삼이는 세상 물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100일 무렵부터 특정하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하나씩 있었는데, 100일 무렵에는</div> <div>엄마 찌찌, 그리고 첫 돌에도 엄마 찌찌, 물론 지금도 엄마 찌찌.. 아.. 쓰고나서 보니 이 자식 완전 찌토커네..</div> <div>엄마 찌찌를 제외하면, 기어 다닐 무렵 삼삼이는 진공청소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내가 퇴근하면 진공청소기 앞으로 기어가</div> <div>툭툭 치면서 "퇴근했으면 쉬지말고 청소해!" 하며 무언의 압박을 넣었다. 그 무렵 우리 부자의 놀이는 내가 진공청소기를 밀고</div> <div>앞으로 나가면 삼삼이는 기어 다니면서 깔깔 거리고 따라다니는 것이었다. 이때가 참 편했지...</div> <div>혼자의 힘으로 일어서면서부터 식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한동안은 고양이 그리고 지금은 비둘기와 똥에 관심이 많다.</div> <div>주말 아침 삼삼이는 일어나면 가장 먼저 내 손을 잡고 나를 화장실로 데려간 뒤 "아빠 응가 응가!" 하며 내게 응가를 강요한 뒤</div> <div>크고 아름다운 아나콘다 같은 나의 응가를 보면 감탄한 표정으로 "아빠 최고" 라는 말과 함께 모닝 따봉을 선사해준다. </div> <div>그리고 기저귀에 있는 자신의 똥은 "망고 똥" 이라면서 "아빠 먹어~" 라고 하며 내게 한 입 먹어보라고 권한다. </div> <div>내가 아무리 너를 사랑하지만 네 똥은 안 먹어 자식아! 사랑하는 니네 엄마나 줘..</div> <div><br></div> <div>삼삼이는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애교가 많은 편이다. 우리 어머니 말씀으로는 나는 어렸을 때 배고플 때 빼고 애교를 부린 적이 없었고,</div> <div>장모님 말씀으로는 와이프는 태어나자마자 성인군자 같은 존재였다고 하셨는데 누굴 닮았는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div> <div>특히 삼삼이는 20대 젊은 여자들을 참 좋아하는데, 말을 하지 못하던 시절에는 웃으면서 바라보기만 했다면, 말 문이 터진 요즘은</div> <div>웃음과 동시에 "이모 예뻐." 하면서 추파를 던진다. 얼마 전 삼삼이를 데리고 지하철을 탄 적이 있는데, 옆에 서 있는 아가씨에게 "이모!"</div> <div>라고 말한 뒤 깜짝 놀라 바라보는 아가씨를 향해 웃으면서 "아이~ 예쁘다." 라고 했다. 순간 나는 기지를 발휘해 "죄송합니다. 우리 아이가</div> <div>예쁜 누나들을 좋아하는데 거짓말을 못 해서... " 순간 아가씨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고 "아가야 고마워~ 너도 참 귀엽구나.."라며 화답해줬다.</div> <div>이건 도대체 누굴 닮은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삼삼이가 아빠와 다르게 엄마처럼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다. </div> <div><br></div> <div>최근 삼삼이는 본격적인 질투 본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 와이프 친구 아이 돌잔치에서 와이프가 친구 아이를 안았을 때 </div> <div>삼삼이는 와이프의 다리를 잡고 "삼삼이 엄마! 삼삼이 엄마! 안아 줘! 안아 줘!" 하며 그 아이를 질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div> <div>와이프는 "우리 삼삼이 엄마가 다른 아이 안았다고 질투하는구나~" 하며 삼삼이를 안아주는 것을 본 뒤 나도 다른 아이를 안아 봤다.</div> <div>"삼삼아~ 아빠 봐봐.." 삼삼이는 썩소를 지으면서 "그러시든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저기 가자!" 하며 와이프를 끌고 다른 곳으로</div> <div>갔다. 나도 질투 받고 싶은데..</div> <div>아! 질투를 받은 적은 있었다. 얼마 전 마트에서 기분이 좋았는지 달리는 삼삼이를 안았을 때 바동거리며 내려 달라고 하다 삼삼이의 발이</div> <div>내 소중한 정자은행을 발로 걷어찼다. 3살 아이가 발로 차봤자 얼마나 아프겠냐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겠지만 직접 정자은행을 털려보면</div> <div>그 고통을 이해할 수 있을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것이다. "삼삼아, 아빠 여기 걷어차면 우리 삼삼이 동생 못 태어나." 왜 정자은행을 함부로 발로 차면 안 되는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설명하고 있는 도중 다시 한 번 삼삼이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자은행을 향한 발길질이 날아왔다. 이번에는 예사롭지 않았다. 거셌다. 거세..</span></div> <div><br></div> <div>잠들어 있는 삼삼이를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div> <div><br></div> <div>"내가 좋은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삼삼이는 나중에 아버지를 어떻게 기억할까?"</div> <div><br></div> <div>"언젠가 삼삼이도 크면 우리 곁을 떠나겠지."</div> <div><br></div> <div>"그런데 자기 전 기저귀는 갈아줬나? 아차.."</div> <div><br></div> <div>모르겠다. 오늘은 삼삼이 생일이다. 열심히 축하해줘야지. </div> <div>아! 생일 선물로 "구구" 비둘기 받고 싶다고 했는데, 퇴근하면서 생일선물로 비둘기나 포획해야겠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