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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44264
    작성자 : 빠다코코
    추천 : 12
    조회수 : 1562
    IP : 39.7.***.190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6/02/29 13:35:4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44264 모바일
    아빠랑 데이트하다 스스로의 나약함을 깨닫게 됨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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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살아가면서 일생이 한 번 겨우 있을까 말까한 선택의 기로이 놓여있어서 너무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겪고있어요.
    심약한 딸자식이 걱정되어서인지 은퇴생활의 무료함 때문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멀리 주문진에 사시는 아빠가 경기도까지 와주셔서 주말마다 데이트를 하며 기분전환하고 지내던 중...

    두근두근 약속의 날♡

    나: 아빠, 뭐 드시고싶은거 있어요?
    부: 네가 먹고싶은거 먹자. 어디가서 밥도 제대로 못먹을텐데..
    나: 하루에 한끼는 푸짐한걸로 먹고있어요.
    부: 그래? 그럼 나 좋아하는걸로 먹을까...?
    나: 네, 저는 다 잘먹으니까 다 괜찮아요.

    아름다운 부녀애가 팡팡 터지고 ㅎㅎ

    부: 어제 예식장 부페에서 회를 많이 먹었으니까...
    나: 그럼 오늘은 고기 먹으러 갈까요?
    부: 아니! 회 먹으러 가자 ^^
    나: 어제 회먹었는데 또 회를 먹어요;;;?
    부: 부페 회는 맛이 없잖아 -_ -
    나: 그런데 또 무슨 회에요;;
    부: 맛있는 회를 먹어서 상쇄시켜야해...

    와.... 순간 진짜 확 깨닫게 되었던 나의 나약함..!
    맛없는걸 먹으면 피하는게 아니라 보다 맛있는걸로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이때서야 알았음 ㅋㅋㅋ

    나: 그럼 회먹으러 가요^^
    부: 참치먹으러 가자

    우리아빠 눈코입 예쁘게 생기셨는데
    이 날 만큼은 상남자 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점심메뉴도 아니고 참치회 주문하셨당ㅋ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참다랑어 뱃살 원없이 먹었습니다!

    * 덧붙여보는 아빠의 남다름

    1. 아빠는 제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두발자전거 타는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겁먹지 않고 페달을 계속 밟으면 절대 넘어지지 않는다며 용기를 훅훅 불어넣어주셨어요. 그러나 실패했죠 ㅠㅠ
    훗날 알고보니 아빠는 자전거를 탈줄 모르신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아빠는 제가 고등학생이 되었을때 무단횡단 안전하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셨습니다. 밝은색의 옷을 입고 일정한 속도로 건너라고.. 그래야 운전자가 너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쉽기때문에 치어죽을 확률이 낮다고 ㄷㄷㄷㄷ
    그 뒤로는 왠지 무단횡단이 꺼려져요;;

    3. 아빠는 스무살을 맞이한 딸을 위해 식사예절 및 음주특훈 또한 게을리 하지 않으셨어요.

    부: 중식을 먹게되면 개인식사(짜장, 짬뽕)는 가장 마지막에 먹도록 해.
    나: 그럼 면이 너무 불지않아요?
    부: 네가 면 먹을 때 남들은 탕수육 깐풍기 먹고 있을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슨 딸한테 음식 많이먹는 팁을 알려주곸ㅋㅋㅋㅋㅋㅋ

    부: 소주를 마실때는 항상 1/4잔 정도를 남기고 마셔야해.
    나: 친구들 끼리는 몰라도 예의없는거 아니에요?
    부: 그렇게 3차까지 가면 남들보다 한병을 덜 마실수있어...
    술 처음하는 딸한테 3차까지 마시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저는 아빠의 가르침대로 3차까지 잘 버티고 해장국마저 먹고 들어오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부: 친구들이랑 술마시고 놀아보니까 재밌어?
    나: 정말 재밌어요^^
    부: 친구들도 술을 좋아하는것 같으니까 언제 아빠가 술사준다고 다 모이라그래.
    나: 우왕♡아빠최고♡♡♡
    부: 술로 다 죽여버려서 두번다시 너랑 술먹자는 말 안나오게 해줄게^^

    그리고 한달정도 수업끝나자마자 집으로 가서 착실한 딸 노릇을 했어요.

    요즘 웃을 일 전혀 없고 너무 절망스럽고 우울한데
    지난일을 생각해보니 참 사랑받으며 즐겁게 살아왔구나 싶어서 힘이 좀 나네요 ^^
    현재에서 행복감을 느껴야 하는데 과거에서나마 행복 한자락 끌고와봅니다...

    오유님들도 재밌고 힘찬 하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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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29 13:36:41  222.111.***.88  철물점딸래미  61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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