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전에 썼던 아르바이트 학생과 이야기입니다. 오늘 쓰는 글은 그 이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제게 감동을 준 메일을 한 통 받아서</div> <div>이번 이야기를 써 봅니다.</div> <div><br></div><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224551">http://todayhumor.com/?bestofbest_224551</a> 예전에 썼던 아르바이트학생과 밥 먹고 커피 마신 이야기 <div><a target="_blank" href="http://todayhumor.com/?bestofbest_227924">http://todayhumor.com/?bestofbest_227924</a> yams 님이 그려주신 만화</div> <div><br></div> <div>아르바이트 학생과 밥 먹고 커피를 마신 이후 나와 그녀의 회사생활에서 관계가 변한 것은 크게 없었다. 여전히 나는 없는 머리 쥐어뜯으며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혼자만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영역을 구축하고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고, 그녀는 여전히 서류정리와 업무보조 그리고 직원들의 잔심부름을 하며 회사생활을 하고 있다.</span></div> <div>아! 그녀와 나의 관계가 아주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예전에는 서로 마주치면 간단한 목례만 하던 사이에서 함께 밥을 먹은 후 나는 그녀와 </div> <div>마주치게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되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시도 때도 없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씨 밥 먹었어? 뭐 먹었어?"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라고 물어보고 그녀는 "오늘은 ** 먹었어요! 과장님!" 라고 웃으며 대답하는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정도인 것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같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너무나도 짧았던 설 연휴가 끝나고 출근했을 때 몸은 회사에 있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앞마당 몹에게 두들겨 맞고 도망다니는 대머리 수도사였다. </div> <div>손에 일도 잡히지 않았고, 머릿속에는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 나도 인나세트 입고 싶다...' 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오죽했으면 회의 때 다이어리에 인나라는 단어를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반복해서 적고 있었고 화장실 한쪽의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대걸레를 봤을 때 '저 대걸레가 인나 대봉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이 정도면 나도 디아 폐인이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다 된 것인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제정신 차리자!' 하는 마음으로 냉수 한 잔 마시기 위해 탕비실로 갔을 때 아르바이트 학생이 </span></div> <div>슬그머니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과장님 다음 주 점심이나 저녁에 편하신 시간 있으세요?"</div> <div><br></div> <div>사실.. 난 항상 약속이 없는 편한 남자이지만 그녀에게 뭔가 바쁜 사람, 능력 있는 사람,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div> <div><br></div> <div>"내가 퇴근 후에는 삼삼이랑 놀아줘야 해서. 삼삼이가 저녁만 되면 나만 찾네 허허허 (나만 찾긴 무슨.. 삼삼이는 엄마밖에 모르는 엄마 바보다.) </div> <div>시간을 내길 힘들 거 같고, 점심은 다이어리를 한 번 살펴봐야 할 텐데.."</div> <div><br></div> <div>사실 내 다이어리에는 1월 4일 2016년의 첫 출근 날 "올해는 기필코 무조건 금연" 이라 적어놓은 거 외에는 아무것도 적힌 것이 없는데...</div> <div>뭐.. 2016년은 이제 2월이니 올해 안에 금연하면 되겠지..아직 2016년 12월 31일은 멀었다. </div> <div><br></div> <div>"그럼 과장님 일정 보시고 편한 날 같이 점심 먹어요! 이번에는 제가 사드릴게요."</div> <div><br></div> <div>"**씨 왜? 설마 로또??"</div> <div><br></div> <div>"아니요. 저 19일까지 하고 그만두게 돼서 그만두기 전에 과장님께는 점심하고 커피 한번 꼭 사드리려고요."</div> <div><br></div> <div>"**씨가 왜 밥 사고 커피를 사. **씨 같은 젊은 사람이 나 같은 아저씨랑 밥 먹어주는 게 얼마나 고역인데.. 당연히 내가 사야지.."</div> <div><br></div> <div>자리로 돌아와 달력을 봤다. <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녀는 3월 다시 복학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2월까지만 하기로 했다고 들었는데 벌써 2월 중순이구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그녀를 위해 해준 거는 아주 가끔 밥 한 번씩 사준 거랑 읽고 싶은 책 사서 읽으라고 문화상품권 5 만원 준 것과 회사에서 설날 선물로 준 질소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종이 상자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과대 포장된 </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김 선물세트를 "나는 손이 두 개밖에 없어 들고가기 귀찮으니까 자네 집에 들고가게." 하면서 준거밖에 없는데...</span></div> <div>고생하는 청춘인데 밥이라도 몇 번 더 사줄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었다. </div> <div><br></div> <div>그녀와 이번 주 수요일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먹고 싶다는 짬뽕을 곱빼기로 그리고 애피타이저로 찹쌀 탕수육이나 간단히 먹여야겠다.</div> <div>나는 찍먹인데 혹시라도 그녀가 부먹이면... 커피는 그녀한테 사라고 해야지..</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