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학창시절 난 조용조용하게 할 짓 다 하고 다니는 녀석이었다.</div> <div> </div> <div>선생님들이 좋아하는 모범적인 학생이었지만</div> <div> </div> <div>몰래몰래 학교 뒷동산에서 불장난을 주도하던... 그런 아이였다.</div> <div> </div> <div>그러다 중2때였던가.. 진짜 뒷산을 홀라당 태워먹을 뻔 하기도 했고.</div> <div> </div> <div>슬램덩크를 따라한답시고 리바운드를 제압하려다 대가리를 깨먹기도 했다.</div> <div> </div> <div>게다가 그맘때 즈음 친구 부모님 목하에 술을 배우기도 했으니 </div> <div> </div> <div>친구들 입장에선 내가 잘못만난 친구... 였을것이었다.</div> <div> </div> <div>의외겠지만 성적도 꽤나 괜찮은 편이었기때문에</div> <div> </div> <div>같이 놀았던 녀석들 입장에선 참으로 개새끼였겠지.</div> <div> </div> <div>그렇게 중2학년때 친구네 집에서 처음으로 맥주를 마셨다.</div> <div> </div> <div>주량도 모른채 그저 마셨다.</div> <div> </div> <div>썼다. 무진장 썼다.</div> <div> </div> <div>이걸 왜 마시지? 했지만 그저 어른 흉내를 내고 싶어 콜라처럼 꿀떡꿀떡 마셨다.</div> <div> </div> <div>꼬맹이들 넷이서 한 다섯병쯤 마셨으려나...?</div> <div> </div> <div>일어났을때 빈 병이 그쯤 되었던거 같다.</div> <div> </div> <div>그리고 그 날은 통째로 기억에서 사라졌다.</div> <div> </div> <div>내 삶에서 아직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필름이 끊겼던 날이 되었다..</div> <div> </div> <div>그 날. 앞으로 절대로 술 따윈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했었다.</div> <div> </div> <div>하지만 그 결심은 십대의 마지막에 깨졌다.</div> <div> </div> <div>고3 초반.</div> <div> </div> <div>봄 소풍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가 사복을 입고 있었으니.</div> <div> </div> <div>1학년때부터 3년째 같은 반이었던 녀석이 차였다며 징징댔다.</div> <div> </div> <div>"아, 씨... 내 또 까였다.. 아... 이번엔 찐짜였는데, 우짜노..."</div> <div> </div> <div>"한 두 번도 아이고 뭘 그라노, 그마이 까였으믄 적응할때 안됐나?"</div> <div> </div> <div>굉장히 멀끔하게 생긴놈인데 3년째 여기저기 까이기만 하고 다니는 놈이었다.</div> <div> </div> <div>내가 알고 지낸지 3년째에 그러고 다녔으니 그 놈 까임의 역사는 훨씬 더 깊을것이다.</div> <div> </div> <div>입만 안 열면 300년도 사귈 녀석인데...</div> <div> </div> <div>근데 이번엔 타격이 꽤나 심했는지 무려 한 시간동안 아무 말도 안하는 것이었다.</div> <div> </div> <div>이건 정말 심각한 사건이었다.</div> <div> </div> <div>5분만 닥쳐주면 급식 고기반찬 다 준다그래도 어림없던 녀석인데.</div> <div> </div> <div>그래서 그 날.</div> <div> </div> <div>어디서 못된것만 배워왔던 나와 친구들은 이별엔 술이지!! 하며 그 친구를 꼬셨다.</div> <div> </div> <div>그리곤 사직경기장으로 향했다.</div> <div> </div> <div>소풍갔던 곳이 그 바로 옆이었기도했고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터라</div> <div> </div> <div>넓찍한것이 판 벌리기 좋은 곳이었다.</div> <div> </div> <div>술도 구하긴 쉬웠다.</div> <div> </div> <div>친구중 한 놈이 그냥 마트에 들어가서 사왔다.</div> <div> </div> <div>그 놈이 의아해 했다. '뭐꼬? 그냥 주던데?'</div> <div> </div> <div>응, 그럴거 같아서 널 보낸거야.</div> <div> </div> <div>어둑어둑해 질 때 쯤 다섯놈이서 판을 벌였다.</div> <div> </div> <div>처음으로 마시는 소주란 녀석이었다.</div> <div> </div> <div>다들 겉으로는 엄청 많이 마셔봤던것처럼 허풍을 떨었었기때문에 가볍게 마시자며 7병인가를 사왔다.</div> <div> </div> <div>어디서 주워들은 얘기가 있었는지</div> <div> </div> <div>"쏘주하믄 깡쏘주 아이가!!!" 라며 새우깡을 내놨다. 잔망스러운 새끼...</div> <div> </div> <div>게다가 이 자식이 종이컵도 소주컵이 아닌 일반 종이컵을 사왔다.</div> <div> </div> <div>하지만 아무 개념없던 우리는 그 좋이컵에 한가득씩 따랐다.</div> <div> </div> <div>종이컵 두 잔 채우니 한 병이 거의 거덜났다.</div> <div> </div> <div>다섯 잔을 가득 채우고.</div> <div> </div> <div>"헤어진 새끼를 위하여!!!"를 외치고</div> <div> </div> <div>그리고.</div> <div> </div> <div>원샷.</div> <div> </div> <div>크....................................</div> <div> </div> <div>"콜록 콜록,,"</div> <div> </div> <div>"우웍!"</div> <div> </div> <div>나를 포함 사방에서 들리는 기침 소리.... </div> <div> </div> <div>너 이새끼들....</div> <div> </div> <div>알고 보니 한 녀석 빼곤 모두 소주가 처음이었다.</div> <div> </div> <div>근데 기침은 했지만 이상하게 달았다.</div> <div> </div> <div>이 맛에 쐬주를 마시는구나 싶었다.</div> <div> </div> <div>맥주는 처음 마실때 썼었는데.</div> <div> </div> <div>새우깡을 먹고,</div> <div> </div> <div>또 다섯 잔을 가득 채우고.</div> <div> </div> <div>그리고.</div> <div> </div> <div>원샷.</div> <div> </div> <div>또 새우깡을 먹고,</div> <div> </div> <div>남은 술을 다섯 잔에 똑같이 나눠 따르고.</div> <div> </div> <div>"다음번 헤어짐을 미리 위로하며!!!"를 외치고</div> <div> </div> <div>마지막 원샷.</div> <div> </div> <div>슬슬 추워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야! 춥다!! 고마 가자!!"</div> <div> </div> <div>"벌써?"</div> <div> </div> <div>"술 다마시따 아이가, 춥다!"</div> <div> </div> <div>"저 새끼는?"</div> <div> </div> <div>"술 사주따아이가, 드라마 보니까 술마시믄 헤어진거도 다 괜찮아지드라"</div> <div> </div> <div>소주도 처음인데다 거의 십분만에 무식하게 한 병을 넘게 쳐마셔댔으니...</div> <div> </div> <div>술에 취한다는게, 취기가 올라온다는게 그런것인줄 몰랐던 우린</div> <div> </div> <div>"아씨 5월인데 와이래 춥노!!"를 연발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집으로 출발.</div> <div> </div> <div>그 후론 슬슬 혀가 꼬이는게 느껴졌다.</div> <div> </div> <div>한 이십 분쯤 걸었으려나?</div> <div> </div> <div>그리고 시작되었다.</div> <div> </div> <div>"우웩!!!" 한 놈이 비틀비틀 걸으면서 올리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낄낄낄, 이 새끼 히드라다 히드ㄹ...우웩!!!"</div> <div> </div> <div>"낄낄낄낄 니도 히드라 드런새끼드...뤡!!!!!!!!!!"</div> <div> </div> <div>"와, 걸어다니믄서 올리는거 첨본두....우웩!!!!!!!"</div> <div> </div> <div>시꺼먼 사내 다섯 놈들이 낄낄대며 부들부들 떨면서, 비틀비틀 걷다가</div> <div> </div> <div>갑자기 입안에서 뭔가를 분수처럼 뿜어대는 광경을....생각해보면...</div> <div> </div> <div>어떤 호러영화를 본들 이보다 충격적일까, </div> <div> </div> <div>실제로 좀비를 본들 그렇게 공포스러울까.</div> <div> </div> <div>메탈슬러그 실사판인가.</div> <div> </div> <div>주변은 이미 초토화되었다.</div> <div> </div> <div>한 놈이 자빠진채로 엄청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div> <div> </div> <div>"으어..야, 내 위장쫌 찾아도, 헉헉, 같이 올린 느낌이 났는데, 못찾겠다.."</div> <div> </div> <div>혀 꼬부러진 소리로 개소리를 해댔다.</div> <div> </div> <div>무서웠던건 진심으로 찾고 있더란 것이었다.</div> <div> </div> <div>그 사이에도 우린 여전히 낄낄대며 눈물 콧물 흘리며 헉헉대고 있었다.</div> <div> </div> <div>지금 생각해도 경찰에 주민신고 안당한게 정말 신기하다.</div> <div> </div> <div>실컷 게워낸 후 정신이 좀 들었을때...</div> <div> </div> <div>"마, 우리 이거 정리해야 안되나?"</div> <div> </div> <div>"어,어... 하긴 해야할거 같은데...."</div> <div> </div> <div>"우째하지?"</div> <div> </div> <div>"일단 덮자, 흙좀 퍼온나."</div> <div> </div> <div>"인자 다 문때가 치아뿌라,"</div> <div> </div> <div>그렇게 소주 봉투와 새우깡 봉투로 대충 정리를 끝낸 후 시뻘건 얼굴들을 유지한채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div> <div> </div> <div>어느덧 10년이 다 되어가는 기억이라 분명 왜곡과 과장이 꽤나 있을테지만 그 날의 객기는 잊혀지지 않는다.</div>
CPU : Haswell Extreme i7 5960x   4.5
MB : Asus X99 Rampage V Extreme
RAM :CORSAIR DDR4 16G PC4-21300 CL16 Dominator Platinum (4Gx4) @2666
          Samsung DDR4 4G*4 @2666
VGA : GTX980 Ti * 2way SLI
SSD : Crucial M550 256GB
          Crucial M550 512GB
HDD : Seagate 3TB
          Samsung 1TB
          WD 1TB
          Seagate 500GB
 P/W : SuperFlower SF-1300F14MG LEADEX GOLD
 Cooler : CORSAIR HYDRO SERIES H105
 Case : Corsair Air 540
 Monitor : 경성GK 큐닉스 QX320QHD
               Alphascan AOC 2369 IPS MHL+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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