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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29949
    작성자 : 빽스탭
    추천 : 1
    조회수 : 663
    IP : 219.255.***.20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12/24 15:54:4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9949 모바일
    회사 옆에 치과간썰.TXT
    <p>존댓말을 여름에 배워서 겨울에 잘 못씀.</p> <p>다나까.</p> <p><br></p> <p>그게 벌써 두달전이던가.</p> <p>그날따라 바람이 스산했어.</p> <p>아침부터 피를 본게야. 느낌이 좋지않아.</p> <p>잇몸이 퉁퉁 부은걸 보니 </p> <p>어젯밤 이를 닦지 않아서 그런듯 하다. </p> <p>잇몸병을 얻고 치약을 아꼈다. </p> <p>이런걸 두고 뼈를 내주고 살을 취한다고 했던가.</p> <p>그래서 치과에 갔지. </p> <p>노량해전에 나서던 이순신 장군의 마음이 이러했을까.</p> <p>남자라면 그래야 하지 않겠어?</p> <p>단호한 결의를 하고 치과문앞에 당당히 선게야.</p> <p>"이리오너라!" 는 아니고 자동문이더군.</p> <p>그때 알았어야 했어. 문을 여는 힘마저 비축하라는 깊은 뜻을.</p> <p>그래 이미 계획되었던 거야.</p> <p>내가 모든 힘을 다 쓰게 될거란걸. </p> <p>조금더 신경썼어야 했어. 진중하게 살폈으면 피할수도 있었을게야.</p> <p>접수데스크에서 나를 올려다보는 싸늘한 시선이 느껴진다.</p> <p>"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p> <p>이년은 미친게 분명하다. 이가 아프니 치과에 왔거늘..</p> <p>"이닦는데 피가 나서요 잇몸도 부은거 같고 아프네요"</p> <p>자세히 말해준다. 아쉬운건 나니까.</p> <p>째깍째깍..</p> <p>30여분의 기다림..</p> <p>1분이 10년같은 기다림..</p> <p>그때..</p> <p>악마의 목구멍 같은 복도 끝 진료실에서..</p> <p>"끼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악"</p> <p>흡사 칠판을 긁어내리는 듯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p> <p>몸을 휘감는다. </p> <p>서늘하다. </p> <p>이대로 튀어버릴까 하는 생각에 엉덩이가 하릴없이 들썩거린다. </p> <p>간호사가 눈치챈듯 매서운 눈으로 나를 노려보는것 같다. </p> <p><br>"안종기님 들어오세요 크흡 흠흠"</p> <p>웃었다. 분명히 웃었다.</p> <p>어설프게 기침한척 연기로 넘어가려하지만</p> <p>'이름이 종기가 뭐냐. 성이 왕씨가 아닌게 다행이다.' 라는 말이 </p> <p>저 사악한 입꼬리에서 분명히 흘러나왔으리라. </p> <p>정수리 부터 척추 끝까지 얼음으로 훑어내린듯</p> <p>알수없는 서늘함이 감돈다. </p> <p>이때가 두번째 기회였던것 같다. </p> <p>이때라도 도망쳤어야 했다. </p> <p>왜 몰랐을까.</p> <p>방금 웃은 저 간호사도 결국은 의사편임을..</p> <p>"네." </p> <p>쫄지 않은듯 수줍게 대답하고 진료실로 들어간다. </p> <p>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p> <p>의사의 퀭한 눈을 보고 알게되었다. </p> <p>내가 오늘 헬게이트에 들어왔구나..</p> <p>이놈..</p> <p>범상치 않다. </p> <p>"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p> <p>의사도 미친게 분명하다.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해서</p> <p>같은 대답을 하는건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p> <p>"잇몸이 붓고 아파서요. 이닦는데 피도 나고요"</p> <p>눈치 못챘겠지? 조삼모사 공격이다.</p> <p>앞뒤를 바꿨으니 내가 이긴거다.</p> <p>퀭한 눈의 의사는 아까 간호사가 보여줬던</p> <p>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강한 명령을 했다.</p> <p>"누워서 입을 크게 벌리세요"</p> <p>자존감이 무너진다. </p> <p>처음보는 남자에게 구강을 허하다니.</p> <p>오늘을 목놓아 통곡하리라.</p> <p>을사늑약을 맺고 외교권을 박탈당한 심정이 이러했으리라.</p> <p>"아우.. 스켈링 언제하셨어요?"</p> <p>아우.. 분명 아우라 그랬다. </p> <p>늑대도 아닌자식이 아우라고 했다.</p> <p>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이놈은 분명 나를 깔보고 있다. </p> <p>구강을 줘도 마음은 주지 않았거늘.</p> <p>내 너에게 호형호제를 허락한적이 없거늘.</p> <p>사악하다. 짧은말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힌다. </p> <p>걱정마라.. 아직은 진찰일 뿐이니까..</p> <p>애써 안심해본다. </p> <p>"어.. 그게 안해봤는데요"</p> <p>"네? 한번도요? 아우.. 오늘 스켈링 받고 가셔야겠네"</p> <p>이놈은 분명 프로다.</p> <p>내가 눈치챈걸 깨달았는지 말중간에 아우를 은근슬쩍 섞어넣는 치밀함을 가졌다. </p> <p>방심하면 내가 당한다. </p> <p>잠시 누워계세요.</p> <p>연장을 가지러 가는 의사의 뒷모습에 심장박동이 빨라진다. </p> <p>정신 바짝 차리자. </p> <p>흩어져가는 정신을 애써 모아서 고개를 돌리니 </p> <p>조금전 내이름을 듯고 비웃던 간호사가</p> <p>한이 서린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 보고있다. </p> <p>스뎅스뎅 스런 연장을 챙겨온 의사가 너덜너덜해진 가슴에</p> <p>대못을 박아 넣는다. </p> <p>"아 하시고 아프면 손드세요"</p> <p>날 아프게 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잔인함이라니..</p> <p>전생에 망나니 였음이 틀림없다. </p> <p>이때라도 알았어야 했다. </p> <p>이것이 도망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음을..</p> <p><br></p> <p><br></p> <p><br></p> <p>쓰다보니 길어 ㅠㅠ</p> <p>반응 있으면 뒷얘기 ㄱㄱ</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14/12/24 21:43:02  175.120.***.25  미노아가씨  169075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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