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새벽 늦게까지 공모전을 위한 글을 쓰고 있던 중<br><br>어디선가 낯선 숨소리가 들려왔다.<br><br>처음에는 안방에서 주무시는 아버지의 숨소리인 줄 알았다.<br><br>무호흡 증상이 있는 아버지의 숨소리는 종종 건너편의 내방까지 들리곤 했으니까<br><br>그러나 다시 들려온 그 숨소리는 분명 아버지의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무호흡 숨소리는<br><br>한번 턱- 하고 막혔다가 힘겹게 뚫리며 푸후후후 하는 소린데 이건 아니었다<br><br>그래, 감기에 걸렸다 낫아 가면서 콧물이 코딱지가 되어 비강을 막을 때 나는 그 소리, 어딘가 바람빠지는 듯한<br><br>혹은 잘못 분 단소에서 나는 날숨 새는 소리 딱 그 소리였다.<br><br>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br><br>하필이면 그 때 쓰고 있던 글이 유령을 소재로 한 글로 막 유령이 주인공 뒤에서 입김을 불어넣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었다.<br><br>그리고 곧 정말로 내 옆에서 입김을 불듯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가!<br><br>너무 놀라 억 하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br><br>그 때 자신의 침대가 없다는 핑계로 내 침대에서 자고있던 동생이 벌떡 일어났다.<br><br>동생은 퀭한 눈으로 날 바라보더니 갑자기 침대에서 내려왔다.<br><br>가위도 자주 눌리기도 하고 약간 몽유병 증상이 있어서 종종 집안을 활보하고 다니는 동생<br><br>그런 동생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을 보니 오싹했다. 퀭하고 촛점 없는 눈이 정말 귀신이라도 씌인 듯 했다<br><br>침대에서 일어난 동생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 내 옆으로 가서는 벽에 걸린 선풍기를 껐다.<br><br>그리고는 마치 무언가 주문을 외우듯 '아씨 시끄러'라고 중얼거리며 다시 침대에 누워 잠이 들었다.<br><br>문득, 까먹고 있던 숨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것을 깨닫고 나는 조용히 동생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br><br>-이게 뭘까-<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