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대학교 1학년... 새내기 시절이었습니다.</P> <P> </P> <P>2학기가 끝나고 종강파티 겸 저를 포함한 8명의 동기 군입대전</P> <P> </P> <P>축하파티를 위해 교수님께서 잘 아는 곳에 장소를 정하고</P> <P> </P> <P>우리는 모두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P> <P> </P> <P>동기들은 모두 버스를 타고 음식점으로 향했지만</P> <P> </P> <P>타이밍 안 좋게 급똥을 때린 저는 그 버스를 놓치고 말았죠.</P> <P> </P> <P>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상향등을 몇 번 키며 빵빵대는 승용차 한대가 제 앞에 섰습니다.</P> <P> </P> <P>그리고 창문이 내려가는데...</P> <P> </P> <P>거기에는 여선배들 중 가장 살벌했던 K선배가 운전중이었죠.</P> <P> </P> <P>저를 보자마자 한소리 했습니다.</P> <P> </P> <P>"야! 넌 왜 안가? 너 우리과 Y 아니야?"</P> <P> </P> <P>"그... 그게..."</P> <P> </P> <P>"시끄럽고, 빨리 타! 1학기 종강도 튀더니 이번에 또 튀려고? 너 잘걸렸어!"</P> <P> </P> <P>뭐... 대충 이런 대화가 오간걸 보시면 알겠지만</P> <P> </P> <P>저는 과 내에서 별명이 '다크템플러'였습니다.</P> <P> </P> <P>웬만한 동기들은 저를 대부분 잘 보지 못했고</P> <P> </P> <P>심지어 교수님마저 출석 불러놓고 강의 후 마주치면 </P> <P> </P> <P>'자넨 왜 내 수업시간에 결석을 이리 자주하나?' </P> <P> </P> <P>라고 말할 정도였죠.</P> <P> </P> <P>사실 이렇게 존재감이 없어 그냥 집에 가서 wow나 하려 했지만</P> <P> </P> <P>이 여선배는 저를 꼭 종강파티에 데려가야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차에 태웠습니다.</P> <P> </P> <P>조수석에 탔는데... 뭔가 냄새가 이상했습니다.</P> <P> </P> <P>그렇습니다. 여선배 K는 술 한잔 하고 음주운전중이었던거죠...</P> <P> </P> <P>술 냄새를 맡은 저는 제가 운전하겠다고 했지만 여선배 K는 고집이 강했습니다.</P> <P> </P> <P>"시끄럽고, 원래 술 마시면 운전 더 잘되니까 걱정말고 가자!"</P> <P> </P> <P>그런데... 그녀의 운전 솜씨는 무시무시했습니다.</P> <P> </P> <P>급출발, 급정거, 드리프트에 가까운 코너링에 칼치기까지...</P> <P> </P> <P>그러던 도중 도저히 막힐 수 없는 구간에서 차들이 쫙 정렬한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P> <P> </P> <P>그렇습니다. 음주단속이었죠.</P> <P> </P> <P>여선배 K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한마디 했습니다.</P> <P> </P> <P>"야! 야! 자리바꿔! 얼른! 나 이번에도 걸리면 아빠한테 죽어!"</P> <P> </P> <P>... 처음이 아니셨군요.</P> <P> </P> <P>라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허겁지겁 운전석과 조수석 자리를 바꿨습니다.</P> <P> </P> <P>그리고 경찰이 잠시 실례한다며 손을 들자 저는 1차 측정을 위해 창문을 내렸는데</P> <P> </P> <P>경찰이 돌직구를 날렸습니다.</P> <P> </P> <P>"아이고! 술 냄새!"</P> <P> </P> <P>...이봐요. 제가 마신게 아니라구요.</P> <P> </P> <P>"죄송하지만 선생님, 냄새가 이 정돈데..."</P> <P> </P> <P>참 억울했습니다. 1차 측정 없이 바로 2차 측정을 하려는 듯했죠.</P> <P> </P> <P>전 그래서 옆의 여자분이 마신거지 제가 마신게 아니라며 1차 측정을 요구했고,</P> <P> </P> <P>반응이 없어 저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P> <P> </P> <P>그런데 그 때 그 경찰의 이상한 눈길을 저는</P> <P> </P> <P>무시해서는 안 되었었습니다.</P> <P> </P> <P>음식점에 도착해서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P> <P> </P> <P>교수님을 비롯한 제 동기들, 선배들의 눈이 휘동그래졌지요.</P> <P> </P> <P>경찰의 이상한 눈길은 다른게 아닌, 제 흰 티에 묻은 여선배 K의 립스틱자국과 입 주위로 엉망이 된 그녀의 화장이었죠.</P> <P> </P> <P>그렇습니다. 자리이동을 급하게 하며 여선배 K는 얼굴을 잠시 제 티셔츠에 묻었는데, 그 때 그렇게 된 거였죠.</P> <P> </P> <P>더 큰문제는 음식점 구조상 신발을 벗고 앉아 식사를 하는 구조였는데</P> <P> </P> <P>신발을 벗고 올라와서였습니다.</P> <P> </P> <P>여선배 K의 옆트임 치마가 앞트임으로 바뀌어 있었고, 가까이서 보니 상의 단추 2개가 풀어져 있는데다</P> <P> </P> <P>머리에 화장까지 완전 엉망.</P> <P> </P> <P>누군가 상상하는 야한 그림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P> <P> </P> <P>오히려 이런 그림은 상상력을 더 증폭시켜 버렸습니다.</P> <P> </P> <P>교수님은 헛기침을 하며 </P> <P> </P> <P>"젊은게 좋지만..."</P> <P> </P> <P>이라며 눈을 피하셨고</P> <P> </P> <P>선배, 동기들 모두 </P> <P> </P> <P>"이야... 둘이 사귀나봐..."</P> <P> </P> <P>"저 다크템플러를 챙겨오는거 보니 K는 오버로드인가?"</P> <P> </P> <P>스타크래프트 드립에</P> <P> </P> <P>"K 취향이 저런 애였을 줄이야..."</P> <P> </P> <P>취향까지...</P> <P> </P> <P>덤으로 상황을 눈치챈 저와 여선배 K의 얼굴까지 붉게 물들었습니다.</P> <P> </P> <P>9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P> <P> </P> <P>제 3살 난 아들과 함께옆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P> <P> </P> <P>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지금 그녀가 해 주는 부대찌개입니다.</P> <P> </P> <P>그리고 부대찌개는 </P> <P> </P> <P>의정부 원조 할머니 부대찌개가 전국에서 최고로 맛있습니다. 따봉!</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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