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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289390
    작성자 : 흑인탄력
    추천 : 3
    조회수 : 1176
    IP : 222.101.***.22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2/04/13 11:27:17
    http://todayhumor.com/?humorstory_289390 모바일
    지금 껏 살면서 죄 지은 거 적어 보아요.
    오늘 이런 생각을 한다. 
    난 지금껏 살아오면서 정말로 범죄란 걸 저지르지 않고 살았을까?
    아마 아닐 것이다.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저지른 범죄는 몇개일까?
    그 형량은 또 얼마나?
    궁금함이 파도를 친다. 

    말 나온김에 오늘 오유에 
    시원하게 고해성사하고 
    용서 받을 건 받고 
    못받는 것은 
    그냥 
     
    쌩 가기로 한다. 
     
    1. 세탁소 큰 딸 속바지 본 죄 - 징역 6개월
     
    내 시력은 2.0 / 1.5다 
    머리가 나쁘니 눈이라도 좋아야 한다.
    지난 주말엔 바람이 많이 불었다.
    바람은 늘 시원하다. 
    어제 먹은 술은 푸라면으로 풀어야 제격이다 싶어 편의점에 라면사러 가는길....
     
    전방 19미터쯤...
    눈에 익은 여자가 지나간다. 
    세탁소 큰딸래미다 
    교회가는구나 
    봄이라 화사하게 입었구나 
    똥꼬밸라치마입었지만 이제 대학생이니까 아저씨가 이해해주마
    공부 열심히 해라 
    아저씨가 응원한다.
     
    느닷없이 
    내 대괄히를 스치고 지나가는 거센 바람
    세탁딸래미에게도 여지없이 들이 닥쳤고
    설마 설마하는 순간
     
    아아 바로 그 순간 하프하게 올라간 치마
    그 사이로 보인 정체불명의 검은색 원단
     
    세탁딸래미: (반사적으로 치마 내리며) 아... 씨봔
     
    아... 아닐꺼야. 난 시력이 좋은 것이지 청력은 나빠.
    절대 저 애는 그냥 '아... 치마' 라고 그랬을꺼야 
    욕은 아닐꺼야.
     
    그리고 나와 시선이 마주치고...
    난 눈에다 안약대신 맨소래담을 한바가지 쳐바른 것 같은 화끈거림이 동반되었고...
    난 얼음이 되었고...
    계면쩍어 전화하는 시늉이라도 할라고 했는데...
    들고나온 핸드폰이 TV리모콘임을 알았을 땐... 
     
    저 먼발치 벗꽃나무로 추정되는 나무엔
    마지막 잎새 하나가 바람결에 휘날리고 있었다.


    어쨌든 뜻밖의 수확에 
    오늘밤 분명 나는 침대에 누워 
    휘성의 인썸니아를 부르며 
    양 한마리 양두마리 양세마리를 
    중얼거리고 있을 것이다.

    팬티도 아니지만 반성한다.
     
     
    2. 이웃사촌 예의 엉망죄 - 징역 3개월 

    사실 마티즈는 32평 아파트 베란다에 들어 갈 정도로 작다. 
    그런 차가 차량 두대가 주차해야 할 공간에 떠억... 주차중이었다. 
    이사 온건가?
    아니다... 이 차주 상습범이다. 

    전화했다. 
    "차 좀 주차할께요"
    "5분만 기다리세요"
    10분후에 화장 다 하고 나온 두여자
    그런데 옷차림은 거지였다. 
    화장만하고 옷이 거지인 모양새가 우스웠다. 
     
    다음순간이 더 가관이다. 
    마티즈를 둘이 셋트플레이를 한다.
    언니로 추정되는 여잔 운전.
    동생은 뒤에서 차량유도.

    너무 웃음이 터져나왔다.
     
    푸...풉 으으응흐흠~ !! " 

    못참고 나온 웃음이었다. 

    갑자기 언니가 창문열고 '왜 웃어요' 쏘아 붙인다.
     
    에? 에... 
    에... 에드립을 잊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궁리하다가. 
     
    "주차 다하면 말씀드릴께요~"
     
    그 여자 입은 계속 궁시렁대고 있었다.
    내 머릿속은 이미 하얗게 되어가고 있었다.
    뭐라고 그럴싸하게 넘겨야 할까?
    아... 그냥 주차땜에 웃었다고 하면 자존심 상할테고...
     
    주차를 다하셨다.
    나에게 다가온다.
    뭐라고 하지 뭐라고 하지.... 하다가 느닷없이 나온 말
     
    "식사하셨쎄요?" 
     
    처음 본 여자에게 차 빼달라고 부탁해놓고 
    식사하셨냐고 여쭙는 이 허드렛한 육신!
    그것도 박명수톤으로...
     
    태어나서 여자 얼굴이 그런 표정도 나오는구나를 목격했다.
    마치 새벽에 전봇대 아래 널부러져있는 오바히트를 본듯한 표정....
     
    난 한참을 그렇게 서있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그 두여자가 차려입고 외출을 할때쯤이었다. 
     
    반성한다 이 썩을... 아니 부패할 것들아. 
     
    어쨌든 반성한다.
     
    아 반성한다고!!



    3. 어머니께 거짓말죄 - 징역 2년

    몇해전...  
    구정을 며칠 앞둔 즈음... 선보라는 어머니의 지시를 거부하려...
    구정 지나고 애인 보여드리겠다고 구라를 쳤다. 

    구정 지나면 애인 생길줄 알았다. 

    다급한 나머지 친구 여동생을 알바로 고용하려 했으나 
    '친구가 진짜로 사귀려는 거 아니냐'며 막판 뒤집기를 하는 바람에 
    산통 다 깨졌다. 
     
    지금은 시집가서 잘 사는 친구야... 그리고 그 여동생아...
    사실 니동생, 그리고 너 스타일 아니야. 
    그냥 우리 엄마가 좋아하게 생겨서 해본거야.
     
    너 그 뒤로 심장오빠가 나 좋아했다고 완전 동네방네 다 떠벌리고 다녔더라.
    낮술했냐? 
     
    이 글 보거든 너도 반성해라.
    난 입술이 똥꾸뇩같이 생긴 여자 안좋아해.
    썰면 3접시는 나올 것 같은...
     
    아... 아니다. 오늘은 나 반성하는 시간이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그리고 반성한다. 


    4. 인상만으로 사람 판단한 죄 - 징역 5개월

    군대 전역후 집에서 잠시 주택관리사로서의 역할을 수행중에 있을 때...
    친구 만나러 놀러 나가는데 
    고급 세단 한 대가 내 앞에 선다.
     
    어떤 젊은놈이 옆에 여자 하나 태우고 우각이 어디냐고 물었다. 

    아... 거기요? 여기로 4키로만 쭉 가시고 우회전 해서 건어물 사거리 나오면 거기서 좌회전 하시고 3키로만 가세요.
     
    아주 상냥하게........... 정반대로 알려줬다. 

    인상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여자도 이뻤고...
    또 준대말로 했던 거 같고...

    반성한다. 
     
    이 암수서로 정다웠을 것들아...
     

    5. 맘에도 없는 말한 죄 - 징역 4개월

    예전에 사귀던 여친에게 난 맨날 너 만나면 레드망고가 너무 맛있다고 한 거...
     
    너랑 사이 좋을때 니 기분 맞출라고 먹은거다. 
     
    쌔빨간 거짓말이었다. 

    개 맛없었어. 
     
    반성한다. 
     
     
    6. 똑같은 메뉴로 저녁식사 두번 한 죄 - 징역 5개월 

    저녁 약속 있는줄 모르고 아는 사람이랑 마포갈비에서 갈비 다 먹고 나오는데... 뒤늦게 약속을 알고 다시 마포갈비로 가서 갈비를 또 먹었다. 
    종업원이 이장면은 꿈에서 본거 같다며 나를 잠시 긴장하게 했다. 
    반성한다. 

    7. 노래방에서 춤만 춘 죄 - 징역 3개월

    노래방은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근데 같이 간 친구중에 곧 회사에서 야유회를 갈 거 같은데 춤 연습을 해야 한다고 해서 노래만 틀어두고 춤만 췄다. 
    노래방 주인이 잠시 들어와서 무슨 문제 있냐고 묻고 가셨다. 
    대답해주는 중에도 춤은 계속 되었다. 
    반성한다. 

     
    8. 김대리 새차 내부 훼손죄 - 징역 5개월 
     
    김대리 
    나야 심과장 
    이 글 보면 날 죽일지도 모르겠네
    설마 마클은 안들어 오겠지?
     
    김대리 차 사서 기분 날라갈 듯한 그 즈음...
     
    미안해. 
     
    운전석 뒷좌석 가죽시트 기스난 거 내가 한거야. 
    누구냐고... 속상하다고 막 미쳐갈때 
    나도 같이 속상해 해준거.... 
    그거  연기였어.
     
    난 칸에 갔어야 해.
    전도연 그 자리 내 자리야.
     
    내가 입은 청바지에 찡이 박혀있었는지 몰랐네.
    그리고 나 내려주며 잘가라고 했지?
    한동안 출발 못하더라?
     
    미안 내가 방구끼고 내려서 정신이 혼미해진 거 알아.
    정신을 잃을 수도 있었을꺼야.
    나 사실... 아웃백 안좋아하는데... 왜 하필 차 산턱을 거기서 낸거야. 
    그냥 우린 양평해장국 먹어도 되잖아.
    추진실씨가 있어서 잘보이고 싶어서 그랬다는 거 알아.
    하지만 전날 과음으로 속이 안좋은 내 속도 모르고 그래야 했냐?
     
    어쨌든 미안해.
     
    연말쯤 나도 차 바꿀꺼야.
    사과의 의미로 내 차 뒷자석에선 똥을 싸도 돼
    비닐 깔아 둘께.
     
    단 동시상영은 안된다. 
     
    치우기 좋게....
     
    미안해. 반성한다. 
     
     
    9. 이렇게 태어 난 죄 - 징역 30년


    뭐 어쨌든 대략 계산해 보니 40년 감이다. 
    앞으로 40년은 생존해야 겠네. 

    흑인탄력의 꼬릿말입니다

    바닐라 루시에 첩자가 있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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