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히 없는건 없으므로 음슴체 쓸께요...



본인은 작은 사료 도매업을 하고 있음.

축산농가들은 외상으로 물건 가져가면 수금하기가 너무 힘들어 아주 신용이 가는곳이 아니면 외상을 안줌.

근데 아시다시피 한우가격 폭락으로 한우사육두수가 줄어 요즘 매출이 말이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듬.

그러던 어느날 모 한우영농조합 대표라는 양반이 자신의 트럭을 몰고 사료를 사러옴.

오늘은 우선 조금만 사가고 다음부턴 거래를 키우자고 얘기함.

그분이 원하는 양만큼 사료를 실어 주고 돈을 달라고 했음.

그러자 시크릿 카드를 사무실에 두고 왔다며 사무실 돌아가는 즉시 송금해 주겠다고 함.

그분이 구입한 금액이 60만원 밖에 안되는 소액이고 해서 그냥 그러라고 했음.

보통 800만원~ 2000만원 단위로 거래하기 때문에 60만원짜리 거래는 아주 소액임.

퇴근무렵 송금확인을 해 보니 돈이 안들어왔음.

전화함.

안받음.

또 전화함.

안받음.

또 전화함.

안받음.

또 전화함.

안받음.

또 전화함.

안받음.

그날이후 10일간 하루에 20통씩 전화 했는데 한차례도 안받음.

만일 딱 한번이라도 전화를 받아서 천천히 주겠다라는 약속만 했어도 그냥 넘어갔을텐데 한차례도 안받으니 사람이 약이 올라 미칠지경이 됨.

요즘 한우농가 어렵기 때문에 사정하면 입금기일 무제한 늦춰줌.

근데 아예 전화를 안받으니 너무너무 화가남.

60만원어치 팔아봐야 3만원도 안남는데 그걸 떼먹으려 하니 약이 더오름.

예전 같았으면 절대 외상 안줬을건데 요즘 장사가 너무 안되니 그렇게라도 팔아버린 내가 원망스럽고 잠이 안옴.

10일째 되는날 문자 한통 보냈음.

"즉시 연락 안주시면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대답없음.

오냐 끝까지 가보자.

그동안 수천만원 떼였지만 너한테 떼인 60만원은 꼭 받고 말겠다.

바로 경찰서로 가서 고소장 접수함.

죄목은 사기.

3일후 경찰서에서 전화가 옴.

그사람이랑 통화가 되었는데 오늘중으로 당신에게 연락이 갈거다.

그날 오후 늦게 그사람에게서 전화가 옴.

오른팔을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송금을 못했다는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함.

팔다치면 전화도 못받나....ㅋㅋ

모니터 닦으니 인터넷 빨라졌단 말보다 더 어이가 없음.(아, 이건 진짠가?)

하여튼 바로 송금 해 줄테니 소 취하 해달라고 함.

돈도 필요없고 그냥 소 진행 하겠다고 하니 주절주절 말이 많아짐.

결국 60만원만 받고 소취하 해줌.



작은 금액이니까 그냥 어물쩡 떼먹을려고 하다가 경찰한테 전화 한통 받더니 많이 쫄렸나 봄.

그동안 약올랐던거 생각하면 콩밥 멕이고 싶었지만 오죽 어려웠으면 그랬을까 생각하니 차마 그럴수가 없었음.

60만원 받으니 왠지 공돈 생긴거 같아서 그돈으로 마누라가 평생 노래를 부르던 식기세척기 사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