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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559009
    작성자 : 푸른하늘링
    추천 : 4
    조회수 : 484
    IP : 112.155.***.16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09/12/14 11:53:37
    http://todayhumor.com/?humordata_559009 모바일
    [오유오리지널레알스토리]쌀쌀한 가을들, 기억들(3)
    [오유오리지널레알스토리]쌀쌀한 가을들, 기억들(3)

    2009년 7월 말경.

    8월 중순에 만났으면 좋겠다는 내 생각보다는, 
    그녀가 더 편하다는..8월 초로 목요일을 약속 날짜로 잡고...

    그렇게 또 한동안, 서로의 연락은 없었어. 
    아마 서로에게 어색함을 느꼈던 것일테고, 지난 시간이 결코 짧지 않음을 알게 된 것이겠지.... 싶었어.

    무척 연락하고 싶어 안달난 내 손가락은 문자버튼을 누르고 있지만, 내 머리는 언제나 쉽게 허락하지 않고
    종료버튼으로 작성된 문자를 무산시켜버렸지.

    약속한 날, 8월 초. 하루가 다 지나도록 문자나 전화나 그 어떤 연락도 오지 않고.....

    괜히 자존심도 상했고, 정말...섭섭했다...인간적으로... 

    '네가...아무래도 난 괜찮다'고 했지만,  '이건 정도가 지나친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먼저 약속한게 누군데.... 혼자, 잘 살고 있는 사람한테 괜히 연락해서 마음 들뜨게 해놓고...

    (이 주제에...) 괜 한 자존심은 전화를 허락치 않기도 하고.......혹시 정말 바쁜 일이 있어 그런거라면,

    내 전화가 방해되지는 않을까... 싶었지..그래서 안했어...참았다니까..


    (참고, 참고, 참다가...) 그래서 다음날 전화를 했어.

    '이 전화는 고객님의 사정에 의해 착신이 중지되어...'

    싸이월드 쪽지, 미니홈피 방명록 등 . . . 가능한 연락수단은, 애초부터 있질 않았고 . . .
    -----------------------------------------------------------------------------------------------------------------

    그는 이미 남자로서의 비참함 따위는 수 차례 넘어왔지만, 이 정도라면, 정녕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듯 했다.

    그의 많은 상념들을 굳이 지우지 않더라도 이미 무거운 머리는, 땅으로 푹 숙여진채 한 숨만 늘여쉬고 있었다.


    선택은 이제 이 잔인한 장난으로부터 체념하거나, 포기하고 원래의 내 삶으로 돌아가는 것 뿐이었다.

    실상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눈물이 흐르는 것은 체념을 위한 준비였다.


    그 스스로의 자괴감만 느끼며, 어쩔 수 없다며 어깨 넘어 바라보듯 흘러가는 시간만이...

    -------------------------------------------------------------------------------------------------------------------

    '그래, 쳇...차라리 뭐 어학연수를 갔다거나, 뭐 갑자기 재벌3세랑 눈이 맞아서 결혼해서 신혼여행갔다거나,

    아무튼 잘된 거니까, 괜찮아. 나 따위랑 만나는 것 보단 백번 낫다... 부디.  몸 조심하고 잘 살아라...'


    마음 속에서 울부짖는 말은 차마, 네게 전하지 못하겠지. 이제까지도 괜찮았으니까, 앞으로도 그렇게..하자..서로.

    서서히 잊어가고, 8월 30일부터 개강이었지.


    복학생이라는 어색한 느낌에 적응이 되지 않았다. 8월 중 몇일 책을 읽었다고는 하나...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강의실 찾기도 헷갈리고, 전에는 없던 커피숍도 생겼고... (다음학기부턴 복학생 특별 과외라도 해야겠다)

    몇일 다니다 보니, 연락도 새로 닿게 되고, 친하게 지내던 이들을 만나게 되었다...
    -------------------------------------------------------

    2009년 x월 XX일 

    XX역 맥도날드 2층.

    닌텐도 듀얼 스크린 라이트NDSL을 사왔다고 호들갑떠는 친구녀석들.
    '20살 꼬꼬마도 아니고 이건 뭐...' 역시 마리오는 짱.
    이제 과제를 앞두고 슬슬 책을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에 불타는 그는, 옆에 전공관련 책을 두고 있었다.
    '지구화와XXXX' 

    "야, 무슨 맥도날드에서 책이야! 하핫. 진짜."

    "나도 정신차려야지, 이제. 아직 적응이 안돼, 대체 이 놈의 사회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시덥잖은 소리나 하고 앉았다....................................................에효.

    그러다.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잘 지냈어? 나야.....나..."

    "뭐!!!! 뭐야. 누구? 연두? 맞아? 난 잘 지내지. 아, 잠깐만. 나 밖에 나가서 받을께...
     끊지 말고, 잠깐만 기다려, 잘 지낸거 맞지? 응? 그치?"

    ------------------------------------------------------------------------------------------

    "네게 연락해서 약속한 날, 며칠 후에

    비가 왔거든...저녁에 일 끝나고 서점에서 책보다가 나와서... 마을버스 탈까, 걸어갈까하다가...

    걸어가기로 했는데 횡단보도에서 택시에 치였어. 그리고...."


    "그리고?"

    "20미터는 튕겨져서 건너편으로 갔고, 건너편 차가 밟고 지나갔대....."



    "내가...다행이라고 해야하나...정말 다행이야, 다행이다. 네 목소리 들었으니까 됐어. 괜찮네. 얼마나 다쳤어?"

    "응, 머리쪽으로 떨어졌는데, 핸드백이 먼저 떨어져서 괜찮았대...음.."



    "뭐, 크게 다친건 없어?"

    "한쪽 골반이 많이 상했고...................신경이 눌렸대, 신경마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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