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곳에 아주 지독하게 게으른 사람이 하나 있었다. 그는 얼마나 게으른지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일뿐만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일이라면 밥 먹는 것도 귀찮아해서 그의 아내가 먹여 주고 있었다.

   하루는 그의 아내가 친정에 가야 할 일이 있어 며칠 간 남편이 먹을 떡을 만들었다. 밥보다는 떡을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떡이 더 먹기가 쉽기 때문이었다.

   "여보, 여기 떡이 있어요. 배가 고플 때는 하나씩 집어서 잡수셔요."

   하고 아내는 떡을 갖다가 남편의 머리맡에 놓으며 말했다.

   "그걸 귀찮아서 어떻게 먹으라고?"

   그의 아내는 아무래도 남편이 굶을 것 같아서 떡을 노끈에 꿰어 남편의 목에다 걸어 주었다.

   "배가 고플 때 제말 몇 개씩 자셔요."

   그의 아내는 이렇게 일러 놓고 친정에 갔다.

   한편, 그는 떡을 꿴 노끈을 감꽃 목걸이처럼 목에 걸고 놀았다.

   그러나 그의 아내가 며칠 후 친정에서 돌아왔을 때 그의 남편은 꼼짝을 않고 누워 있었다. 그의 아내는 웬일인가 하고 가까이 가 보니 남편은 떡을 목에 걸고 그대로 굶어 죽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