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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947713
    작성자 : 식당노동자
    추천 : 17
    조회수 : 3000
    IP : 112.161.***.32
    댓글 : 10개
    등록시간 : 2022/04/19 17:07:40
    http://todayhumor.com/?humordata_1947713 모바일
    생각보다 괜찮게 사는 중입니다만, 여전히 애새끼맨입니다.
    <p> </p> <p> </p> <p> </p> <p> </p> <p> </p> <p> </p> <p>쉬는날 동네형에게 전화가 와서 "야야 나 한의원 가야된다."</p> <p>하길래 "그래서 뭐요" 했더니 "나올때쯤에 전화할테니까 나와라"</p> <p>하길래 뭐야 이인간 하고 쿨하게 씹고 약속장소로 나갔다.</p> <p> </p> <p>최근에 차가 생겼기 때문에 오늘은 드라이빙이다 하고 차를 끌고</p> <p>나갔는데, 약속장소로 가니 "야야야야 문열어 문열어" 하면서</p> <p>이 형이 아직 시트비닐도 안벗긴 뒷자리에 뭘 막 던지네? 뭐야?</p> <p>하고 보니까 빈병 3박스다. 총 60병.</p> <p> </p> <p>"아! 이런거 싣지 말라고! 내 영혼에 상처받는다고!"</p> <p> </p> <p>"너 저번에 시트도 안벗긴 내차에서 담배피던거 떠올리게 해주랴?"</p> <p> </p> <p>"아 형차는 안소중하고 내차만 소중하다고!"</p> <p> </p> <p>"이거 아주 개놈새끼네 이거. 야 빨리가자."</p> <p> </p> <p>뭘 어딜가냐고. 하고서는 알려주는대로 가보니 큰 마트였다.</p> <p> </p> <p>"아~ 형 병 팔려고? 근데 이거 한명당 30병까지밖에 안돼잖아?"</p> <p> </p> <p>"그래서 널 부른거지."</p> <p> </p> <p> </p> <p>하여간 잔머리는 잘돌아가요.</p> <p> </p> <p>60병을 팔아 챙긴 6천원을 손에 쥐고 나온 형이 말했다.</p> <p> </p> <p>"나처럼 동생 생각하는 형이 어디있냐. 이걸로 우리 오늘 소주사먹자.</p> <p>형이 요새 좀 가난하다."</p> <p> </p> <p>"그래. 가난해서 병팔아서 골프채도 사고, 병팔아서 캠핑도 가고</p> <p>병팔아서 월미도에 회도 먹으러 간겨?"</p> <p> </p> <p>"대게 먹기 싫지?"</p> <p> </p> <p>"아 형 역시 형이 짱이야 이구역 짱이야."</p> <p> </p> <p>둘이 낄낄대며 병판돈 챙겨 대충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일단 스크린골프</p> <p>한판 치고, 마지막 홀까지 승부가 안나서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정했는데</p> <p>내가졌다 젠장.</p> <p> </p> <p>나와서 형수가 보기전에 골프가방(형이 골프채 산거 모르고있음) 형 차에</p> <p>몰래 실어넣는데 쒯더 킥보드타고 친구랑 놀던 조카한테 딱걸렸다.</p> <p> </p> <p> </p> <p>"어... 음... 어..."</p> <p> </p> <p> </p> <p>"삼촌! 여기서 아빠랑 뭐해?"</p> <p> </p> <p>"어. 삼촌 차생겼어. 차 좋지?"</p> <p> </p> <p>"응! 근데 삼촌 아빠랑 뭐해?"<br></p> <p>골프가방 옮겨싣고있던 형은 그자리에서 서빙고 가장 안쪽 청나라 사신을 위해</p> <p>준비한 얼음이 되어버렸고 나는 조용히 조카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p> <p> </p> <p> </p> <p>"...삼촌이랑 아빠랑... 고기먹으러갈래...?"</p> <p> </p> <p>"..그... 그래! 아빠랑 삼촌이랑 고기... 고기먹으러갈까?!"</p> <p> </p> <p>형도 필사적으로 고기로 화제를 돌렸는데 조카가 잠시 고민하더니,</p> <p> </p> <p>"아니! 안먹어!"</p> <p> </p> <p>"뭐? 왜 안먹어? 너 고기 좋아하잖아!"</p> <p> </p> <p>"ㅇㅇ이(친구)랑 킥보드타고 놀거야! 안녕!"</p> <p> </p> <p>그리고 쌩 하고 사라져버렸다. 젠장, 엄마한테 골프채에 대해 이야기했을까?</p> <p>사실상 같은날 테일러메이드 가서 샀기때문에 공범취급받으면, 그 열받은 형수가</p> <p>날 뭐라고 욕할까.</p> <p> </p> <p>"형. 어쩌지?"</p> <p> </p> <p>"어쩌긴, 아 몰라. 걸리면 혼나겠지."</p> <p> </p> <p>"형 그러다 진짜 이혼당할수도 있어. 그러니까 왜 결혼을 해가지고."</p> <p> </p> <p>"넌 뭐 할수있는데 안하는 것처럼 말한다?"</p> <p> </p> <p>"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이라는 죄가 있어 형. 그러지말자 우리."</p> <p> </p> <p>걸리면 술먹다 말고 형네집에 가서 무릎꿇고 앉아서 형수의 설교를 들어야겠지만,</p> <p>아무튼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고, 우리는 그대로 등촌칼국수로</p> <p>향했다. 근데 형... 나 대게 사준다며?</p> <p> </p> <p> </p> <p>"형... 나 대게 사준다며...?"</p> <p> </p> <p> </p> <p>"뭔소리야. 대(되)게 맛있는 등촌칼국수 사준다고 했지."</p> <p> </p> <p> </p> <p>"존나 없는말 지어내시네. 이거 사기 아니야?"</p> <p> </p> <p> </p> <p>그렇게 한참 앉아서 되도않는 농담 해가면서</p> <p>술마시고 있는데 어쩐지 두시간이 지나도</p> <p>연락이 안오길래 우리는 '아 조카가 입이 무겁구나!' 하고 탄복했다. </p> <p>아침에서야 알았지만 사실 조카는 골프가방의 존재에 </p> <p>대해 관심도 없었던것 뿐이지만. </p> <p> </p> <p>다마 50끼리 입에 짜장묻혀가며 당구 백날 쳐봐야 50에서 못벗어나듯이</p> <p>드라이버로 150 못날리는 인간들끼리 뭐 잘났다고 스틸이냐 뭐냐</p> <p>샷을 칠 때 다리가 틀어지면 공이 바깥으로 샌다 아주 누가보면 프로골퍼</p> <p>둘이서 필드나갔다가 돌아오는길에 한잔하는 st로 포차가서 실컷 떠들다가</p> <p>닭먹으러 가서 검찰수사권 이야기 한참하고 있는데 옆자리에서 술먹던</p> <p>시의원하고 마주쳐서(예전에 당청년위 할때 알았던 사람이라...)</p> <p> </p> <p>"어이쿠 의원님 여긴 어쩐일" 하니까 "허허 한잔하시죠"</p> <p>하길래 "악! 괜찮습니다!" 하고 도망쳐나왔다. 그 시의원 술 진짜 잘마시니까.</p> <p>같이마시게 되면 최소 새벽 세시였다.</p> <p> </p> <p>그길로 노래방에 가서 장범준의 노래방에서를 부르고,(뭔....) 이 형이</p> <p>자기 아직 안죽었다며 야다 진혼 부르다가 목에 침걸려서 사레들리고</p> <p>난 "에이 형이 진짜를 모르네" 하면서 노이즈 노래 틀어놓고 불멸의 댄스를</p> <p>추다가 탁자 모서리에 무릎박고 쓰러지고 정신못차리고 영턱스클럽 노래</p> <p>부르다가 둘다 피토할뻔하고,</p> <p> </p> <p>집에 가기전에 대리를 불러야 하는데... 대리를... 하면서 비틀거리다가</p> <p>내가 아파트 화단에 다이빙하듯이 쓰러졌는데(왜?) 이 형이 뒤에서</p> <p>배를잡고 웃었다.</p> <p> </p> <p>"야 니가 뭔데 대리를 불러. 인턴이나 사원을 불러야지 빠져가지고 벌써</p> <p>대리급을 찾아!" 하길래 "아그런가 ㅋㅋㅋㅋㅋㅋ" 하면서 온몸에 침엽수</p> <p>묻힌 채 미친듯이 웃으며 대리기사님을 기다렸고, 그렇게 하루가 끝났다.</p> <p> </p> <p> </p> <p>....그게 내가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삭신이 쑤시고 팔에 피멍이 들어있는</p> <p>이유다.</p> <p> </p> <p>근데 지갑에 오만원 있던거 왜 사라졌는지 아직도 모르겠다.</p> <p><br></p> <p> </p> <p> </p> <p> </p> <p> </p> <p>#2</p> <p> </p> <p>다이어트 이후에, 컴퓨터를 팔아버릴까 고민을 했다.</p> <p>이제는 게임도 별로 하지 않고, 골프에 빠져버렸기 때문이다.</p> <p> </p> <p>테일러메이드에 방문해서 "7번만 따로 파나요" 라고 물어봤을때</p> <p>직원이 "이새낀 뭐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던 기억만 떠올리면</p> <p>고통스럽지만...</p> <p> </p> <p>...난 그게 라켓처럼 하나만 살 수 있는건줄 알았지...</p> <p> </p> <p>그래서 세트로 질렀다.(미1친놈)</p> <p> </p> <p> </p> <p>필드 나가기에는 돈이 없고, 드라이버를 제대로 쓸 줄도 모르니</p> <p>매일 아침 근처 연습장에 나가 한시간~두시간을 연습하고 쉬는날은</p> <p>18홀 스크린을 치고, 이러다보면 언젠가 필드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p> <p>하는 상상을 하곤 한다.</p> <p> </p> <p> </p> <p> </p> <p>#3.</p> <p> </p> <p>고통스러운 기억만이 떠올라 기억재생을 멈추던 때를 생각해보면, 음.</p> <p>확실히 좀 더 나아져가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또래에 비하면 여전히 늦고,</p> <p>여전히 평범한 삶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p> <p>그래도 사업망하고 술병가득한 방 안에 앉아 울었던 그 때 자살하지 않은</p> <p>것은 굉장히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p> <p>그 이전에, 살던 사람과 헤어지고 술병가득한 방 안에 앉아 울었던 그 때</p> <p>강에 빠져 죽는다는 생각을 멈췄던건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p> <p> </p> <p>세상이야 어찌되었든 뭐, 나는 새로운걸 알아가고 나도 바뀌고 있고,</p> <p>아직 즐길거리가 많이 남았는데 굳이 죽어야 할 이유를 잘 모르겠고.</p> <p>진짜 고생했다 나새끼야. 앞으로도 고생좀 하자. 대신 즐겁게 살게 해준다고</p> <p>약속해줄게. 고맙다 나새끼야.</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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