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정확히는 형때문에 미치겠다.</p> <p>친형제는 아닌데, 그집 집안 야유회에</p> <p>불려가는 정도라서 거의 명예가족임.</p> <p> </p> <p>형이 천안 놀러가자 그래서 뭔놈의 천안...</p> <p>하고 새벽 다섯시부터 따라갔는데 갔더니</p> <p>그 형의 친척형이 있는거임.</p> <p> </p> <p>근데 이 친척형도 그냥 내 친척형 수준임.</p> <p> </p> <p>아무튼 그형 사는집 들어갔는데 그 친척형</p> <p>가족들이랑 이 형 가족들이랑 다모여서</p> <p>무슨 짐을 바리바리 싸고있음.</p> <p> </p> <p> </p> <p>"어어... 안녕하세요. 근데 여기서 다들 뭐하세요."</p> <p> </p> <p>했더니</p> <p> </p> <p>"어 우리 계곡갈라고 그랴. 너 저기 술박스 챙겨라잉"</p> <p> </p> <p>그리고 따라가서 2박 3일동안 강제 계곡행 했음.</p> <p> </p> <p>뭐지 재밌긴 한데 님들 왜..?</p> <p> </p> <p> </p> <p>아무튼 뭐 그런 수준이라 이 형 딸도 당연히 그냥 내 친조카</p> <p>수준임. 에이 뭐 수준이냐 그냥 친조카임 그냥.</p> <p>형이 만나자그래서 나갔는데 나보고 마트가서 애하고</p> <p>한 두시간 놀아주고 오라고 카드주고 감.</p> <p> </p> <p>"내가 베이비시터요 나 애 잘 못봐"</p> <p> </p> <p>나란새끼도 그렇게 말해놓고 둘이서 개꿀잼 공놀이풀장에서</p> <p>세시간 놀다옴. 콩순이 요리세트도 사주고 둘이 햄버거도 먹고옴.</p> <p>그날저녁에 형 가족들하고 술마심.</p> <p> </p> <p>뭔관계냐고 이거.</p> <p> </p> <p> </p> <p>아무튼 이 조카때문에 아니 이 형때문에 미치겠는게</p> <p>애한테 자꾸 이상한거 가르침. 한번은 일요일 아침부터</p> <p>노량진 수산시장 갔는데 조카가 수조를 유심히 바라보는거임.</p> <p> </p> <p>"아이고 뭐봐? 물고기 봐?"</p> <p> </p> <p>하면서 쪼그려앉았는데 조카가 조카 심각한 표정으로 수조를</p> <p>끊임없이 보면서 건넨 첫마디.</p> <p> </p> <p>"쥐치"</p> <p> </p> <p>?</p> <p> </p> <p>"...너 쥐치가 뭔지 알아?"</p> <p> </p> <p>그러면서 쥐치를 가리키는데 해산물코너 사장님이</p> <p>'뭐지 아빠가 신안군 비금도 어민후계자인가' 하는 표정으로</p> <p>쳐다봄. 내가 '허' 하면서 "우리 조카(이름) 새우좋아해?</p> <p>새우먹을까? 삼촌이 새우사줄까?" 하니까 날 또 조카 쳐다보면서</p> <p> </p> <p>"...새우는 철이 지났어"</p> <p> </p> <p>뭘 철이 지나 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p> <p>너 그걸 어떻게 아는데요 시발 너 누구세요.</p> <p>해산물코너 사장님이 "아니 애가 뭘 허 참 아니 그걸 어떻게</p> <p>알지. 허 참" 하면서 개당황함.</p> <p> </p> <p>형이 배째지게 웃으면서 "조기교육이 이래서 중요한거야" 하는데</p> <p>아니 그딴거 조기교육좀 하지말라고 형 술안주 가장 맛있을때를</p> <p>애가 왜 알고있냐고 개신기하네 진짜</p> <p> </p> <p>얼마전에 조카 입학해서 책가방 사주긴 그렇고 20만원 줬는데</p> <p>형 술먹고 늦게들어오면 전화해서 또 노동자랑 있냐고 나 바꿔보라고</p> <p>하던 형수가 그 이야기 듣더니 "어머 천천히 놀다 들어오세요" 하고</p> <p>영업톤으로 바뀜. "형수님 언제 저한테 그렇게 상냥하게 대하셨어요"</p> <p>하니까 "어머 오늘은 상냥해야죠 천천히 오세요" 하고 끊음.</p> <p> </p> <p>형 진짜 내가 형 좋아하긴 하는데 형 애한테 이상한거좀 가르치지마.</p> <p>그리고 형수님 애한테 벌써부터 화장품 용도 설명해주지 마요.</p> <p>그리고 내 조카야. 장난감은 얼마든지 사줄 수 있는데 이제는 너도</p> <p>나이가 있으니까 시크릿쥬쥬 이하로는 쳐다보지 마라.</p> <p>그나이까지 콩순이는 좀 그렇잖아.</p>